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18
매를 맞는 일은 분명 없어졌다. 그러나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집에 오는 일이 이전보다 더 적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식사 준비를 해놓지도 않았고 돈을 두고 가지도 않았다. 학교 급식만이 생명줄이었다. 그러나 아쓰야는 아무에게도 그런 어려움을 말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동정을 받는 게 싫었는지도 모른다.
계절은 겨울로 바뀌었다. 아쓰야는 크리스마스에도 혼자였다. 학교는 그대로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머니는 두 주일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냉장고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허기를 참지 못한 아쓰야가 포장마차의 꼬치구이를 훔치다가 붙잡힌 것은 12월 28일이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고부터 그때까지 무얼 먹고 살았는지 아쓰야는 기억이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꼬치구이를 훔쳤는지조차 기억이 분명하지 않았다. 쉽사리 붙잡힌 것은 도망치다가 빈혈을 일으켜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아쓰야기 아동보호시설 ‘환광원’에 맡겨진 것은 그로부터 석달 뒤였다.
3
길 잃은 강아지 님에게
두 번째 편지 잘 받았습니다.
p.319
당신이 단순히 호사스럽게 살기 위해 호스티스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겠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다만 당신이 호스티스 일이 화려하면서 수입이 많다는 점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개업 자금은 어떻게 모을 생각인지요? 그 정도의 자금을 언제까지 모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지요? 또 그 후에는 어떤 식으로 해나갈 생각인지요? 가게를 경영하려면 사람을 여러 명 고용해야 합니다. 경영의 노하우는 어디서 배울 건지요? 하다가 보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런 계획으로 성공할 자신은 있습니까? 있다면 그 근거는 뭔지요?
경제적으로 자립하려는 생각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탄탄한 경제력을 가진 상대를 만나 결혼해서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비록 밖에 나가 일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남편을 잘 보필해준다면 그 부인은 어떤 의미에서 자립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부모님의 은혜를 갚고 싶다고 했는데 반드시 돈으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당신이 행복해지기만 한다면 틀림없이 부모님은 만족해하면서 보답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편지를 무시하라고 했지만,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아무쪼록 정직하게 대답해주기 바랍니다. 나미야잡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