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8.2봉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독한 담배연기에 밀려 일찍 나와 저번 주에 들렸던 식당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6시 10분 합천행 버스를 탄다.
쌍백에서 택시를 타고 아등재가 올려다보이는 33번국도변에 내려 전에 내려왔었던 산등성이로 올라 능선으로 붙으니 확인차 달아놓았던 표지기가 반갑게 맞아준다.
아등재에서 남쪽으로 1km정도 더 진행했었던 안부를 넘어서면 간벌된 나무들이 사방을 덮고있어 능선도 파악이 안되고 지능선들이 자주 갈라져 신경이 쓰인다.
남쪽으로 이어지던 능선이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점차 길이 좋아지고 마을로 내려가는 뚜렸한 우회로를 피해서 폐무덤들이 있는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무성한 억새속에 삼각점이 숨어있는 368.2봉에 오르니 나뭇가지사이로 멀리 황매산이 보이고 맞은 편으로는 기맥에서 떨어져있는 만지산과 외고지산이 제법 우뚝한 산세를 자랑한다.
- 성현산
지저분하게 썩은 나무들이 널려있는 묵은 길을 지나서 흐릿한 안부를 넘고 남동으로 방향을 잡아 쓰러진 나무들을 우회하며 잡목들을 헤친다.
어둠침침한 낙엽송림을 올라 381.6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를 지나서 왼쪽 사면으로 잘 나있는 길을 따라가면 대곡리와 청계리를 잇는 한실재가 나오는데 저번 주에 여기까지 진행하려고 했었던 곳이다.
안부를 넘어 오른쪽으로 나타나는 철망을 따라 억새밭이 우거진 송전탑을 지나서 길도 없는 빽빽한 잡목지대를 올라가니 시야가 트이면서 황매산에서 이어져 오는 기맥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공터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면 왼쪽 만지산으로도 길이 뚜렸하고 기맥은 오른쪽인 서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는데 국제신문의 표지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한실저수지를 내려다보며 뚝 떨어지는 사면을 내려가 48번 송전탑이 서있는 성현산(481m)에 오르니 억새들만 무성하고 따사한 한줌 햇살은 추위와 외로움에 지친 여린 산객을 위로해준다.
▲ 한실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황매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지산
▲ 송전탑이 서있는 성현산 정상
- 556.5봉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양지바른 무덤을 만나고 송전탑을 두번 지나서 억새와 잔솔지대를 헤치며 송전탑이 약간 비껴 서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험한 까시덤불지대를 통과하고 연두색 헝겊이 걸려있는 잘 나있는 길을 따라가다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왼쪽 사면으로 꺽어져 대현리와 평촌리를 잇는 1041번 지방도로상의 한티재로 내려가니 휑한 도로에는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곧 바로 임도옆의 능선으로 진입하면 표지기들이 여럿 보이고 까시덤불과 잡목들을 헤쳐가며 어렵게 송림으로 올라가니 점차 길이 좋아진다.
촘촘하게 달려있는 국제신문의 표지기따라 급한 능선을 올려쳐 556.5봉에 오르니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옆의 바위에서는 황매산의 전경이 잘 보이고 발밑으로 안계리일대가 훤하게 펼쳐진다.
나무밑에서 바람을 피해 김밥 한줄과 소주 한잔으로 점심을 먹고 남서쪽으로 내려가 헬기장을 지나서 622봉에 오르니 암릉들이 나오고 역시 조망이 좋다.
▲ 한티재
▲ 556.5봉에서 내려다본 안계리와 멀리 황매산
- 산성산
양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전면으로 산성산이 우뚝 솟아있고 송전탑들을 지나며 이어지는 기맥의 흐름이 잘 보인다.
성터같은 너덜지대를 지나고 10여미터 벼랑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니 철조망이 나오고 송림사이로 편안한 등로가 이어져 뛰듯이 빨리 진행한다.
좋은 길은 왼쪽으로 꺽어져 마을로 내려가고 잡목들을 잠시 헤치며 오랫만에 탱자나무 군락지를 만나서 송전탑을 보며 남쪽으로 꺽어져 외초리와 벽계리를 잇는 뚜렸한 억새안부로 떨어진다.
안부를 넘으면 산악회들의 표지기들이 나타나고 일반등로로 이용되는 탄탄한 산길을 올라가다 목장철선을 만나서 낡은 목책을 통과한다.
빽빽한 관목들을 따라 억새가 꽉 찬 헬기장을 지나서 산성산(741.4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삼가807/1988재설)이 있고 자굴산으로 이어지는 억새지대가 광활하게 펼쳐져 가슴이 시원해진다.
▲ 암릉에서 바라본 산성산과 뒤의 자굴산
▲ 산성산에서 바라본 한우산과 자굴산
- 한우산
가슴을 활짝 열고 억새들이 출렁거리는 기분좋은 길을 따라가면 산성산을 두른 암벽들이 멋지게 보이고 등로는 암릉이 있는 636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며 이어진다.
