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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서울지역 외국어고 학비가 연간 500만원을 돌파했다. 특목고 최소 교육비용이 국ㆍ공립대 등록금을 넘어 사립대 등록금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특목고 학부모 부담 황’에 따르면 2007학년도 서울 6개 외국어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액이 모두 500만원대로 올라선 것으로 밝혀졌다.
대원외고는 지난해 493만3000원에서 올해 522만7000원, 한영외고는 499만1000원에서 520만9000원, 이화외고는 493만3000원에서 519만8000원으로 인상됐다.
대일외고와 명덕외고 역시 지난해 493만2000원에서 518만4000원으로, 484만7000원에서 506만5000원으로 각각 학비가 상승했다. 서울외고의 경우 작년 465만4000원이었지만 올해 10% 가까이 높여 510만2000원을 책정했다.
이 금액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만을 합산한 것으로 대학 등록금과 비슷한 성격의 최소 교육비용이다.
기숙사비, 교재비, 보충수업비 등의 추가비용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실제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이보다 많다. 최소 학비만 따진다 해도 국ㆍ공립대 등록금보다 많을 뿐 아니라 사립대 등록금에 육박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2007학년도 전국 국ㆍ공립대 평균 등록금은 377만원, 사립대는 689만원이었다. 과학고는 공립인 탓에 학부모 부담비용이 외고의 절반에 그쳤지만 역지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 모두 230만4000원이었다.
사실 특목고 학비의 더 큰 문제는 높은 인상률이다. 2002년 서울지역 외고의 연간 학비는 모두 300만원대였지만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해 불과 5년 만에 500만원대를 초과했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인상률은 이화외고 66.7%, 대일외고 63.4%, 명덕외고 63.2%, 서울외고 52.9%, 대원외고 52.3%, 한영외고 49%에 달했다.
또 이들 특목고가 매년 억대 규모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해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의 국정감사 조사 자료인 ‘특목고 발전기금 조성 및 집행 현황’에서 지난해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이화외고가 1억원이 넘는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부터 올 7월까지 대원외고는 12억3500만원, 대일외고 9억7300만원, 이화외고는 6억7400만원, 명덕외고는 4억3500만원에 달하는 기금을 모아왔다.
학교발전기금은 장학금과 시설 개ㆍ보수 등을 위해 학부모, 졸업생, 외부 기부자 등으로부터 모은 돈이다. 설립연수가 20년 내외에 불과한 특목고 특성상 졸업생 기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금의 상당 부분이 학부모 주머니로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란 지적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특목고는 지나치게 높은 학비 부담 외에도 전학 부정 의혹, 입시 위주의 교육 과정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올 국정감사를 통해 다각도로 특목고 문제를 조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