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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행기>
40일간의 남아메리카 여행 17
- 땅끝마을, 우수아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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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5~4.17)
비글해협 '우수아이아 만 Bahia Ushuaia '의 아침 노을
The End of the World
전라남도 해남에는 한반도 최남단 '땅끝 마을'이 있다.
이 땅끝 마을에서 서울까지 천리(약400km) 길,
남아메리카 남부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에도 땅끝 마을이 있다.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우수아이아"가 그곳이다.
서울에서 이곳까지는 얼마나 될까? 무려 15,811km, 4만리 길이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끝, 마젤란 해협 너머에 '티에라 델 푸에고 Tierra Del Fuego'섬이 있다. 남극으로 가는 길목 |
파타고니아의 끝 "티에라 델 푸에고"섬의 우수아이아.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쪽은 삼각형의 고위도 지역으로 파타고니아라 불린다. 동쪽으로는 대서양, 서쪽으로는 안데스 산맥, 북쪽으로는 콜로라도 강, 남쪽으로는 코이그 강을 경계로 하는 지역이다. 거센 편서풍이 안데스 산맥에 부딪혀 비가 많이 내리고 그로 인해 대규모의 빙하가 형성된 이곳은 남극, 그린란드와 더불어 3대 빙하지역이다. 이 지역의 호수들이 아름다운 옥색을 띄는 이유도 이 빙하가 녹아 흘러들기 때문이다.
여행 24일차(2015.4.15 수요일) 아침 10시 20분,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을 이륙한 란항공의 작은 항공기가 방대한 아르헨티나 팜파스 평원과 파타고니아 고원지대를 지나고 마젤란 해협을 건너 "티에라 델 푸에고"의 주도(州都) 우수아이아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약 3시간 40여 분이 걸렸다.
비행기를 타고 우수아이아를 향하는 내내 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아르헨티나의 대자연은 티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다. 팜파스 대평원을 지나고, 파타고니아 고원지대를 지나 16세기 이래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던 물길, 마젤란 해협에 이르렀다. 좁은 곶부리를 이용해 배로 건너면 30분이면 충분하다는 바닷길이지만 해협을 흐르는 검푸른 물결은 당시 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탐험에 나섰던 탐험가들의 고된 나날을 떠오르게 했다. 하지만 그런 상념도 잠시, 연이어 다가온 "티에라 델 푸에고"섬의 흰 눈 덮인 높은 산들과 깊숙한 계곡, 그 사이를 흐르는 크고 작은 빙하 강Glacier Water들의 모습은 앞으로 이 땅이 견뎌야 할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말해주고 있었다.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은 남미 대륙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안데스 산맥이 남쪽으로 이어지다 바닷길(마젤란 해협)로 끝어진 곳 아래에 남은 섬으로, 1520년 마젤란이 해협을 통과하면서 인류의 기록에 등장한 땅이다. 원래 이 섬은 빙하기에는 파타고니아 본토와 이어져 있었던 것인데 해수면의 상승으로 낮은 지역이 바다에 잠기면서 마젤란 해협이 형성되자 섬으로 분리되었다. 이 섬이 'Tierra del Fuego 불의 땅'이라 불리는 이유는 마젤란이 해협을 지나면서 원주민들의 밝힌 횃불을 보고 언급한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이 섬이 16세기 마젤란에 의해 발견되기는 했어도 실제로 문명세계에 알려진 것은 1832년 다윈의 비글호 항해 이후였다. 다윈이 이 섬의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연극에 나오는 악마를 닮은, 지상에서 가장 비참한 종족 중의 하나"라고 했을 만큼 이 섬의 초기 원주민들은 삶은 궁핍했다. 하지만 그 삶의 처지와는 달리 이들은 물개나 고래를 잡는 사람들과 교류가 많아 영어나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어느 정도 문명화된 종족이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 섬의 가장 남쪽 끝, 비글해협의 북쪽 연안에 우수아이아가 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가장 남쪽 끝에 있다는 도시(실상은 비글해협 남쪽 연안에 있는 칠레의 도시 "푸에르토 윌리암스"가 지구 최남단의 도시이기는 하지만...)로 익히 알려진 우수아이아는 1870년 영국 선교사 와스티 H.스털링이 들어와 처음 정착을 시작했고, 1884년 아르헨티나 해군기지가 세워졌다. 이후 이 섬이 칠레 령(서쪽 2/3)과 아르헨티나 령(동쪽1/3)으로 확정된 1893년에 우수아이아는 이 섬의 주도州都가 되었다. (1879년 당시, 칠레는 페루-볼리비아 연합군과 태평양 전쟁을 치루고 있었는데, 아르헨티나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칠레로부터 총 한방 쏘지 않고 안데스 산맥의 동쪽 파타고니아 지역을 얻어냈다)
아르헨티나 본토와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을 가르는 마젤란 해협.
