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K리그에서 은퇴한 선수입니다. 소속과 이름은 밝힐 수 없고, 감독과의 불화로 은퇴 전 몇 년간 벤치를 지켰지만, 그 전엔 어느 정도 이름이 있던 사람입니다.
저는 K리그 축구장에서 뛰었지만,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축구장에서 연습해본 적도 많고, 경기해본 적도 꽤 있습니다.
10여년 간의 선수생활을 하면서 K리그가 인기가 없는 이유에 관해 여러 번 생각해왔습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저는 그 중에 축구장의 문제에 한정해서만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의를 위해 EPL을 비롯한 유럽 리그를 인기 많은 리그라고 간주하고, 유럽 리그와 K리그를 비교해 서술하겠습니다.
먼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유럽 리그의 구장들은 축구 전용 구장임에 비해 우리 나라의 구장은 종합 경기장이 대부분입니다. 축구 전용 구장에서의 축구 관람과 종합 경기장에서의 축구 관람은 박진감 자체가 다릅니다.
종합 경기장은 육상트랙을 앞에 두고 있어서 맨 앞에 앉아도 축구 선수들의 얼굴을 보기가 힘든 데다가, 뒷쪽에 앉게 되면 전광판으로만 보게 됩니다. 반면 축구 전용 구장은 관객과 선수들 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앞쪽 자리에 앉으면 선수들의 숨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고, 땀방울까지 볼 수 있습니다. 스릴의 질부터 다른 것입니다.
영국에서 처음 축구를 관람했을 때, 그 스릴은 실로 충격적이었고, '이런 스릴 때문에 잉글리쉬들이 축구에 열광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경기장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세계에서 봤을 때 우리 나라만큼 경기장이 좋은 나라도 드물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의 열기를 올리려면 축구장의 시설을 신경쓰는 것보다는 전용구장을 많이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우리 나라 경기장의 잔디가 원인입니다. 잔디의 문제는 전용 구장 문제보다 훨씬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잔디는 화본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종으로 약 600속(屬) 7천500여종(種)이 있으나 크게 나누면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나뉩니다.
K리그 구장에서는 난지형 잔디 종류인 Zoysiagrass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잔디는 더운 지방에서 잘 자라고, 잎이 비교적 넓고, 표면이 거칠며 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EPL에서 사용하고 있는 잔디는 한지형 잔디인 Bentgrass인데,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고, 폭이 아주 얇습니다. 재질은 부드러운 편이고, 밀도는 난지형 잔디에 비해 매우 높은 형태를 띠고 있다.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K리그 잔디는 높고, 공이 느리고, 선수들이 잘 미끄러지지 않다보니, 플레이가 느려지게 되는 반면, 유럽 리그의 잔디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공의 회전이 빠르고, 플레이가 빨라지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 가서 자주 미끄러지는 이유도 그런 이유입니다.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와 체력이 강점인데, 잔디를 미끄럽게 한다면, 스피디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을 텐데, K리그는 이러한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분데스리가가 유럽에서 떨어지는 이유를 저는 잔디로 꼽습니다.
월드컵 때는 상대국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점을 들어 경기 잔디에 물을 뿌렸는데(공 회전이 빨라짐), K리그에서는 그런 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아쉽습니다.
K리그의 수준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높은데, 여러 환경적 요인이 K리그의 인기는 물론, 수준에 대한 인식마저 떨어뜨리고 있으니 아쉽습니다.
하지만 환경에서부터, 선수들의 수준까지, K리그는 날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글은 네이버에서 퍼왔습니다
첫댓글 ㅋㅋㅋ 반전인가
맨밑부터 보는 스킬 터득한지오래임
마지막..
네이버에서 퍼온거?
네이버?
나이거 네이버에서 본거같애
ㅋㅋㅋㅋㅋㅋㅋ
벌써 리딩스킬을 마스터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