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말씀이 우리와 함께
어느 새 2013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습니다. 이 맘 때면 늘 그렇듯 묵은 수첩을 정리하고, 새해 수첩을 고르게 됩니다. 문구점에서 2003년 이래 12년 째 똑 같은 크기와 구성의 ‘플래너 56’(양지사) 두 권을 구입했습니다. 하나에 겨우 4천원에 불과하지만 일 년 내내 가장 소중한 기록을 담아냅니다. 한 권은 내 몫이고, 또 하나는 색동교회 기록자의 몫입니다. (2011년부터 매년 우리 교회 일상이 깨알처럼 기록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교회에서도 새해를 맞으면서 새로 바꿀 것이 여럿 있습니다. 지난 주 당회에서 ‘희망의 청지기’를 세웠습니다. 그날 ‘속장, 예배지기, 선교회장, 운영위원’을 세웠지만, 색동 가족은 누구든 크고 작은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비록 작은 공동체여도 누구 한 사람 예외가 없는 까닭은 ‘서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일방적인 섬김은 없습니다. ‘서로 봉사’해야 합니다.
2014년 교회 용 청지기 수첩을 50권 주문했습니다. 어엿하게 색동교회의 로고를 붙였습니다. 새해 달력도 70부 주문하였습니다. 올해는 십자가 사진 달력이 아니라 러시아정교회의 이색 풍경을 담은 유화 작품(양진아 화백)입니다. 그동안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 십자가 이미지를 제공한 대가로 탁상용과 걸개용 달력을 풍족히 얻어 나누었는데 올해는 달력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새해부터 주보 표지가 달라집니다. 2010년 봄부터 교회력에 따른 디자인을 사용했는데, 새해부터는 1월부터 12월까지 다달이 구분되는 주보가 선보일 것입니다. 역시! 이상훈 작가의 작품입니다. ‘길’을 주제로 한 사진에 달마다 바뀌는 풍경을 배경으로 십자가를 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직접 켈리그래프로 경건한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매일 접하는 색동 까페와 매주 만나는 주보 표지에서 우리 교회는 늘 교양미를 풍기는 ‘한 예술’하는 교회임을 경험합니다.
새해 들어 정말 바꾸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말씀 생활 네 가지’를 조금 개편합니다. ‘1+3’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네 가지 중 ‘1’은 ‘굿모닝 QT’인데 모두 공통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비록 새벽기도회에 나오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어디서든 새벽기도회의 등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교회는 참 친절합니다. 지난 금요일에 까페에 올린 내용은 이사야 8장 ‘목소리 높여 또는 침묵으로’(687회)였습니다. 하루 한 장씩 같은 말씀으로, 함께 호흡을 하는 교회는 말 그대로 진정한 공동체(한 몸)입니다.
그리고 ‘3’은 선택 사항입니다. 감리교 가정예배서인 <하늘양식>, 독일 헤른 후터 공동체의 매일 말씀 묵상집인 <말씀 그리고 하루>(Losungen), 일 년 동안 성경을 통독하도록 매일 읽을 분량을 담아낸 월간 <원 이어 바이블> 중 택일합니다. 참가자의 회비는 12,000원(월 1,000원)입니다. 아마 신실하게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백만 원 보다 귀한 천원’의 가치를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 ‘1+3’을 신청하십시오. 새 책을 주문하고, 배포하여 1월1일부터 시작하려면 남은 시간이 빠듯합니다.
‘그물짜기 제자반 3기’가 문을 열었습니다. 1기 보다는 2기가, 또 2기 보다는 3기가 더욱 열심을 내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일의 즐거움을 배웁니다. 지난 주일에는 12명이 전원 출석하였고, 그동안 단 한 사람의 예외 없이 4회 차를 진행 중입니다. (반드시 나머지 공부를 통해 보충해야하니까요) 새해에는 ‘그물짜기 구약과정’을 따로 두 차례 진행하려고 합니다. 한 번에 4주 씩 구약성경과 만나는 길을 즐겁게 안내하려는 것입니다. 이미 제자반을 이수한 분이나, 새로 마음을 먹는 분들이나 모두 참석이 가능합니다. 참! 새해 주제성경은 ‘잠언’입니다. 수요기도회에서 말씀을 공부합니다.
나는 색동교회가 여느 자랑거리보다 ‘말씀을 읽고, 말씀을 배우고,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는 교회’로 자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니까요. 우리가 날마다 세 끼 음식을 먹듯, 종종 외식을 하고 특별한 회식을 하듯, 미식을 자랑하며 소문난 맛 집을 찾듯,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기 바랍니다. ‘일용할 말씀’을 읽고, ‘일용할 기도’를 올리며, ‘일용할 사랑’을 나누는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한 존재입니다.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시 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