세계 경제의 위기는 중국의 기회라는 말이 있다. 2009년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지중해 물류 중심지인 아테네 항의 부두 운영권을 중국에 팔아야 했다.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지만 재정 부족으로 개발을 못 하고 있던 페루의 광산 채굴권도 중국에 팔렸다. 또한 차이나 머니는 뉴욕이나 영국의 상징이 되는 랜드마크 건물들을 수조 원을 들여 매입하는 등 차원이 다른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은 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세계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물론 중국 자본의 투자에 위험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이나 머니는 우리 경제에 반드시 필요하며, 긍정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과 지자체는 해외투자자본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 DMC랜드마크나 부산 해운대 엘시티처럼 자본이 부족해서 건설이 중단되었다가 중국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비로소 재개된 곳이 꽤 많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이로 인한 경제효과는 막대하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거대한 만큼 또 다른 이면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외국 자금이 들어와서 경제가 좋아진다고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면, 우리도 캐나다 밴쿠버의 전철을 밝게 될지 모른다.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는 말이 있다. 명백한 문제임에도 무시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어느 날 방 안에 작은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그런데 그 코끼리가 예쁘다고 그냥 놔두다 보면, 코끼리는 점점 더 커져서 결국 방 주인을 내쫓고 만다. 우리 방 안에 지금 중국이라는 코끼리가 들어와 있다. 그리고 틀림없이 몸집을 불릴 것이다. 이 중국 발 코끼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