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대상·신인상 심사평〉
- ‘말’의 이중적 의미 활용해 시조미학 펼쳐
이번 제40회 중앙시조대상 심사에는 두 분의 선고위원의 손을 거쳐 여러 시조시인들의 근작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미 우리 시조시단의 중견 혹은 중진들인지라, 이분들 작품은 완결성과 미학적 품격에서 각별한 성취를 보이고 있었다. 이분들의 빼어난 가작들을 윤독해가면서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대상을 좁혀갔다.
심사위원들은 그 가운데 손영희의 단단한 심미적 표상과 진정성의 세계에 후한 평점을 부여하였고, 결국 새로운 언어 방식과 속 깊은 진정성을 구비한 손영희의 시세계에 공감하면서 그의 ‘고비, 사막’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시편은 ‘말’의 이중적 의미(言/馬)를 폭 넓게 활용하면서 ‘시쓰기’의 한 생이 어떤 존재론적 경이감과 난경(難境)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고백한 명편으로 다가왔다. 손영희 시조미학의 한 진경이 거기 펼쳐져 있었다. 다른 해에 비교해보아도 손색없는 수상작이라고 생각된다.
신인상 부문에서는 각축이 심했는데 등단 10년 미만 시인들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심사위원들은 올해 신인들의 성취가 남달랐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 가운데 김양희의 ‘그 겨울의 뿔’이 선정되었다. 그동안 김양희 시편은 투명한 언어와 경험의 결속으로 우리 시조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부여해왔다. 그런 그의 필법이 유장한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가편들을 쏟아냈는데 이번 수상작은 이러한 체험적 구체성과 생명 지향의 사유를 결합하여 우리 시대의 지남(指南)이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대상과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리면서, 두 분 시조시인의 새로운 정진을 마음 모아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 백이운·이달균·유성호(대표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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