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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20장 3)
凡爲天下國家有九經,曰:
脩身也、尊賢也、親親也、敬大臣也、體群臣也、子庶民也、來百工也、柔遠人也、懷諸侯也。
범위천하국가유구경 왈
수신야 존현야 친친야 경대신야 체군신야 자서민야 래백공야 유원인야 회제후야
<직역>
무릇(凡) 천하국가(天下國家)를 위해 일함(爲)에 아홉(九) 날실(經)이 있다(有) 말해보면(曰)
자신의 몸을 닦는 것이다(脩身也) 현명한 이를 존경함이다(尊賢也) 가까운 이를 친하게 여김이다(親親也) 대신을 공경함이다(敬大臣也) 여러 신하(群臣)와 일체감을 갖는 것이다(體也) 서민(庶民)을 자식처럼 대하는 것(子)이다(也) 백공(百工)을 오게함이다(來也) 먼 곳의 사람들(遠人)을 회유함이다(柔也) 제후를(諸侯)를 품는 것이다(懷也)
<번역>
대체로 천하국가를 다스리는 데는 9가지 핵심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수신, 현명한 이를 존경함, 친척을 친하게 여김, 대신을 공경함, 군신을 자신의 몸처럼 여김, 서민들을 자식처럼 여김, 여러 기술자가 오도록 함, 먼 곳의 사람들을 회유함, 제후들을 다독임입니다.
<해설>
이 아홉가지 미덕은 일반인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군주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대신을 잘 대접하고 신하들과 한몸이 되고 제후를 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공자의 이야기는 노나라 애공이 정치를 묻기(哀公問政)에 대답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이야기다. 군주가 국가를 경영하는데 필요한 9가지 중요한 마음가짐이 구경(九經)이다. 이 구경을 실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한자>
經(날실 경) : 날실, 세로, 법, 이치, 다스리다, 떳떳하다, 경영하다
柔(부드러울 유) : 부드럽다, 약하다, 복종하다, 편안하게 하다, 사랑하다
<영역>
"All who have the government of the kingdom with its states and families have nine standard rules to follow;-viz., the cultivation of their own characters; the honoring of men of virtue and talents; affection towards their relatives; respect towards the great ministers; kind and considerate treatment of the whole body of officers; dealing with the mass of the people as children; encouraging the resort of all classes of artisans; indulgent treatment of men from a distance; and the kindly cherishing of the princes of the states.
脩身,則道立。尊賢,則不惑。親親,則諸父昆弟不怨。
敬大臣,則不眩。體群臣,則士之報禮重。子庶民,則百姓勸。
來百工,則財用足。柔遠人,則四方歸之。懷諸侯,則天下畏之。
수신 즉도립 존현 즉불혹 친친 즉제부곤제불원
경대신 즉불현 체군신 즉사지보례중 자서민 즉백성권
래백공 즉재용족 유원인 즉사방귀지 회제후 즉천하외지
<직역>
자신을 수양(脩身)하면(則) 도가 선다(道立) 현명한 이를 존경(尊賢)하면(則) 미혹되지 않는다(不惑) 친한 이를 친하게 여기(親親)면(則) 여러(諸) 아버지(父)와 형 동생(昆弟)이 원망하지 않는다(不怨)
대신을 공경(敬大臣)하면(則) 현혹됨이 없다(不眩) 군신(群臣)을 몸처럼 여기(體)면(則) 선비의(士之) 보답하는 예(報禮)가 무겁다(重) 서민(庶民)을 자식처럼 여기(子)면(則) 백성(百姓)이 열심히 힘쓴다(勸)
여러 기술자(百工)가 오(來)면(則) 재정의 사용(財用) 풍족(足)하다 먼 곳의 사람을 회유(柔遠人)하면(則) 사방(四方)이 그곳에 귀의한다(歸之) 제후를 품으면(懷諸侯) 곧(則) 천하(天下)가 그곳을 두려워한다(畏之)
<번역>
자신을 수양하면 도가 서고, 현명한 이를 존중하면 미혹 속에 헤매지 않게 됩니다. 친척을 친하게 여기면 여러 아버지 형제와 형과 동생의 원망이 없어집니다.