마젤란 해협은 1520년 포르투갈 출신의 항해가 마젤란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이 해협은 길이가 560km에 이르고, 폭은 좁은 곳이 3km, 넓은 곳이 32km에 이른다. 1914년 파나마 운하가 열리기 전까지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주요 항로였다.
만년설이 덮힌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의 산봉우리들 가운데로 비글해협이 지나고 있다, 이 해협은 19세기 피츠로이 함장이 지휘하고 영국의 생물학자 다윈이 탑승한 탐사선 '비글호 The Beagle'가 이 해협을 지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수아이아 공항. 마치 유명 건축 디자인 상이라도 받았음직한 멋진 외관을 지녔다.
비수기여서인지 마치 지방 공항과도 같이 한적한 우수아이아 공항을 나서자 바람이 거셌다. 역시 남극이 가까운 지구 최남단의 땅임에 틀림이 없었다. 바람을 피해 서둘러 공항에 줄지어 선 택시를 불러 타고 숙소를 향했다.
우수아이아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 흰눈으로 덮인 높은 산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우수아이아의 메인 도로인 "산 마르틴 거리 Av. San Martin"
숙소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여행을 위해 우수아이아 도심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는 메인 도로인 산 마르틴 거리와 Luise Piedrabuena거리가 만나는 네거리 코너에 있어 숙소 문을 나서면 바로 시내였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였기 때문에 대략적인 투어 코스는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대략 알아야 했으므로 배낭여행자들에게 도시 탐색은 생략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숙소에서부터 산 마르틴 거리를 따라 가면서 면세점, 우체국, 테마박물관 등을 익혔고, 이곳의 인기 먹거리인 킹크랩 전문점과 양고기 전문 레스토랑도 기억했다. 그리고 내일 예정한 비글해협의 투어를 위해 바닷가로 가 투어사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미리 알아두어야 내일 투어에 지장이 없을 테니까,,,,
산 마르틴 거리. 잘 정돈된 거리는 여행자의 기분을 상큼하게 했다.
투어선사들이 모여있는 비글해협의 '우수아이아 만 Bahia Ushuaia ' 인포메이션 센터와 길 옆에 서 있는 하늘색 2층 시내 투어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비글해협 투어사들이 모여있는 '우수아이아 만 Bahia Ushuaia'. 'Fin del Mundo' 세상의 끝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비글해협 투어를 위해 '우수아이아 만 Bahia Ushuaia '을 나서고 있는 투어선
비글해협 투어를 운영하는 여행사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우연은 필연이었다. 여행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러했기에 여행하는 내내 기대와 설렘을 동행 삼아 풍요로운 여행을 즐길 수가 있었는데 그 하나의 우연이 우수아이아에서도 있었다.
아직 겨울은 아니었지만 빙하의 도시인 이곳은 이미 겨울을 향하고 있었기에 바람도 세차고 날씨도 쌀쌀했다. 그러나 이제 막 우수아이아에 도착한 일행들은 가볍게 도시를 둘러보기 나선 걸음이어서 대부분 슬리퍼에 가벼운 옷차림이었는데, 투어사에 들러 일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금 당장 여섯명을 모아 투어에 나서면 20% 할인을 해주겠노라는 갑작스런 제의를 받게 되었다.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 20%는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이곳에 머무는 일정도 넉넉하지 않으니 지금 비글해협 투어를 하고 나면 내일부터 일정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뒤따랐다.
잠시 의논 끝에 즉석에서 비글해협 투어 희망자 8명이 모아졌다. 추위에 워낙 민감한 우리 부부는 옷을 얇게 입은 데다 투어할 준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기에 동참하지 않았는데, 실상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평귄과 물개들, 붉은색 등대를 보고 돌아오는 투어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대신 그 보다는 도시를 감싸고 있는 마르티알 빙하 Glaciar Martial 트레킹에 더 깊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오후 4시,
비글해협 투어에 나설 일행들을 남겨두고 인포메이션 센터 앞에 있는 100년 된 레스토랑이자 빵집, 그리고 박물관인 "Ramos Generales"에 들어가 우수아이아 방문 신고식을 했다. 어디서도 빠질 수 없는 생맥주를 비롯하여 각자의 취향대로, 이름도 모르고 내용도 모르는 음식들을 주문했고, 결국 가장 우려했던 상황을 맞았다. 비위가 제일 좋다는 일행조차도 고개를 돌려버린 음식, 메뉴판에 있는 두 가지 음식을 섞어 달라고 주문한 것이었는데, 주문받던 웨이트리스가 의심의 표정으로 재차 확인하고 또 확인하더니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을 마쳐 깨닫지 못했던 결과였다.
