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 처음으로 일본 넘어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6위 / 6/6(목) / 조선일보 일본어판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6000달러(약 562만 4000엔)를 돌파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르고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에서 6위에 올랐다.
[그래프]주요국 1인당 GNI (자료 한국은행)
GNI란 전 국민이 일정 기간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편 국내총생산(GDP)은 국가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실질 GNI는 전 분기보다 2.4% 증가한 567조 5000억원(약 29조 2800억엔)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0.6% 증가했다. 1분기 상승폭으로는 2016년 이후 최대다.
이번 GNI 증가는 실질교역손실이 17조원에서 11조 3000억원으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상품 가격이 상승한 데다 국제적으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교역 손실이 축소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의 무역은 수출면에서는 반도체 가격, 수입면에서는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 6194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수출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통계(국민경제계산)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할 때 기준 개정으로 소상공인 매출 등 그동안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이 반영돼 명목 GNI 규모가 확대된 영향도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년 개정 결과 한국의 1인당 GNI는 이탈리아보다는 적지만 일본을 앞지르는 수준이 됐다"며 "일본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은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나라 중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1인당 GNI가 6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7위로 밀려났다.
한국은행은 현 추세가 계속될 경우 몇 년 안에 국민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1인당 GNI를 산출할 때는 실질소득 증가율과 환율, 해외소득 순수취(소득-지급)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면서도 몇 년 안에 4만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우선 일본처럼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미국 달러로 환산하는 1인당 GNI도 감소한다.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투자 부진, 설비투자 부진 등도 리스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