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를 때려치웠다. 수녀님이 은근슬쩍 내뱉는 정치 편향적 발언에 화가 났다. 공부가 끝나고 항의 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니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잘 몰라서 그런다고 더 공부하라고 했다. 나중에는 나를 짝 깔아보는 투로 "자매가 나를 가르칠 정도로 잘 알아요?" "자매가 무슨 권리로 말 하지 말라고 해요?" 수도생활을 오래 했다고 세속의 나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인가? 성경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잘 알지는 모르지만 세속의 일은 내가 더 잘 알지도 모른다. 그런데 완전히 나를 무식한 여편네 취급하는데 기가 막혔다. 정중하게 항의를 했는데 그런 취급을 당하자 너무 화가 났다. 하지만 성경공부는 선택사항이고 그 수녀님은 우리 본당 수녀가 아니니 그만 하기로 했다.
성경공부를 안 하니 여유롭다. 머리 컷트를 하고 인천대공원에 운동을 하러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보아 둔 쑥이 생각났다. 봉지를 하나 얻어서 맨손으로 쑥을 뜯었다. 손톱 밑이 흙과 쑥물로 새까맣다.
성경은 머리로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바빠서 늘 동동거리느니 이렇게 쑥도 뜯고 여유롭게 살아야겠다. 여유가 있을 때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생긴다고 생각한다.
돌나물은 씻어서 새콤달콤 무치고 쑥은 내일 부치미를 해먹으려고 씻어서 냉장고에 넣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분명한 것은 정의는 진리가 아니다. 시대와 장소와 국가에 따라서 다르게 정의 되는게 정의다. 제발 수도자, 신부님들 우리 신자들에게도 평화로울 권리가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들이 아니예요. 보는 눈과 듣는 귀와 생각하는 머리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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