대신을 공경하면 현혹되어 어둡지 않게 되고 여러 신하를 몸처럼 여기고 잘 대하면 선비들이 그 은혜를 보답하는 예가 깊어집니다. 서민을 자식처럼 여기면 백성은 서로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여러 기술자를 오도록 하면 재정이 풍족해지고 먼 이방인을 회유하면 사방이 귀의해 옵나다. 여러 제후들을 품어 같은 편으로 하게 되면 천하가 그 나라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한자>
眩(아찔할 현) : 아찔하다, 현기증 나다, 갈피를 못 잡다, 현혹시키다, 어둡다
勸(권할 권) : 권하다, 힘쓰다, 나아가다
<영역>
"By the ruler's cultivation of his own character, the duties of universal obligation are set forth. By honoring men of virtue and talents, he is preserved from errors of judgment. By showing affection to his relatives, there is no grumbling nor resentment among his uncles and brethren. By respecting the great ministers, he is kept from errors in the practice of government. By kind and considerate treatment of the whole body of officers, they are led to make the most grateful return for his courtesies. By dealing with the mass of the people as his children, they are led to exhort one another to what is good. By encouraging the resort of an classes of artisans, his resources for expenditure are rendered ample. By indulgent treatment of men from a distance, they are brought to resort to him from all quarters. And by kindly cherishing the princes of the states, the whole kingdom is brought to revere him.
齊明盛服,非禮不動:所以脩身也。
去讒遠色,賤貨而貴德,所以勸賢也。
尊其位,重其祿,同其好惡,所以勸親親也。
官盛任使,所以勸大臣也。忠信重祿,所以勸士也。
재명성복 비례부동 소이수신야
거참원색 천화이귀덕 소이권현야
존기위 중기록 동기호오 소이권친친야
관성임사 소이권대신야 충신중록 소이권사야
<직역>
재계(齊)하고 밝게 해(明) 복장을 성대히 하고(盛服) 예가 아니면(非禮) 움직이지 않음(不動)이 몸을 닦음(脩身)에 있어(以) 방법(所)이다(也)
참소(讒)를 제거(去)하고 색을 멀리 하(遠色)고 재화(貨)를 천(賤)하게 하고(而) 덕을 귀하게 함(貴德)은 현자를 권면하는(勸賢) 방법(以所)이다(也)
그 지위(其位)를 존중(尊)하고 그 녹봉(其祿)을 무겁게(重)하고 그 좋아함과 싫어함(其好惡)을 같게 함(同)은 친한 이를 친하게 함(親親)을 권장(勸)하는 방법(所以)이다(也)
관직(官)을 성대히(盛)하고 부림(使)을 위임함(任)은 대신을 권장함(勸大臣)의 방법(所以)이다(也)
충심으로(忠) 믿고(信) 녹봉을 더함(重祿)은 선비를 권장하(勸士)는 방법(所以)이다(也)
<번역>
엄숙히 재계하고 마음을 맑게 하고 옷을 성복하고는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몸을 수양하는 것입니다.
모함하는 것을 없애고 여색을 멀리하고 재화보다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현자를 장려하는 방법입니다.
지위를 높여주고 녹봉을 더 주고,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 친척을 친하게 대하는 방법입니다.
관직을 높여주고 업무를 전임토록 해주는 것은 대신을 장려하는 방법입니다.
충심으로 믿어주고 녹봉을 더해 주는 것은 하급관리들을 장려하는 방법입니다.
<한자>
齊(가지런할 제/제계할 재) : 제/가지런하다, 단정하다, 분별하다 재/재계하다, 엄숙하다
盛(성할 성) : 성하다, 성대하다, 무성하다, 많다
所(바 소) : 장소, 경우, 곳, ~한 바, ~인 것, ~까닭(이유), 방법(목적, 수단), 그러므로
以(써 이) : ~로써, ~을 사용하여, ~ 때문에, ~에, ~에 있어, ~와, ~로 여기다, 하다, 생각하다
所以(소이) : 까닭, 원인, 방법
讒(참소할 참) : 참소하다, 헐뜯다, 참소
任(맡길 임) : 맡기다, 맡다, 담당하다, 믿다, 허락하다
使(부릴 사) : 사신, 부리다, 시키다, 하여금, 가령, 따르다
<영역>
"Self-adjustment and purification, with careful regulation of his dress, and the not making a movement contrary to the rules of propriety this is the way for a ruler to cultivate his person. Discarding slanderers, and keeping himself from the seductions of beauty; making light of riches, and giving honor to virtue-this is the way for him to encourage men of worth and talents. Giving them places of honor and large emolument. and sharing with them in their likes and dislikes-this is the way for him to encourage his relatives to love him. Giving them numerous officers to discharge their orders and commissions:-this is the way for him to encourage the great ministers. According to them a generous confidence, and making their emoluments large:-this is the way to encourage the body of officers.
