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변잡기? 적다보니 제목이 우습다, 그래서 그래로 두기로...
노(路)변, 로(路)변, 시정(市井)잡기 등의 글들이 생각나 그런 우스운 제목이...목욕탕에서~라고할걸.
피천득 님의 수필에 등장하는 청량리 뇌병원의 최박사님께서는 몇십년 단골인 깨끗한이발소에서 면도하시며
모든 인생의피로를 푸신다는 수필을 본적있지만, 남자는 이발소, 목욕탕은 잘 안바꾸는듯하다.
나이가 들어가니, 새벽에 잠이 깨는 경우가 많아진다. 일찍 출근하든 직장생활과 달라서,신문도 보고,
새벽뉴스를 봐도 애매하게 시간은 남고, 올빼미족인 아내는 곤하게 주무셔서..하여,자주 목욕을 간다.
15여년 단골인 온천장 허심청. 입구간판에 세계최고라나? 농심에서 운영하니 이름이 虛心이란다.
그러고보니, 부산은 유명해수욕장도 여러개 있지만, 동래, 해운대에 질좋고, 유명한 온천도 두곳에 있다.
가깝고 물이좋으니 헬스를 겸해 년회원,월회원도 오래했지만, 지금은 게을러 조조 할인만 이용한다.
오랜 단골이니 직원들이 거의 알아보고 인사를 하고, 나도 별 속사정까지 훤히 안다. 하루 두번씩 물을 가는 대온천탕에
물가는 비용이 하루에 이백만원이라하고,일년에 한주일은 양기, 음기의 조화를 이루기위해, 남.녀탕을 바꾼다는둥,
만년 적자라는둥...
그리고, 묘한 버릇도 생겼다. 입장할때 옷장키 번호에 따라 그날 운수점도 본다.
단골에겐 신발 ,옷넣기 좋은 앞번호를 주로 주는데 맨 끝자가 앞자리수면 허리를 안굽히고 이용할수있어
편하고 그런날은 왠지 재수가 좋다.
오늘은 1002호다. 오~호 좋은 번호! 어떤일이 생길가?
아들이 둘이라 어릴때부터 애들을 데리고 목욕을 다녔다. 아들없는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그래서 등을 못민다나. 모르는 사람도 탕에서 만나 서로 등밀어주든 좋은 관습이 언제부터 없어졌을가.
나는 다행이 애들 데리고 호기롭게 허심청을 다녔었는데, 언젠가부터 애들이 동네목욕탕 가자고했다.
왜그런지 물어보니, 그냥 멀다 하더만 , 어느날 막내가 고래(?)를 안잡아서 창피해 큰 목욕탕 가기싫단다.
아~ 이런, 첫직장이 종합상사여서, 애들을 주로 외국에서 키울거같아 포경수술을 안해주었구나.
외국에는 중동 빼고는 거의 안하니, 거기선 우리와 달리 고래잡은게 오히려 난장이마을의 거인처럼 이상해서 그런건데.
거기다가 왜소컴플렉스까지 발동하는 큰?나라에선 우리 남자들은 대부분 숨기고 싶게 기가 죽는다.
독일 사우나에서 금발 여자가 나체로 갑자기 들어오면 더욱 그럴거다.
한국에서만 있는 이상한 일중의 하나. 신문에 나오는 비뇨기과등 의사들 글보면 "크기는 전혀 관계없다" 하면서,
그러나 의사들 선전하는거 보면 확대수술, 등등 별 문구를 다본다. 그리고, 수술해야 청결해 좋다는데, 요즘같이
아침,저녁으로 샤워하는 애들을 무슨 근거로 그리 고래를 잡게 하는지... 치료보다 이상한 관습을 만들어 돈벌이 하는건 아닌지..
그쪽 전문의인 친구왈. 우리남자는 왠지 크기에 민감하고, 그게 목욕탕에서 생긴 착각이란다.
마주보는 사람은 커보이고, 밑으로 보이는 자기건 작게 보이는, 착시현상인것을..ㅎㅎ
그리고 남자들 소변볼때 슬금 옆사람걸 보기도 하는게.. 강한자만이 암컷을 차지하는 동물적 본능이라나?
오늘도 기분좋게 탕에 들어가 푹 담근다. 44도 탕이다. 내가 좋아하는건 43도인데...언제부터 1도 올랐다.
41도 큰 탕과 달리 뜨거워 사람도 한적하고, 물도 더 깨끗한듯..
오늘도 그 탕에 그렇게 푹 잠겨 맑은 정신으로 여러가지 발상,구상을 해본다. 개운하다~
이순간만은 세상 누구도 안부럽다.
첫댓글 허심청, 대구 촌놈도 광고 들어본 적 있습니다.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물온도가 높으면 사람들이 못 들어가니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겠습니다. 저는 피부가 어떻게 되어 먹었는지 목욕탕의 온탕은 너무 뜨거워 못 들어갑니다.
허심청 좋다던데 전 아직 한번도 못가봤습니다. 그 근방인가에 있는 녹천탕도 좋다던데요. 글 잘 봤습니다. 수필가로 등단 하셔도 되겠는데요.
장수님 애쓰시는데, 좀 재밌으면해서 올리지만,창피할뿐입니다
아뇨. 절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