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상호저축은행그룹, 노숙인 명의 통장으로 비자금 조성 -
홈리스 명의도용 피해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하라!
부산상호저축은행그룹의 비리사건으로 여론이 뜨겁다. 이 비리사건은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으로 출발했던 ‘저축은행’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설치된 금감원이 그 배후에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가 경악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들이 비리를 위한 도구로 노숙인과 행방불명자들을 이용했다는 데 있다. 11~12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노숙인, 행방불명자 명의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조성된 돈은 금융감독원 등에 로비 목적으로 유입됐으며, 그 규모가 수 십 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서민’과 ‘공정’을 표방하는 부산저축은행과 금융감독원은 홈리스들이 겪고 있는 극한의 빈곤을 자금 세탁의 안전지대로 활용하는 파렴치한 작태를 벌인 것이다.
본 사태는 부패한 저축은행과 금융감독기관 양자의 문제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홈리스들을 범죄의 도구로 선택한 이유에 주목해야 하며, 그것은 홈리스들이 지원을 요청할 수도 피해를 파악할 수도 없는 철저한 사각지대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강박증, 우울증 등 3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김 모씨는 작년 노숙생활을 하던 중 직업알선을 미끼로 접근한 브로커에게 유인 당해 합숙소에서 감금, 강제로 대포통장을 10개나 개설하게 되었다. 그 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가해자 인적사항을 모르니 도와줄 수 없다며 진정서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쪽방에 거주하던 손 모씨는 귀농을 미끼로 접근한 이들에게 속아 통장을 만들어 줘 2009년 3월 벌금형을 선고받아 매달 30만 원씩 벌금을 납부하느라 기초생활수급비로 지내던 쪽방에서조차 쫓겨나야 했다. 비단 대포통장 만이 아니다. 홈리스 생활자들은 대포차, 바지사장, 부동산명의신탁 등 다양한 형태의 명의도용 피해에 노출돼 있다. 2006년도 본 단체 자체조사 결과 홈리스 생활자 네 명 중 한 명은 명의도용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명의도용 피해는 점차 늘어나는 반면 제도적 해결책이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누적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번 부산상호저축은행과 금융감독원의 금융비리 사건은 사건 자체의 해결을 넘어 그동안 방치되었던 홈리스 명의도용 범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반성적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검찰은 홈리스 명의 대포통장이 개설된 경로를 파악하고, 그에 가담한 범죄 고리들을 밝혀 유사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통장 명의를 도용당한 홈리스에 대한 신용상의 불이익과 같은 피해를 해결하고, 명의도용 피해자들이 형사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지원, 홈리스 인권단체 등과 연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다 장기적 대책 역시 필요하다. 경찰은 주요 홈리스 생활지역을 중심으로 홈리스에 대한 치안지원서비스 제공을 통해, 공공역사와 같은 주요 홈리스 생활지를 근거로 한 명의도용 범죄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복지부 역시 이번 달 공포될 ‘노숙인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시행규칙을 제정함에 있어 명의도용 범죄 피해 예방과 해결을 포함한 홈리스들의 안전보장 위한 조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정부 부처 간 공조를 통해 명의 도용 피해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명의도용에 취약한 각종 제도, 법률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 역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부산상호저축은행그룹의 금융비리 사건은 금융세계화에 따라 서민금융이라는 당초 기능이 불가능했던 저축은행의 투기적 운영 구조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비리 당사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 이 구조를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유사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포통장과 같은 홈리스에 대한 명의도용 대책은 그 미끼로 작용하고 있는 홈리스들의 생계, 주거, 고용의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결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다. 홈리스 생활 현장에서 작동하는 명의도용 예방,해결대책과 함께 홈리스 생활자에 대한 복지지원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2011. 5. 13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부산실직노숙자자활추진위원회, 홈리스행동
첫댓글 하려고 했는 데 발목을 잡은 것은 홈리스행동입니다.
인정하실 건 인정하시죠.
처음엔 뭘하려고 했는 지 몰랐으나, 나중에는 알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미안하다 오해였다는 정도의 표현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리고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홈리스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제가 쓰려고 했던 메스는 피를 본다고 안된다 하더니
홈리스행동에서는 작두날을 빼다 쓰자는 것 같은데요.
하여간 정보는 감사히 쓰겠습니다.
그런 보도가 났다니 찾아봐야겠네요.
그렇겠죠. 홈리스들이 대출불가자란 블랙리스트를 달면 대출은 안 일어나고, 이번 같은 자금세탁 창구로 이용되지도 않았겠죠. 허나, 지금도 금융자본은 홈리스 상태를 악용해 변태경제를 만들어내는데 대출불가자란 블랙코드는 얼마나 악의적으로 활용해 먹을까요? 여전히 순진한 생각을 갖고 계신다니 놀랍네요
"고인 물은 썩는다"는 명제를 과잉 적용하게 되면 냉장고 안에 담아 둔 식수통의 물은 마실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복심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자는 말에
항생제는 몸에 나쁘니 먹지 말자고 한다면, 무엇으로 염증을 치료해야 하는지요?
한 번 염증에 평생 항생제를 강제 투입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먼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법체계,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것마저 믿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겁니다.
역시나 법을 통한 제도적인 방지책 마련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기존의 법을 믿을 수 없는 데 새로운 법은 가능하다는 모순에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