時使薄斂,所以勸百姓也。
日省月試,既稟稱事,所以勸百工也。
送往迎來,嘉善而矜不能,所以柔遠人也。
繼絕世,舉廢國,治亂持危,朝聘以時,厚往而薄來,所以懷諸侯也。
시사박렴 소이권 백성야
일성월시 기름칭사 소이권백공야
송왕영래 가선이긍불능 소이유원인야
계절세 거폐국 치란지위 조빙이시 후왕이박래 소이회제후야
<직역>
시기(時)에 부리고(使) 거둠(斂)을 엷게 함(薄)은 백성을 권장(勸百姓)하는 방법이다(所以也)
매일(日) 살피고(省) 매월(月) 시험(試)해 녹봉(稟)을 보내고(旣-餼의 잘못) 일을 저울질(稱事)하는 것은 많은 기술자(百工)를 권장(勸)하려는 바(所以)이다(也)
가는 자(往)를 전송(送)하고 오는 사람을 맞이(迎來)하고 잘하는 사람(善)은 기리(嘉)고(而) 능숙치 않음(不能)을 불쌍히 여김(矜)은 먼 곳의 사람(遠人)을 부드럽게 하(柔)는 방법이다(所以也)
세대가 끊어짐(絕世)을 잇고(繼) 망한 나라(廢國)를 들어주고(舉) 어지러움을 다스리고(治亂) 위태함을 지탱해주고(持危),시기로써(以時) 조회(朝)하고 부른다(聘) 두텁게 보내(厚往)고(而) 박하게 오게함(薄來)은 제후를 품는(懷諸侯) 방법이다(所以也)
<번역>
농사철을 피해 시기에 맞게 백성을 부리고 세금을 적게 하는 것은 백성들이 잘 따르게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매일 살펴 매달 시험해 능력에 맞게 녹봉을 주고 일을 맞게 주는 것은 기술자를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가는 자를 잘 전송하고 오는 사람을 환영하고 잘하는 사람은 칭찬하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것은 먼곳의 사람을 회유하는 방법입니다.
세대가 끊어져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을 지내도록 해주고 거의 망한 나라를 도와 다시 일으키도록 해주고 난리를 다스려주고 위태할 때 도와주며 시기에 맞게 조회하게 하고 조공을 바치러 오게 부릅니다. 사례는 후하게 하고 바치는 것은 박하게 해주는 것이 제후를 품에 안는 방법입니다.
<한자>
斂(거둘 렴) : 거두다, 저장하다, 모으다, 단속하다
勸(권할 권) : 권하다, 권장하다, 힘쓰다, 인도하다, 권면하다
餼(보낼 희) : 보내다, 선물, 쌀, 급여, 녹미, 날 음식
稟(여쭐 품/곳집 름) : 품/여쭈다, 아뢰다, 내려주다, 천품 름/곳간, 녹미, 곳집, 공경하다
嘉(아름다울 가) : 아름답다, 기리다, 칭찬하다
矜(자랑할 긍) : 자랑하다, 불쌍히 여기다, 아끼다, 공경하다, 삼가다
柔(부드러울 유) : 부드럽다, 순하다, 부드럽게 하다, 연약하다, 복종하다
持(가질지) : 가지다, 잡다, 돕다, 바로잡다, 보전하다, 버티다
聘(부를 빙) : 부르다, 안부를 묻다, 구하다
<영역>
Employing them only at the proper times, and making the imposts light:-this is the way to encourage the people. By daily examinations and monthly trials, and by making their rations in accordance with their labors:-this is the way to encourage the classes of artisans. To escort them on their departure and meet them on their coming; to commend the good among them, and show compassion to the incompetent:-this is the way to treat indulgently men from a distance. To restore families whose line of succession has been broken, and to revive states that have been extinguished; to reduce to order states that are in confusion, and support those which are in peril; to have fixed times for their own reception at court, and the reception of their envoys; to send them away after liberal treatment, and welcome their coming with small contributions:-this is the way to cherish the princes of the states.
