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28 (수) 민주당, 이광재 분당갑 전략공천… 안철수와 붙는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26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경기 성남분당갑에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이 지역 현역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맞붙게 됐다.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2곳 선거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3곳 전략선거구 후보를 추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장 하위 20% 평가 통보에 반발해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최근 컷오프(공천 배제)된 노웅래 의원의 마포갑에는 영입 인재인 이지은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채현일 전 구청장의 경우 일찍부터 영등포갑 예비후보로 등록해 출마를 준비해오던 인사다. 이지은 전 총경은 최근 마포갑에 노웅래 의원을 배제한 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물은 인재 2명 중 한 명이다.
이광재 전 사무총장의 경우 애초 종로 출마를 준비했지만 그 뜻을 접고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인사의 추천을 받아 성남분당갑 출마를 준비해오던 터다.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 지역구인 광주서을은 민주당 양부남 법률위원와 김경만(비례) 의원,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3인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탄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한 경기 용인정은 후보자 공모로 100% 국민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를 놓고 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중·성동갑의 경우 전략공관위가 이날 전략공천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며 “내일 정도는 중·성동갑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혜경, ‘법카 10만원’ 재판 출석… “정치검찰의 기소”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내 김혜경씨 측이 검찰의 기소에 대해 “정치검찰이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2월 26일 오후 1시 27분 재판을 위해 수원지법에 출석한 김혜경 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취재진 앞에서 “경기도청 전 별정직 공무원 배소현 씨와 공모했다는 사실이 당시 수사 자료나 관계자 진술 어디에도 없었는데 설마 기소할까 했는데 너무 황당한 기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칠준 변호사는 이어 “심지어 기부 행위 행위자도 (배소현 씨 공소장에) 김혜경 여사 이름이 있었지만 재판부가 명확히 하라고 해서 빠졌다”며 “이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것도 아니다. 이렇게 뒤늦게 기소했다는 것은 아무리 정치 검찰이라고 해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게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칠준 변호사와 함께 법원으로 걸어 온 김혜경 씨는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김혜경 씨는 이재명 대표가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인 2021년 8월 2일 서울 소재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과 자신의 운전기사, 변호사 등에게 총 10만원 상당 식사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김혜경 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정지된 지 1년 5개월 만인 이달 2월 14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공소시효는 측근이자 공동정범으로 분류된 경기도청 전 별정직 5급 공무원 배소현 씨가 공소시효 하루 전 재판에 넘겨지면서 약 1년 5개월간 정지됐었다.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선고받은 배소현 씨는 기부행위 관련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이날 신변 및 신상정보 보호 협의회를 열어 김혜경 씨가 지난 2월 23일 재판부인 형사13부(부장 박정호)에 요청한 신변 보호를 받아들였다. 이에 김혜경 씨는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재판에 법원 직원과 동행, 보호받으며 지상 출입구를 이용해 출석했다. 출석 과정에서 별다른 소란을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혜경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공세를 재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혜경 씨는 10만원짜리 (식사를 대접했다고) 의심받아도 ‘묻지마’ 기소하고 재판받는데 김건희 여사는 스스로 학력 경력을 부풀린 걸 고백해도 무사하다”면서 “김건희 여사는 사람이 아니라 법정 영역 밖에 있는 신성불가침의 신”이냐 반문했다.
고민정 당무 거부, 설훈은 "탈당"… 민주당, 공천 분란
더불어민주당 공천 잡음이 비명계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와 소속 의원 탈당·불출마 릴레이로 번지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2월 26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민정 최고위원 측은 “공천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하는데 어떤 결정도 논의도 않는 당 지도부에 회의감을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대신 YTN 라디오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팡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조정할 기회를 실기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빨리 공천해 문제를 일단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분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날 밤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3시간 넘게 지도부 간 설전이 오갔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서울 은평을에서 경선 예정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자격 문제를 제기했다. 도당위원장을 유지한 채 다른 지역에 출마한 김우영 위원장에게 감산 페널티를 주거나 경선을 철회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한 친명계 최고위원은 “법도 소급적용하지 않는다. 다음에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이날도 탈당과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5선 설훈 의원은 탈당 의사를 밝히며 김영주·이수진 의원에 이어 3번째로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설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30%를 감산하면 통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3일 선출직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참 고약한 사람이다. 정치를 무슨 복수혈전 하듯 한다”라고 비난했다.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도 2월 27일 탈당을 선언할 계획이다.
