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희展 』
Kim Jinhee Solo Exhibition :: Photography
▲ Kim Jinhee
전시작가 ▶ 김진희(Kim Jinhee 金珍希) 전시일정 ▶ 2015. 04. 07 ~ 2015. 05. 04 관람시간 ▶ Open 00:00 ~ Close 24:00 ∽ ∥ ∽ 아트허브 온라인 갤러리(ARTHUB Online Gallery) 온라인 전시장(Online Gallery) arthub2@naver.com www.arthub.co.kr
● 작가노트
★김진희 나는 6여년 동안 20대 여성들의 성생활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해왔다. 미혼여성의 성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들 하지만, 그녀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수없이 많은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지만, 그 중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중 절반도 되지 않았다. 촬영을 하고도 사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수 없이 받았다. 심지어 출판이 되고 난 이후에 앞으로는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해오는 모델도 있었다. 작가로서 이런 일들은 커다란 상처였다. 하지만 같은 여자로서 그녀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에게는 사용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인물사진이 수 없이 많이 있다.
▲ 김진희, 기억나지 않는 꿈, 2014
▲ 김진희, 싫어, 2014
▲ 김진희, 아주 이상한 느낌, 2014
▲ 김진희, 자꾸 비밀을 만든다, 2014
▲ 김진희, 지난 여름, 2014
어릴 적, 학교에 다녀오면 어머니가 tv를 틀어놓고 바느질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집안일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어머니는 간단한 옷들을 만들어 입히고, 헤진 옷을 꿰매어 주시고, 얇은 커튼을 만들어 달곤 하셨다. 어릴 적엔 구멍 난 양말을 꿰매어 주시던 것이 어찌나 싫었는지 모른다. 다른 친구들처럼 예쁜 새 옷을 사 입고 학교에 가고 싶었다. 어머니께서는 본인이 직접 만든 옷이나 꿰맨 옷을 내게 입힐 때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때? 새 옷 같지?”
사진 위에 바느질을 시작하게 된 건 사용하지 못하게 된 내 사진을 새 것처럼 다시 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작은 바람이었다. 힘들게 찍은 사진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는 건 내게 큰 상처였고, 내게 그런 요청을 해온 그녀들 또한 본인들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기에 그런 곤란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바느질로 그녀들의 얼굴을 가리기 시작했다. 익명성을 위해 사진을 가리는 것이자, 나와 그녀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봉합하는 과정이었다. 시간이 흘러, 단순히 그녀들의 얼굴을 가리는 작업이 온전한 치유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나는 다시 카메라를 들고 또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상처는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나는 늘 최선을 다해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의문을 더 해져갔다. 타인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능한가. 나는 내 상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런 의문으로부터 나의 바느질 작업은 다른 의미를 띄기 시작했다. 치유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시도였으나 서로 완벽히 공감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위로하는 행위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상처가 있으나 그 상처를 완벽히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다 이해할 수 없는 상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녀들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들의 상처에 대한 글을 받았다. 그 중에 발췌한 말들을 불어, 독어, 스페인어, 영어 등으로 번역하였다. 전문 번역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그 말들 속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다. 그녀들의 입을 통해 처음 흘러나온 말의 의미는 나의 발췌와 번역을 통해 어쩌면 처음의 그것과 한참이나 멀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말들을 그녀들의 사진 위에 오랜 시간을 들여 수를 놓는다. 나의 어설픈 위로와 공감, 치유의 행위이다. 진심으로 그녀들의 상처가 치유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그녀들의 상처는 결국 그녀들 스스로 이겨내야 할 것들이며,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김진희, 에이프릴-001,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07,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15,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17,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21,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25,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28, 2014
▲ 김진희, 에이프릴-029, 2014
< 에이프릴>시리즈 역시 상처와 치유,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올 해 4월 우리는 잊을 수 없는 상처의 시절을 보냈다. 세월호 사건은 작업으로 풀기에는 너무나 아프고 무거워서 차마 손을 댈 수 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진도로 향했다. 그 곳을 보고 싶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진도는 여전히 무겁고 아팠지만 그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들이 주변에 산재해 설명하기 힘든 묘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영화 ‘명량’의 성공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꿈틀대고 있었고, 모두가 그 사고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소리 없이 애쓰고 있는 듯이 보였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상처이지만 늘 기억하고 살기에 우리는 너무나 나약한 인간인지 모른다. 진도의 도로를 따라 있는 가로수에 묶여 있던 노란 리본들이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시간이 흘러 색이 바래고 바람과 비에 헤져 가는 그 리본들이.
진도에서 찍은 사진과, 미국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던 누가 찍었는지 모를 슬라이드 필름에서 찾은 풍경 사진들 위에 수를 놓기 시작했다. 우리의 상처가 된 풍경과, 우리와 상관없는 이름 모를 누군가의 풍경을 섞어 새로운 의미를 덧입힌다는 행위였다. 하지만 ‘쉬’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것은 나의 자위적인 행위에 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행위를 멈출 수 없었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필연적으로 상처의 의미를 동반한다. 상처가 없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필요하지 않다. 나는 믿고 싶었는지 모른다. 희망이 상처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면, 상처 또한 희망을 동반할 것이라고. 바느질을 통한 ‘쉬’시리즈와 ‘에이프릴’ 시리즈의 치유의 행위들이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행위에 그치지 않았다 해도, 그 행위 안에 치유가 있고, 희망 또한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바느질을 통한 나의 행위가 계속될 것이라 짐작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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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희(Kim Jinhee 金珍希)
2008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2008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입학
Solo Exhibition 2014 이름 없는 여성, She, 송은아트큐브, 서울, 한국 2012 whisper(ing), 트렁크 갤러리, 서울, 한국 2012 whisper(ing), Place M Gallery, 도쿄, 일본 2007 in whispers, 갤러리 바 - 로베르네, 서울, 한국
Group Exhibition 2015 장면의 탄생, 갤러리 룩스, 서울, 한국 (upcoming) 2014 이안과 안목, 류가헌, 서울, 한국 2014 Young Portfolio Acquisitions 2013, 기요사토 사진 미술관, 일본 2013 전주사진페스티발 new urban scape 전/갤러리 옵센, 전주 2013 사진비평상 역대 수상자전, 이어지다_succeeding, 이앙갤러리, 서울, 한국 2011 청년미술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도큐멘터, EXCO, 대구, 한국 2011 제 12회 사진비평상 수상자전, 이룸 갤러리, 서울, 한국 2009 국제사진교류전, 울산아트센터, 울산, 한국 2008 "오늘날의 동화" 서안미술대전, 서안예술학교, 서안, 중국 (Xian Art School, China) 2007 tempering 초대전, 아트센터보다, 서울, 한국 2006 tempering, 몽상스튜디오, 서울, 한국
Awards 2011 제 12회 사진비평상, 아이포스, 서울, 한국
Publications 2010 whisper(ing), 이안북스, 서울, 한국
Collections 기요사토 사진 미술관 Kiyosato Museum of Photographic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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