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내 병수발 이틀째
2022년 11월 18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시월 스무닷샛날
이른 아침이 꽤나 차갑다.
아니다, 춥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영하 4.5도, 오늘은 서리가 더 많고 더 하얗다.
마치 한겨울날에 눈이 내린 것 처럼 보인다.
일어나자마자 난롯불부터 지폈다.
시간이, 세월이 어떻게 지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지나가 버리는 것만 같다. 어느새 11월
중순도 끝나가고 머잖아 하순으로 접어들게 된다.
엄마를 보내드리고 나서 산골의 일상으로 되돌아
오긴 했으나 갈피를 못잡고 마음이 우왕좌왕이다.
엄마를 보낸 후유증으로 인해 아내가 많이 아프다.
장례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허탈한 마음이라서
그런지 그만 몸져 눕고 말았다. 사위인 이 촌부의
마음이 너무나 아픈데 큰딸인 아내의 마음은 오죽
했을까 싶다. 여간해서 아프지않는 사람인데 무슨
큰 일을 치르고나면 이따금씩 몸져누워 그때마다
걱정을 하게 된다. 이번은 느낌이 영 좋지않았다.
어제 아침나절 부랴부랴 아내를 데리고 진부까지
가서 병원에 들렸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증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양성이 나왔고
확진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내 병수발을 들어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행히 촌부는 음성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는 2층에 올려보내 격리했다.
격리기간 동안 아내를 돌봐야만 하는데 답답했다.
식사는 어떻게 해야하고, 간식이나 차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당최 생각이 나지않는 것이었다.
그동안 너무 아내에게 의존하며 황제처럼 굴었던
것 같아 혼자 반성하며 아내의 소중함을 이제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어젠 점심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 우왕좌왕, 갈팡질팡 2층에
있는 아내에게 수시로 물어보며 있는 반찬에 겨우
밥만 올려다 주었다. 나름의 생각에 생강차가 좋을
것 같아 아내가 끓여 냉장고에 넣어둔 것을 뎁혀서
잣알갱이를 띄워 갖다주었고 사과 반쪽을 깎아서
올려다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오늘 아침은 뭘 해서 먹여야
좋을까 싶어 한참 고민하다가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는 것 같아서 뜨끈한 미역국을 끓여 목을 지지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아주 오래전에 끓여본 기억을
더듬어 나름의 방법으로 끓였는데 잘못 끓였단다.
냉장고에 쌀뜨물이 있어 그것만 넣어야 했는데 나름
생각에 아내가 만들어 놓은 국시장국을 넣으면 더
맛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계란후라이와 처제가 가져온 반찬 두 가지로 밥상을
차려 올려줬는데 미역국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그냥 남겼단다. 아무래도 오늘부턴 아내가 다 나을
때까지 유튜브를 비롯 여러곳의 반찬 만드는 법을
검색해봐야겠다. 진작 아내에게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후회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선 냉장고에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아내를 비롯한 모든 주부님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뿐만아니라 귀촌을 하여 농부이면서 글을 쓰시며
형수님께 잘 하시는 쉐프이신 봉화의 오선배님이
너무 부럽다.
첫댓글 하루속히 나으시기를 빌어 봅니다.
코로나라는 것이 문제라고는 하지만 건강하게 잘 드시면
큰 무리가 없이 회복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감기약을 지어서
드시면서 몸 보신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빠른 쾌유를 기도 드립니다
촌부님 파이팅 하세요
빠른 쾌유을 빕니다
어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