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conte)
별난 이름 가진 가족들
아부지 이름은 고물상이고
어머이 이름은 부속품이다
그 집
아들 이름은 고장난이고
아들의 아내 이름은 재활용이다
어느 날
고장난 부속품 두나
밥상머리에 죽치고 앉아
부질없이
고장난은
어머이 부속품에게
심각하게 말한다
‘집나가
행복하게
따로 살고 싶다. 며
고장난이
어처구니없이
말썽 부렸기에
고물상 아부지가 게시는
고물상 야적장에 모이게 되었다
재활용은
시아버지 고물상에게 여쭙는다
‘재활용하면 쓸만하다, 며
고장난 부속품 잘 수리해
환한 전깃불 들어오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녹슬고 뒤틀어진 전기콘넥터
방전된 전기불꽃들
모자의 다툼 이었다
요즘
재활용 며느님 같은 뜻을
몇몇이나 갖고 있을까
현재의 중고시세로 봐도
콘넥터 고물 값은 싸구려인데
재활용은
모자의 손을 꼭 잡고
고물상 야적장
낡은 문설주를 지나
다정히
걸어 나오고 있다
헐거운 고장난 부속품 공간을
사랑의 눈빛으로 채워가는
한 가족의 며느리
설날 며칠 앞두고
가족 변화의 순간들 본다
시인 수필가 / 유 재흥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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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이름 가진 가족들
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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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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