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유권자의 날'이다.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중앙선관위'에서 2012년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민주적 선거 즉,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가 실시된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 날을 기념일로 정한 것이다.
1948. 5.10 총선거를 통해 구성된 제헌의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였고, 여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상의 선거권이 기본권임을 명문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보며 '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 亦可覆舟)'가 떠오른다. (水 물 수, 可 가할 가, 載 실을 재, 舟 배 주, 亦 또 역, 可 가할 가, 覆 뒤집을 복, 舟 배 주)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이 말의 원문을 보면,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주야 인자수야 (君者舟也,人者水也.) 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 亦可覆舟)' 즉, ‘무릇 군주란 배요,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군주가 이것으로써 위험을 유념한다면 다스림의 도리를 안다고 할 만하다’
군주를 배에 비유하고 백성을 물에 비유하여, 군주가 통치를 잘 할 때는 백성들이 잘 따르지만, 통치를 잘 못할 때는 백성들이 저항하여 정권을 뒤집을 수도 있으므로, 백성들의 뜻을 잘 헤아려 통치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링컨은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라고 했다. 총알이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투표가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하다는 말이다.
총알은 겨우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쓰러뜨릴 수 있지만, 투표는 소리 없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양철학의 태두 플라톤 역시,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세력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라고까지 했다. 지금의 우리 정치꾼들을 보면 가장 실감이 가는 말이다.
○ 정권이 이래서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사건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일 것이다. 대장동 사건은 천문학적인 수익금이 몇몇 민간업자들에게 흘러 들어가게 한 문제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 돈을 직접 갔다는 증거가 없어서 검찰도 주요 혐의를 ‘배임’으로 밖에 하지 못했다.
대북 송금은 현행법상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배임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이 혐의의 핵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방북을 원했는데 북한이 돈을 요구했고 이 돈을 쌍방울그룹이 대신 내줬다는 것이고 이 과정을 중개한 사람이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로, 그는 징역 7년 8개월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일반적인 상식은 이 중대한 일을 이화영이 이재명 지사 몰래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로 봐서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 이 문제가 가장 신경 쓰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라고 법의 예외가 될 수 없다. 당장 국민 여론의 반발이 커서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법 처리를 지방선거 뒤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된것이다.
다음 국회의원 총선(2028년 4월) 공천은 이재명 대통령이 아니라 새 민주당 대표가 하는데 이재명계가 아닌 대표가 되면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도 복잡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범여권을 어떻게 무마해서 특검법을 통과시켜도 이 특검이 실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까지 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심각한 국가사회 갈등과 반발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사태가 다음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까지 넘어서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했다고 해도 그것이 끝일 수 없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이 문제가 재론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공소 취소 자체가 무효가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임기 중 공소 취소 추진 중단을 선언하고 민생회복, 부동산 안정 등 국정에만 매진하면서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에 추후에 정치적으로 풀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3 선거 후 무리하게 진행한다면 자충수에 부메랑이 될 것이다.
북한이 대북 송금 사건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를 빌미로 이재명 정부를 협박할 수도 있다.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하지만 특검이 공소 취소권까지 갖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것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법이라는걸 국민들 대다수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가 맞다면 8개 사건에 12개 범죄혐의로 5개 재판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
이재명 정권이 명심해야 할 말은 17세기 영국 '에드워드 코크' 경이 만든 라틴어 법 격언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라틴어 Nemo iudex in causa sua 네모 이우덱스 인 카우사 수아)"라는 법언일 것이다.
유권자의 날,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亦 可覆舟)'를 생각하며, 한달도 남지 않은 6.3 선거에 우리모두가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 한 표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