소병철(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도덕성과 이성에 반하는 작금의 현실에 하루하루 힘든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받은 친명 황운하 의원도 “단합을 위해 재선 도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시선은 탈당 규모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까지 선출직 평가 하위 20% 31명 중 7명만 결과를 공개한 만큼, 탈당자가 더 나올 거란 전망이 많다. 다만, 한 3선 의원은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 의원도 있어 셈법이 달라 집단행동은 어려울 것”이라며 ‘개별 탈당’에 무게를 실었다. 4·10 총선 출마 희망자는 경선 ARS 투표 개시 전까지 탈당해야 한다.
민주당의 내부 갈등은 2월 27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21일 의원총회 때 “난장판 공천이 돼선 안 된다”고 항의한 친문재인계 4선 홍영표 의원은 이날 인천 현역 의원 전원이 참석한 현장 최고위에 홀로 불참했다. 그리고는 입장문을 통해 “총선 승리보다 당을 사유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사방천지에서 들끓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고 전횡을 벌인 이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에선 이탈자가 불어날 경우 수도권 선거에서 참패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탈당한 현역 의원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 표가 갈라진다. 서울 동작을 같은 접전지는 특히 위험하다”고 했다. 이낙연계 설훈 의원을 필두로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 미래’에 집단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설훈 의원은 관련 질문에 “(주변과) 상의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친명 강경파는 역공에 돌입했다. 친명 원외 인사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고민정 최고위원을 향해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무를 거부하는 건 총선 승리를 담보로 한 인질극”이라며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임종석도 결국 ‘탈락’… 민주당, 계파 갈등 폭발할까
더불어민주당은 2월 27일 전현희 전 국민원익위원장을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꼽혀 온 임 전 실장이 탈락하면서 당 내홍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중·성동갑은 임종석 전 실장이 출마 의사를 강하게 밝혀 온 지역구다. 앞서 당 지도부는 임종석 전 실장에게 험지인 서울 송파갑에 출마할 것으로 요구했지만 임종석 전 실장이 이를 거절했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공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성동갑은 전현희 전현희 위원장으로 의결했다"고만 답했다. 임종석 전 실장이 다른 지역에 공천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현희 전 위원장 전략공천에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며 "중·성동갑은 당의 매우 중요한 의사 결정 사항이었기 때문에 상호 위원들 간의 교차 토론과 심의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친문(親문재인) 등 비명(非이재명)계에선 해당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임종석 전 실장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종석 전 실장을 (중·성동갑에)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며 "만약 그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더 잘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면 여기까지 왔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이 임종석 전 실장에게 중·성동갑 전략공천을 내어주면서 표면적으로나마 공천 잡음을 잠재우려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을 끝내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당 공천을 둘러싼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당 지도부는 비명계 다수가 포함된 하위 20% 명단과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등 당내 비판이 거셌던 사안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총 직전 임종석 전 실장의 공천 배제 결과가 발표되면서 당의 '불공정 공천' 논란에 대한 비명계의 비토 목소리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의혹 등 재판에 출석한다는 사유로 의총에 불참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월 21일 열린 의총에도 불참했다. 불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재명 대표가 의도적으로 의총을 회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한편 전략공관위는 이날 황운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 중 지역구에 대해 박용갑·정현태 예비후보의 2인 경선을 결정지었다. 전략공관위는 이날 오후에도 회의를 진행해 추가적인 전략공천 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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