(중용 20장 4)
凡爲天下國家有九經,
所以行之者一也。
凡事,豫則立,不豫則廢。
言前定,則不跲。
事前定,則不困。
行前定,則不疚。
道前定,則不窮。
범위천하국가유구경
소이행지자일야
범사 예즉립 불예즉폐
언전정 즉불겁
사전정 즉불곤
행전정 즉불구
도전정 즉불궁
<직역>
무릇(凡) 천하국가(天下國家)를 위함(爲)에는 아홉 가지 날실(九經)이 있다(有)
그것을 실행(行之)하는 방법(所以)이라는 것(者)은 하나다(一也)
모든 일(凡事)은 예비(豫)하면(則) 서고(立) 예비하지 못하(不豫)면(則) 무너진다(廢)
말(言)은 사전에(前) 정하(定)면(則) 헛디디지 않는다(不跲)
일(事)은 사전에(前) 정하(定)면(則) 곤욕스럽지 않는다(不困)
행동(行)은 사전에(前) 정하(定)면(則) 고생하지 않는다(不疚)
도(道)는 사전에 정하(前定)면(則) 궁색하지 않게 된다(不窮)
<번역>
천하국가를 경영하는 모든 경우 아홉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은 하나로 같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일이 되고, 준비하지 못하면 일이 잘못된다.
말을 할 때 미리 할 말을 정해두면 실수하지 않는다.
일을 할 때 사전에 정해두면 일이 곤란하게 되지 않는다.
행동할 때 미리 어떻게 할지 정해두면 잘못되어 고생하지 않는다.
도 역시 가야할 길을 사전에 정해두면 막다른 곳에 막혀 궁색하게 되지 않는다.
<해설>
그렇게 어렵지 않은 구절이다. 문장구조가 반복되고 있어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알게 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는 약간 억지스럽고 유치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멋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사서 중에 대학이 이런 반복이 가장 심하다.
중용 17로 돌아가보면 지인용(知仁勇) 세가지 달덕(達德)을 행하는 방법은 하나라고 했다. 여기서는 구경(九經)을 행하는 방법은 하나라고 다시 말하고 있다. 세가지 달덕을 행하는 방법은 성(誠)이다. 구경을 행하는 방법 역시 뒤에 나오겠지만 성(誠)이다. 국가를 경영하든 지인용의 덕을 실천하든 진실한 자세나 정성 만이 그 미덕을 이루어 준다고 한다. 인간의 일에는 성(誠)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천지에 성이 없다면 만물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고 논리를 확장해 나간다. 그래서 성(誠)이 하늘의 도가 되는 것이다. 논어가 인(仁)에 대한 책이라면 중용은 성(誠)에 대한 책인 셈이다.
<한자>
廢(폐할 폐) : 폐하다, 버리다, 못 쓰게 되다, 그치다, 무너지다
跲(넘어질 겁) : 넘어지다, 헛디디다
疚(고질병 구) : 고질병, 오랜 병, 근심하다, 병으로 고생하다, 빈궁하다, 가난하다
<영역>
All who have the government of the kingdom with its states and families have the above nine standard rules. And the means by which they are carried into practice is singleness. In all things success depends on previous preparation, and without such previous preparation there is sure to be failure. If what is to be spoken be previously determined, there will be no stumbling. If affairs be previously determined, there will be no difficulty with them. If one's actions have been previously determined, there will be no sorrow in connection with them. If principles of conduct have been previously determined, the practice of them will be inexhaustible.
