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선글라스 쓰고....
24, 05, 15
요즘 2주 연속 선글라스를 쓰고 예배드리고 있다.
늘 하던 대로 예배당 가운뎃 줄 앞자리에 앉아서.
그러니 예배 시간에 가까이 앉아 있는 찬양대원들의 시선이 자꾸 집중된다.
교인들도 백내장 수술 받았느냐, 웬 일이냐.....
직접 묻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궁금한 모양이다.
비 내리는 날, 백발의 노인이 선글라스를 쓰고 예배드리고 있으니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일이 해명하기도 어려워 그냥 웃고 지낸다.
오래전부터 망설이다가 2주 전에 눈 수술을 받았다.
성형외과에서는 상안검 하안검 수술이라고 했다.
다른 이들이 눈 수술한 걸 보면 그냥 했는가보다 싶었다.
꼭 그렇게 수술 받아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러다 막상 내가 필요에 의해 수술받으니까 살다가 별 일도 다 있네 싶다.
내 속눈썹이 길어선지 아들이 그랬고 올해 고2인 우리 손녀가 그랬다.
그래서 속눈썹이 눈동자를 덮어 상대방이 볼 때는
사람을 눈 아래 깔고 본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심지어 눈썹이 눈동자를 찌르는 일도 비일비재해 불편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눈 아래 반달이 점점 커지고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최근 손녀가 먼저 눈 수술을 받았고 나도 따라서 했다.
그래서 부득이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예배를 드렸다.
우리 예배당은 북한산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주일이면 등산복 차림으로 많은 이들이 지나다닌다.
주일예배 시간에 등산복 차림으로 참석하는 이들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간소복 차림으로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등산복 차림으로...?
직접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나중에 들으니, 가족의 극심한 반대로 예배 참석할 수 없어
등산하러 가는 것처럼 차려입고 예배드리러 나온다고 했다.
살다가 보니 내가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그 잣대로 남을 보았다.
역지사지로 한 번 더 생각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