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리 있으끼가?
얼마 전 신제주에서 불교대학을 개원한
후배 스님 절에 특강을 다녀왔다.
가끔 도반 스님들과
모임차 제주를 가긴 했지만.
이번처럼 강의를 하기 위해서
해외(?)로 가긴 처음이었다.
월정사에서 단기출가학교
소임 본 것을 감안하셨는지
부탁받은 강의 주제는
'출가. 구도자의 길'이었다.
강의가 끝날 즈음 출가한 스님과
남겨진 부모 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동산양개화상 사친서'를 읽어 드렸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께
올리는 편지로 마무리 지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공항에 마중
나왔던 회장님께서 다가와
''스님,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하셨다.
출가한 지 몇 해 안되었던
해인사 강원시절이었다.
어느 휴일,
도반 스님 몇 명과 차를 빌려
남강에 있는 '솥바위'
구경하러 나섰다.
가는 길에 합천 삼가가
고향인 도반 스님 집에 들러
노모님이 끓여 주시는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먹었다.
그리고 고개 넘어
속가 마을을 지나가니
도반들이 온 김에
부모님께 인사나 드리고 가자했다.
마침 부친께서 집에 계셨다.
출가한 것을
영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부친께서는
아들 또래의 스님들께
''자네는 몇살 인고?"
"자네는?"
하시며
일일이 나이를 물으셨다.
난 부친께서
도반들한테 하시는 말투가
맘에 걸려
몸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는 혀를 끌끌 차시더니
결국 화살이 나에게로 돌아와
"니는 장~ 그리 있으끼가?" 하셨다.
'너는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거냐?'며
나무라는 말씀이셨다.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부친의 그 말씀이 갑자기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집안을 일으켜야 함에도
출가를 하여,
부모님과 형제들의
삶을 힘들게 하였다.
그리고
수행자의 길을 선택하였으면
깨달음을 얻어
그 불효를 깊아드려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불가와 속가
양가에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눈도 감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친께서 멀리
구름 속에 환영처럼 나타나,
출가 30여 년을 훌쩍
넘긴 나를 꾸짖으셨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한데,
수행은 게을리 하고
니는 장~그리 있으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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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리 있으끼가?----동은스님
고구마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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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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