在下位不獲乎上,民不可得而治矣。
獲乎上有道:不信乎朋友,不獲乎上矣。
信乎朋友有道:不順乎親,不信乎朋友矣。
順乎親有道:反諸身不誠,不順乎親矣。
誠身有道:不明乎善,不誠乎身矣。
재하위불획호상 민불가득이치의
획호상유도 불신호붕우 불획호상의
신호붕우유도 불순호친 불신호붕우의
순호친유도 반저신불성 불순호친의
성신유도 불명호선 불성호신의
<직역>
아랫자리(下位)에 있(在)고 윗사람(上)에게(乎) 획득하지 않으면(不獲) 백성(民)을 가히(可) 얻고(得而) 다스릴(治) 수 없(不)다(矣)
윗사람(上)에게(乎) 획득함(獲)에 도가 있다(有道)해도 벗(朋友)에게(乎) 믿음이 없으면(不信) 위에게(乎上) 얻지 못한(不獲)다(矣)
벗(朋友)에게(乎) 믿음(信)에 도가 있다(有道)해도 어버이(親)에게(乎) 순종하지 않으면(不順) 벗에게(乎朋友) 믿음을 얻지 못(不信)한다(矣)
어버이에게(乎親) 순종함(順)에 도가 있다(有道)해도 그 몸을(諸身) 돌이켜(反) 성실하지 않으면(不誠) 부모에게(乎親) 순종하지 못한(不順)다(矣)
몸(身)을 성실히 함(誠)에 도가 있다(有道)해도 선을(乎善) 밝히지 않으면(不明) 몸을(乎身) 성실하게 하지 못한(不誠)다(矣)
<번역>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리는 자리를 얻지 못하고 다스릴 수도 없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는 방법이 있는데 벗에게 믿음을 얻지 못한 자는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다.
벗에게 믿음을 얻는 방법이 있는데 어버이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벗이 믿음을 주지 않는다.
어버이에게 순종하는 방법이 있는데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실히 하지 않으면 어버이에게 순중할 수 없다.
자신의 몸을 성실히 하는 방법이 있는데 선을 밝히려 하지 않으면 자신을 성실하게 할 수 없다.
<해설>
애공문정 장의 첫머리에 잘못 들어갔던 구절(在下位不獲乎上 民不可得而治矣')이 반복되고 있다.(중용 16 참고) 이 위치가 올바른 자리다. 이렇게 어떤 구절이 다른 곳에 들어가는 이유는 죽간의 특성때문이다. 죽간의 끈이 끊어지게 되면 각 구절의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리게 된다. 그 죽간들을 수습해 다시 끈으로 엮는 과정에서 순서가 뒤바뀌는 일이 생긴다. 여기서는 죽간 한 쪽이 더 들어간 것이다.
윗구절은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비슷하나 조금 상세한 다른 설명이다. 자신의 몸을 수양하는 것에서 모든 것이 비롯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한자>
乎(어조사 호) : ~인가, ~이도다, 이여, ~에(於와 같은 뜻), ~에게, ~에 대하여
矣(어조사 의) : ~이다, ~일 뿐이다, ~인가?, ~하구나
獲(얻을 획) : 얻다, 얻어지다, 잡다, 당하다
親(친할 친) : 친하다, 가깝다, 사랑하다, 숙달되다, 어버이, 친척, 몸소
諸(모든 제) : 모든, 여러, ~는, 이, 이에, ~에, ~에게서, ~이여, 之於(~에 그것)의 줄임말
<영역>
When those in inferior situations do not obtain the confidence of the sovereign, they cannot succeed in governing the people. There is a way to obtain the confidence of the sovereign;-if one is not trusted by his friends, he will not get the confidence of his sovereign. There is a way to being trusted by one's friends;-if one is not obedient to his parents, he will not be true to friends. There is a way to being obedient to one's parents;-if one, on turning his thoughts in upon himself, finds a want of sincerity, he will not be obedient to his parents. There is a way to the attainment of sincerity in one's self; -if a man do not understand what is good, he will not attain sincerity in himself.
Sincerity is the way of Heaven. The attainment of sincerity is the way of men. He who possesses sincerity is he who, without an effort, hits what is right, and apprehends, without the exercise of thought;-he is the sage who naturally and easily embodies the right way. He who attains to sincerity is he who chooses what is good, and firmly holds it fast.