우수아이아 인포메이션 센터 앞 Maipu 거리의 100년 된 레스토랑겸 빵집인 " "Ramos Generales". 오래된 버너 등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도 겸하고 있는데 분위기 좋은 곳이다.
마르티알 빙하 트레킹
웃고 즐기던 카페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다 갑자기 일행들 의견이 모아졌다. 지금부터 마르티알 빙하 트레킹 어때? 모두들 오케이, 그 길로 숙소에 들어가 따뜻하게 옷을 입고 장갑과 플래시를 챙겨들었다. 오후 5시, 마르티알 빙하로 가는 길이 어딘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 숙소 뒤편의 길을 따라 걸었다. 묻고 또 묻고,,,,,,택시를 타면 금방이라는 마르띠알 빙하로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마르티알 빙하 가는 길
우수아이아에는 쓰레기통이 지상에 있다. 집 없는 개와 고양이들이 쓰레기를 마구 뒤집어 놓기 때문.
만년설이 덮힌 높은 산들이 바로 집 뒤뜰에 들어와 앉은 모습이다.
빙하 가는 길에 만난 아름다운 집들. 아기자기하고 울긋불긋한 예쁜 집들이 동화의 나라를 이루고 있었다.
우수아이아 3번 도로 상에 있는 마르티알 빙하로 가는 길의 로터리.
묻고 물어 다다른 3번 도로 상의 로터리. 이곳에서 오른 쪽 산을 향해 난 Marcos Zar 길로 들어서서 언덕길을 잠시 오르면 삼거리가 있다, 그곳에서 다시 왼쪽으로 난 Luis Fernado Martial 길을 타고 가면 이 길의 끝에 있는 "Pista del Esqui 스키 리프트"가 있는 곳에 이른다. 마르티알 빙하는 그곳에서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다시 등산로를 한두 시간을 걸어야 했다.
늦은 시간 출발을 했기 때문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이 시간에 빙하를 오르기는 무리였다. 하지만 일단 길을 나섰으니 갈 수 있는 곳까지 가기로 했다.
마르티알 빙하 가는 길의 알토스 호텔
계절을 잊은 야생의 꽃들이 낯선 이방인의 발길을 반겨준다.
이곳에서는 호텔 입구에 있는 안내소조차도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
마르티알 빙하 가는 길목의 Las Hayas Ushuaia Resort
흰 눈이 덮힌 산봉우리와 단풍, 그 멋스러움을 사진에 온전히 담지 못하는 것은 능력의 한계 때문이다.
스키리프트가 있는 곳까지는 택시로 가면 시내에서 불과 10여 분이면 갈 수가 있다. 그러나 걸어서는 시간을 잴 수가 없다. 부지런히 걷는다면 서너 시간이면 족할 일이지만 걷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주변의 자연과 동행한다는 의미이니 그 길에 물리적 시간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까?
마르티알 빙하 트레킹을 나서면서도 이 길이 이렇게 아름다운 길인지는 미쳐 몰랐었다. 하지만 산 위로 오르면 오를수록 짙어지는 단풍과 빙하가 녹아 흐르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 만년설이 덮인 흰 봉우리들을 맞이하는 순간마다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오직 아~ 그뿐이었다.
4월 중순, 이곳은 이미 겨울에 접어들었지만 진한 단풍과 흰 설산이 멋진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마르티알 빙하를 향해 걸어오르는 도중, 비글해협의 우수아이아 만에 석양이 지고 있다.
마르티알 빙하로 가는 길은 울긋불긋한 단풍이 짙게 물든 산허리를 돌고 돌고 돌아서 간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마르티알 빙하,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도로의 마지막 지점, 스키 리조트가 있는 곳.
리프트 Pista del Esqui가 있는 곳. 마르티알 빙하의 실질적인 시작점이다
마르티알 빙하를 가려면 이곳에서 다시 리프트를 타야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산 아래에서 리프트를 타는 줄로만 알고 언제 리프트가 나오는지 찾아 헤매였는데 결국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늦은 시간이어서 마르티알 빙하로 가는 리프트는 운행하지 않았다. 정상적이라면 이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15분 이상 가서 다시 등산로를 한두 시간 걸어야 빙하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시간이 저녁 7시를 훨쩍 넘었으니 더 이상 길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했다. 굳이 빙하를 만나지 않는다 해도 지금까지 눈에 담고 가슴에 새긴 풍경으로도 행복했다.
