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는 선도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두 개나 있다
내남면의 선도산(502m)을 검색하다가 서악동의 선도산(仙桃山)을 알고서는
신라5악 중 서악인 이 선도산을 작은산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오악(五嶽)은 산악에 대한 신앙으로
중국의 전국시대 이후 오행사상(五行思想)에 의하여 오악의 개념이 생겼는데
동서남북과 중앙지역을 대표하는 산으로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국가가 관장하였다
신라의 5악으로는 삼국통일 이전에는 토함산(동악), 선도산(서악), 남산/함월산(남악),
소금강산(북악), 단석산(중악)이었고
서악인 선도산 정상 밑에는 마애여래삼존입상이 새겨져 있는데
신라인들은 선도산을 서방정토로 안내하는 산으로 여기고 이곳에 삼존불을 모셨고
무열왕릉과 진흥왕릉을 비롯한 여러 왕릉과 고분군도 있고, 오릉까지 모여있는
그만큼 신라인에게는 중요한 산이었다
먼저 태종무열왕릉을 답사한다
태종무열왕릉비 (국보 제25호)
비석은 몸체가 없어진 채 귀부(받침돌)와 이수(머릿돌)만 남아 있는데
귀부의 머리는 거북모양으로 목은 높이 쳐들고 발을 기운차게 뻗고 있다
이수(머릿돌) 정면 모습
이수 앞면 중앙에 '태종무열대왕지비'라 새겨져 있고
좌우에 3마리씩 용 6마리가 뒤엉켜 여의주를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수 후면
신라 제29대 왕인 태종무열왕릉
서악동 고분군이라 불리는 4개의 대형 무덤
무열왕릉 뒤편에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무열왕의 직계 조상을 모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종무열왕릉 입구 도로변에는 무열왕의 둘째 아들이자,
삼국통일의 위업을 완성한 문무왕의 동생이고
당대의 명필가로 무열왕릉비의 비문을 쓴 김인문의 묘가 충신 김양묘와 함께 나란이 자리하고 있다
서악서원
김유신 장군과 최치원, 설총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문루인 영귀루(詠歸樓)
도봉서당
조선 성종 대의 학자였던 불권헌 황정(黃玎)의 학덕과 효행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재실이었으나
이후 전란과 긴세월을 거치며 훼손된 것을 황정의 후손들이 서원형식으로 중건한 것이다
도봉서당은 2012년부터 '경주고택 숙박체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도봉서당을 지나 본격적인 선도산 산행을 하기에 앞서
등산로 입구 오른쪽에 있는 삼충석탑으로 가는데 왼쪽으로 왕릉들이 보인다
통일신라 때의 탑인 서악동 삼층석탑
이제 4개의 왕릉과 도봉서당의 주인공 황정(黃玎)의 묘들을 관람하는 순서다
신라 제46대 문성왕릉
신라 제47대 헌안왕릉과 그 뒤편의 황정 묘
신라 제25대 진지왕릉
맨 윗쪽에 자리한 신라 제24대 진흥왕릉
47대부터 24대까지 4명 왕들의 무덤이 낮은 곳에서부터 높은 곳으로 서열별로 자리를 잡고 있다
12:13 산행 시작
왕릉과 유적들 답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데 . . . . .
서악동 바위구멍 유적
길 오른쪽에 길쭉한 바위가 누워있는데 바위 표면에 500여 개의 크고 작은 성혈(性穴)이 있다
이는 선사시대 신앙의 한 형태로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행위의 흔적이라 하고
또는 별자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북쪽면에는 북두칠성을 표현한 것이 분명한 구멍도 보인다고 한다
길을 따라 조금 가면 다리 옆에 '오소년 공덕비'라는 조그만 비석이 하나 있는데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다가 계곡으로 내려서면 주상절리가 나온다
오소년 공덕비
오소년은 소년이 아니고 ‘오’씨 성에 이름이 ‘소년’인 吳少年 여사를 기리기 위한 공덕비다
경주 천북면 오아리 출신인 그녀는 천북초등학교 건립에도 기여를 하여
학교 운동장 한 켠에 공덕비가 있다고 하는데
이 공덕비는 경주에 큰 홍수가 발생하여 공덕비 바로 앞에 있는 다리가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데
그녀가 어느 정도 기여를 하였던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한다
선도산 용작골 주상절리(柱狀節理)
경주 인근에는 양남 해변에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주상절리가 있고
포항 달전에도 주상절리가 있는데
그것들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조밀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두번째로 시야가 트이는 무덤 주변에 올라서자 저 앞에 마애여래삼존불이 있는 성모사가 보인다
자귀나무 꽃
마애여래삼존입상이 있는 성모사(聖母祠)
경주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입상 / 보물 제62호
삼국시대 말의 불상조각으로 본존불은 높이 7m 아미타여래불이고
좌우로 협시보살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본존인 아미타여래불만 마애불이고, 두 협시보살은 옮겨온 화강석으로 다듬어진 것이다
협시보살은 몇 개의 조각으로 파손되어 아래쪽에 굴러 있던 것을 복원한 것이고 . . . . .
본존불은 머리와 눈 있는 부분까지 파손되었으나
남아 있는 뺨, 턱, 입의 표현은 부처의 자비와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성모사(聖母祠)
신라시조왕 박혁거세의 모후인 선도성모정령(仙桃聖母精靈)을 모신 사당이다
무열왕릉 앞에 보이는 저 산이 남산인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