To this attainment there are requisite the extensive study of what is good, accurate inquiry about it, careful reflection on it, the clear discrimination of it, and the earnest practice of it.
(중용 20장 5)
誠者,天之道也。誠之者,人之道也。
誠者,不勉而中,不思而得;從容中道,聖人也。
誠之者,擇善而固執之者也。
博學之,審問之,慎思之明辨之,篤行之。
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
성자 불면이중 불사이득 용종중도 성인야
성지자 택선이고집지자야
박학지 심문지 신사지명변지 독행지
<직역>
성이란 것(誠者)은 하늘의 도(天之道)이다(也) 성(誠)이 나오게 하는(之)것(者)은 사람의 도다(人之道也)
성이란 것(誠者)은 열심히 하지 않아(不勉)도(而) 적중하(中)고 생각하지 않아(不思)도(而) 얻어지(得)고 조용히 있어(從容)도 도에 적중(中道)하니 성인(聖人)이다(也)
성(誠)이 나오도록 하는(之) 것(者)은 선을 택(擇善)해(而) 견고히(固) 잡(執)고 나가는(之) 것이다(者也)
널리(博) 그것(之)을 배우(學)고 살펴(審) 그것을 묻는다(問之) 삼가(慎) 그것을 생각해(思之) 밝게(明) 그것을 분별하고(辨之) 돈독히(篤) 그것을 행한다(行之)
<번역>
성(誠)이란 것은 하늘의 도이고 성(誠)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성이란 것은 애쓰지 않아도 적중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얻어지고 조용히 있어도 도에 맞으니 성인의 경지이다.
성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방법은 선(善)을 택해 굳게 잡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널리 선을 택함을 배우고, 선을 택함을 살펴 묻고, 선을 신중히 생각하고 선을 밝게 분별하고 그 선을 독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해설>
성(誠)이 단순히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수준이 아니다. 성은 하늘의 도다. 갑자기 성(誠)이 숭배의 대상 쯤 되는 듯하다. 그런데 다음 구절 성지자(誠之者)가 어렵다. 여러 논문들을 한번 보자. 성지(誠之)를 무슨 고유명사 인양 사용하고 있다.
"부단한 노력, 즉 ‘誠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誠의 조목[誠之]을 통해"
"誠의 체현을 위한 誠之"
"敬공부는 곧 誠之로서"
"'성지(誠之)'하는 군자의 실천인 것이요"
"實心을 확충해가는 誠之의 노력을 통해"
모두 제각각이다. 성지(誠之)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규정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살짝 의문마저 든다. 사람의 도라는 성지(誠之)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로 성(誠)을 동사로 보는 경우가 있다. 之를 '그것'으로 보고 "그것을 성실하게(진실되게) 하다"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고, 그것을 자신으로 다시 해석해 '자신을 성실하게 하다'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소학에서 인용한 誠之於思(생각에 있어 그것을 진실되게 한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처럼 해석하는 방법이다. 간략하고 쉬운 해석법이라 매력적인데 사람들이 많이 따르지 않는 듯하다.
둘째로 성(誠)을 명사로 보고 之를 동사로 보는 경우가 있다. '之'를 '행하다'로 해석해 '성(誠)을 행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가장 많고(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려면 之誠으로 목적어 誠이 동사 之뒤로 가야만 한다) 중국의 경우 '使自己做到诚'(자신이 성을 달성하게 함)으로 해석함이 가장 보편적이다.
그러나 之의 원뜻과 약간 거리가 있다. 之는 '出'의 뜻이 가장 원뜻이다. 설문해자는 之出也(지는 출이다)라고 말한다. 갑골문과 금문은 대지에서 싹이 자라는 것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그러므로 '之'의 한나라 시기 이전의 제1번 뜻은 'grow'(자라다, 싹이 나 자라다)이다. 두번째 뜻은 땅에서 싹이 번져 나가는 'go to'(가다)이고 그 다음으로 싹이 자란 그것의 뜻인 'this'(이것), of(~의)의 뜻으로 번져 나갔다.
'誠之'는 '성(誠)이 자람(之)'이 가장 원 해석으로 봐야 한다. '성이 자라도록 함' '성이 나오도록 함' '성이 발현되도록 함'을 말한다.