찬바람 불어오는 능선따라 활공장 안내판이 서있는 헬기장을 지나서 836봉에 오르니 자굴산이 지척에 서있고 왼쪽으로 더 낮은 한우산이 내려다보이며 응봉산을 지나 우봉산으로 이어지는 우봉지맥의 산줄기가 낮게 갈라져 나간다.
왼쪽 임도광장으로 떨어져서 철쭉지대를 지나 낮으막한 한우산(766m) 정상에 오르니 억새속에 표지기 몇개만 바람에 날리고있지만 실제적으로 남강의 북쪽 울타리를 경계짓는 산줄기는 여기에서 응봉산과 우봉산을 지나 낮은 구릉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길다랗게 임도가 지나가는 남강기맥의 산줄기를 한동안 바라보다 자굴산과 집현산으로 이어지는 유장한 산줄기를 택한 선답자들의 심정을 생각하며 위압적으로 지켜보고 서있는 자굴산을 향한다.
▲ 뒤돌아본 산성산
▲ 836봉 정상
▲ 836봉에서 바라본 중앙의 한우산
▲ 836봉에서 바라본 우봉지맥
▲ 한우산에서 바라본 자굴산
- 자굴산
남쪽으로 뚜렸한 등로를 따라가면 바위지대들이 나오고 앞에 자굴산의 커다란 실루엣이 가로막고있으며 찬바람은 쉴새없이 불어와 갈길 바쁜 산객을 초조하게 만든다.
자굴산 허리를 허무는 공사현장을 내려다보며 급하게 쇠목재 임도로 떨어지고 임도를 피해 바로 산으로 들어가니 역시 뚜렸한 등로가 연결된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다 임도와 만나고 임도따라 가다 산길로 들어가도 다시 임도와 만나며 산길은 좁아져 뾰족한 정상으로 향한다.
바위지대의 철계단을 지나고 가파른 능선따라 자굴산(897.0m) 정상에 오르면 넓은 공터에는 일등삼각점(삼가11/1991재설)이 있고 커다란 정상석이 턱하니 서있어 의령인들의 기상을 이야기해 준다.
찬바람부는 맨땅에 앉아 남은 김밥에 소주 한잔 마시고 좌골티재로 떨어지는 능선을 확인하며 머리재까지 갈 시간이 되는지 계산을 하고 바삐 배낭을 집는다.
▲ 자굴산 정상
- 500.9봉
백련사와 이어지는 반대쪽 능선상의 쉼터를 바라보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기맥으로 내려가 돌탑을 만나고 내초리라 쓰인 이정목들을 지난다.
밧줄달린 바위지대를 내려와 이정목에 써래봉이라 쓰인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해 내려가니 일단의 젋은이들이 가뿐 숨을 내쉬며 올라오다 인사를 건넨다.
마른 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뚝 떨어지는 길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행정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꾸불꾸불한 도로가 산허리를 올라온다.
무덤들을 지나서 1013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좌골티재로 내려가니 자굴산 등산로 이정석이 서있고 오른쪽으로 마을이 가깝게 보인다.
능선으로 바로 붙어 흐릿한 등로따라 어둠침침한 잡목숲을 가파르게 오르고 한굽이 더 올라 삼각점(삼가480/1988재설)이 있는 500.9봉을 넘어 서쪽으로 내려가면 약간 시야가 트이며 머리재로 이어지는 능선의 윤곽이 가늠된다.
▲ 좌골티재
- 머리재
봉우리들을 넘고 울창한 잡목들을 헤치며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잘 찾아 내려가니 홈통길이 지나가는 안부가 나온다.
안부를 넘어 봉우리에 오르고 머리재를 향하여 남쪽으로 꺽어지는 갈림길을 찾으며 어둑어둑해지는 숲을 바삐 따라간다.
세번째 낮은 봉우리에 닿으면 남쪽으로 능선이 갈라져나가고 망룡산을 바라보며 뚝 떨어지는 산길을 내려가면 박성태님의 오래된 표지기 한장이 꺽어진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다.
무덤들을 지나고 시멘트도로와 만나서 20번국도가 지나가는 머리재로 내려서니 '대의고개 쉼터' 입간판이 서있고 맞은편에 만경주유소가 보인다.
의령택시를 부르고 산을 좋아한다는 휴게소의 젊은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고있으려니 기맥의 산자락에는 금방 실한 어둠이 몰려온다.
첫댓글 남강기맥이나 토요일 다녀온 능선이나 낮은 산군임에도 조망권이 대단 하더군요^^,,수고 하셨습니다
남강기맥상의 한우산 근방도 미타산과 더불어 조망이 대단히 좋습니다. 다음에는 꼭 메표 막걸리를 마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