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시계에 화풀이를 하는 걸까? / 달라이라마 존자
1.
사자와 곰이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는데
수풀 속에 숨어 있던 사냥꾼이 사자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사자는 얼른 바위 뒤로 몸을 피하고 화살이 날아온 쪽을 유심히 살폈다.
잠시 후 두 번째 화살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사냥꾼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였다.
사자는 단숨에 그곳으로 달려가 사냥꾼을 덮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방금 화살을 쏜 놈이 너로구나. 이번은 용서해 줄 테니 썩 물러가라."
사냥꾼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말았다.
잠시 후 마을 근처에 당도했을 때 아이들이 곰을 보고 돌을 던졌다.
돌에 머리통을 얻어맞은 곰은 크게 화를 내면서 외쳤다.
"어떤 놈이 감히 나를 괴롭히느냐?"
곰은 자기 머리를 때린 돌에게 달려들어 마구 때리고 밟고 집어던졌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그때 사자가 말했다.
"돌을 던진 놈을 혼내 줘야지, 돌을 때려 무엇 하겠는가?"
2.
달라이라마는 청년시절에 고장 난 시계를 수리하는 데
도전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번 시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분노하여 평정심을 잃고 시계를 집어던지곤 하였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그의 분노는 점점 커져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행동에 크게 반성했다.
'나의 목적은 시계수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시계에 화풀이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자 정말로 분노가 사라졌다고 한다.
알고 보면 시계가 화나게 한 게 아니라 그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인데
잘못된 대상에게 화를 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이와 같이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한다.
"화를 내는 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화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출처 : 불교는 행복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