이 '之'가 이처럼 애매하니까 맹자는 동일한 구절에서 '之'를 빼고 다른 글자를 집어 넣어 설명한다.
"誠者天之道也 思誠者人之道也"(성은 하늘의 도이다. 성을 생각함은 사람의 도다) - 맹자 이루장
맹자는 '誠之'가 '思誠'과 같은 뜻이라 말한 것이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생각만 해서는 안되고 어떤 행위가 있어야 하니까 그 해석도 정확한 해석은 아닌 듯하다. 역시 해석은 "성은 하늘의 도이고 '성을 이루도록 노력하는'(誠之) 것은 사람의 도다."가 가장 적확할 듯하다.
<한자해설>
誠(정성 성) : 정성, 진실, 참으로, 참되게 하다, 삼가다, 자세하다
之(갈지) : 가다, 나오다, 이르다, 이용하다, 끼치다, ~의, 그것
從容(종용) :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 조용함
容(얼굴 용) : 얼굴, 모양, 속내, 담다, 용납하다, 조용하다, 권하다, 누긋하다
慎(삼갈 신) : 삼가다, 따르다, 참으로 이루다
辨(분별할 변) : 분별하다, 구분하다, 밝히다, 변론하다, 따지다
<영역>
Sincerity is the way of Heaven. The attainment of sincerity is the way of men. He who possesses sincerity is he who, without an effort, hits what is right, and apprehends, without the exercise of thought;-he is the sage who naturally and easily embodies the right way. He who attains to sincerity is he who chooses what is good, and firmly holds it fast. To this attainment there are requisite the extensive study of what is good, accurate inquiry about it, careful reflection on it, the clear discrimination of it, and the earnest practice of it.
有弗學,學之弗能,弗措也。
有弗問,問之弗知,弗措也。
有弗思,思之弗得,弗措也。
有弗辨,辨之弗明,弗措也。
有弗行,行之弗篤,弗措也。
人一能之,己百之。人十能之,己千之。
果能此道矣,雖愚必明,雖柔必強。
유불학 학지불능 불조야
유불문 문지불지 불조야
유불사 사지불득 불조야
유불변 변지불명 불조야
유블행 행지불독 불조야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
과능차도의 수우필명 수유필강
<직역>
배우지 않음(弗學)이 있어도(有) 그것을 배움(學之)에 능숙치 않음(弗能)은 두지 말아(弗措)라(也)
묻지 않음이 있어도(有弗問) 그것을 물음(問之)에 알지 못함(弗知)을 두지 말아라(弗措也)
생각하지 않음이 있어도(有弗思) 그것을 생각함(思之)에 얻지 못함(弗得)을 두지 말아라(弗措也)
분별하지 않음이 있어도(有弗辨) 그것을 분별함(辨之)에 밝지 못함(弗明)을 두지 말아라(弗措也)
행하지 않음이 있어도(有弗行) 그것을 행함(行之)에 돈독하지 않음(弗篤)을 두지 말아라(弗措也)
사람(人)이 한번(一) 능히(能) 가(之)면 자기(己)는 백번(百) 가라(之)
사람(人)이 열 번(十) 능(能)히 가(之)면 자기(己)는 천번(千) 가라(之)
과연(果) 이 도(此道)에 능(能)하면(矣) 비록(雖) 어리석어도(愚) 반드시 밝(必明)고 비록(雖) 유약해도(柔) 반드시 강하다(必強)
<한자해설>
弗(아닐 불) : 아니다(不보다 강함), 떨어버리다, 근심하다
措(둘 조) : 두다, 놓아두다, 그만두다, 처리하다
<영역>
The superior man, while there is anything he has not studied, or while in what he has studied there is anything he cannot understand,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he has not inquired about, or anything in what he has inquired about which he does not know,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which he has not reflected on, or anything in what he has reflected on which he does not apprehend,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which he has not discriminated or his discrimination is not clear,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If there be anything which he has not practiced, or his practice fails in earnestness,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If another man succeed by one effort, he will use a hundred efforts. If another man succeed by ten efforts, he will use a thousand.
Let a man proceed in this way, and, though dull, he will surely become intelligent; though weak, he will surely becom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