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風索我吟 山月喚我飮
강풍삭아음 산월환아음
醉倒落花前 天地爲衾枕
취도락화전 천지위금침 楊萬里
강 바람 날더러 시 지으라 하고
산 달은 날 불러 술마시게 하는도다.
취하여 진 꽃 위로 거꾸러지니
천지가 바로 이부자리로구나.
강 바람 솔솔 불어와 시심을 붇돋우고,
산 달은 내게 거나한 주흥을 부추긴다.
강 바람 산 달에 주흥이 도도하니
시 읊다 취한 술에 진 꽃잎 위로 아예 드러눕는다.
편안하구나.
꽃잎 깔린 대지는 향기로운 요가 되고,
달빛 밝은 저 하늘은 비단의 이불이라.
건곤일척에 不知老之將至로다.
늙음이 장차 오는 것도 모르겠네.
이수광은 또 言志란 작품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天地大衾褥 江河一酒池
천지대금욕 강하일주지
願成千日醉 眠過太平時
원성천일취 면과태평시
천지는 커다란 이부자리요
강하는 하나의 술 연못일세.
천날을 깨지말고 취하여보자
꿈속에 태평시절 지나쳐보자.
천지를 이부자리로 깔고 덮으니,
드넓은 강물이 그대로 술이로구나.
그 술을 천일 동안 마시어 보자.
취하거든 깨지말고 잠을 자리라.
그 사이에 인간세상에는
태평성대의 노래가락이 울려 퍼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렇듯 술은 가슴 속 깊은 시름을 녹여주는 묘약이 된다.
아니 깬들 어떠리
李鼎輔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 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玩月長醉(완월장치) 하려뇨
꽃 구경은 달빛 아래서 해야 제격이고,
술은 꽃 아래서 달빛 보며 마셔야 제맛이 난다.
맛진 술이 있어도 벗이 없대서야 무슨 맛이 나겠는가.
어여쁜 꽃과 흐는한 달빛,
매운 누룩으로 담근 술에 싫증나지 않는 벗.
꽃 향기에 취하고 달빛에 취하고,
누룩에 취하고 우정에 취하니
이 취기는 영영 깨지 않아도 좋을 법하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
술이 취하거든 깨지말게 삼기거나
님을 만나거든 이별 없게 삼기거나
술 깨고 님 이별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취하거든 깨지를 말고,
만났거든 이별을 모르고 지낼 일이다.
취한 술은 쉬이 깨고 좋은 님은 쉬 떠나니,
인생에 무슨 이런 장난이 있단 말인가?
술 깬 뒤 님 떠난 빈 자리를 더듬는 슬픔에
인생의 시름만 깊어 간다.
쇄酒待君來 橫琴惜餘景
쇄주대군래 횡금석여경
溪流流向君 一路春松影
계류류향군 일로춘송영 白光勳
술 걸러 그대 오길 기다리면서
거문고 빗겨 들고 봄볕 아까와.
시냇물도 그댈 향해 흘러가누나
길 따라 솔 그림자 늘어섰구나.
상쾌하지 않은가.
병들어 누운 친구를 그리며 지은 시다.
동지 섣달에 담근 술 항아리에서
굼실 풍겨나는 누룩의 향내.
진작에 탁주를 잘 걸러 놓고
그대가 자리 털고 일어나
나를 찾아 주길 기다리고 있다.
거문고를 빗겨 들고 한 곡조 타는 뜻은
남은 볕이 아쉽고 아까운 때문이다.
그대에게 향하는 나의 이 마음,
시냇물도 내 안 같아서 흘러 흘러 흘러가고,
그 길 따라 솔 그림자가 줄줄이 늘이웠다.
이 솔의 푸르름 닮아 그대 빨리 쾌차 하소.
따뜻히 손을 잡고 술 한잔 나눕시다.
逢人覓酒酒難致 對酒懷人人不來
봉인멱주주난치 대주회인인불래
百年身事每如此 大笑獨傾三四杯 권필
백년신사모여차 대소독경삼사배
님 만나 술 찾으면 술이 없더니
술 두고 님 그리면 님이 오잖네.
백년간 이 내 일이 매일 이렇다
혼자 웃고 서너잔을 주욱 들이키노라.
함께 술마시기로 약속한 친구가 오지 않자,
무료히 앉았다가 속이 상해 혼자 술 마시며 지은 시다.
벗이 있고 술이 있대서 그 자리가 늘 유쾌할 수도 없다.
벗은 마음에 맞는 벗이라야 벗이랄 것이요,
술은 즐거워 마시는 술이라야 술이랄 것이다.
一定 백년 산들 긔 아니 초초한가
초초한 浮生(부생)이 무슨 일을 하려 하여
내 잡아 권하는 잔을 덜 먹으려 하는가 정철
아마도 좌중에 한 친구가
권하는 술잔을 자꾸 내밀며 흥을 깼던 모양이다.
에이 못생긴 친구.
백년을 산다해도 흰 말이 벽 틈 사이로 지나가듯 짧은 세월인데,
덧 없는 뜬 인생이 무엇이 바빠
이 정다운 술잔마저 마다한단 말인가.
안돼.
내 잔 한잔 기어이 받게.
자료출처 : 鄭 珉 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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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天地爲衾枕 (천지가 바로 이부자리로구나.)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취한 술은 쉬이 깨고 좋은 님은 쉬 떠나니,..................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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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고 보자...에라 영흥도에나 가보자꾸나... 이슬이 차고..헐헐...즐 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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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河一酒池....술조아하는 물우는 늘 즐겁습니다. 오늘도 감사.
그냥 그대로 술독에 빠져서...그리고 친구의 우정에 취해서 흐느적거려도 좋을 만한 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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