Cumbre del Martial 호텔. 하룻밤 숙박비가 40만원이 넘는 곳이다.
이 호텔에 맛있는 초콜릿이 있다고 했다. 잠시 휴식도 취하고 맛있는 초콜라테도 맛볼겸해서 카페로 들어갔는데 기다려도 주문을 받으러 오는 이가 없다. 하지만 재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했으니 잠자코 기다렸다가 다가온 직원에게 메뉴판에 있는 시원한 슬러시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 슬러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시원한 그 슬러시가 아니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다 통하는, 얼음을 갈아 만든 그 시원한 슬러시가 아니라 뜨거운 음료에 우유가 곁들여진 핫 음료였다. 메뉴를 가리키며 '슬러시' 맞느냐고 물으니 맞단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시원한 음료를 기대했다가 가슴만 더 답답해졌다. 추운 동네여서 그랬던가 보았다.
호텔의 기념품 코너
잠시 휴식을 한 다음 이제 다시 산을 내려가야하는데 이미 사방은 진한 어둠이 내려 앉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소수의 인원으로 이 어두운 산길을 걷는다면 어땠을까? 다행히 적지 않은 일행이 함께 동행을 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트면 그 비싼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새울뻔 했다.
산속의 어둠에 잠긴 Hotel los Acebos
조명 속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Las Hayas Ushuaia Resort
우수아이아의 야경
밤 9시 40분, 피곤에 지친 몸으로 숙소 인근의 마트에 도착했다. 오후 다섯 시에 빙하 투어를 시작해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서 갔다온 마르티알 빙하 투어는 정작 본격적인 트레킹은 해보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으면서도 무려 5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하지만 오르고 내리는 중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들로 인해 그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내에서 택시로 가면 불과 10~20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올라 가기를 추천한다.
마트에 들러 간단한 저녁 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와 늦은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코를 골았다. 비글해협 투어에 나선 일행들이 투어를 잘 마쳤는지 어떠했는지 물어보지도 못한 채,,
우수아이아의 아침 노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간밤의 피로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변화무쌍하다는 우수아이아의 날씨가 유난히도 맑기에 서둘러 카메라를 둘러메고 숙소를 나서 해안으로 길을 잡는데 때마침 우수아이아를 둘러싸고 있는 설산 위로 붉은 해가 솟아올랐다.
그러자 바다 먼 곳에서부터 붉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산 위의 흰 만년설과 산 아래의 짙은 어둠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냈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산책에 나선 여행자에게 우수아이아는 그야말로 황홀한 아침 풍광을 선사했다. 인간의 재능이 제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감히 이 자연의 형언할 수 없는 빛깔을 결코 빚어내지는 못하리라.
비글해협 '우수아이아 만 Bahia Ushuaia '의 아침 노을. 동녘에 해가 뜨자 바다 먼 곳으로부터 노을이 시작됐다.
산 아래 마을은 높은 산봉우리에 가려 여전히 어둠이 가시지 않은 채 붉은 여명만 가득하다
아침 햇살이 산허리를 넘기 시작하자 도시가 서서히 밝아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우수아이아 만의 아침 노을은 1957년 이곳에서 난파한 세인트 크리스토퍼 호를 서서히 어둠에서 벗겨내고 있었다.
우수아이아만의 난파선, 세인트 크리스토퍼 호
우수아이아 만의 아침의 조화는 오묘했다. 붉은 기운이 서서히 퍼지다 순간 사라지더니 다시 어둠이 내리면서 아침 노을이 사라져버렸다. 불과 몇 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이런 조화는 지극히 우연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행운이었다.
아침 해가 산 위로 불끈 솟아오르자 조금 전까지만해도 노을에 잠겼던 도시가 일순 환하게 밝아졌다.
낯선 땅에서 멋진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은 언제나 신선한 일이었다.
오늘은 이 멀고 먼 남쪽 땅에서 과연 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했다.
가벼운 설레임을 안고 우수아이아의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는 날이다.
첫댓글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잘봤습니다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저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비용이 어느정도 들었는지 한국에서 출발 부터 한번 참고로 올려주시겟습니까
파타고니아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단체 배낭여행이었기는 하지만 숙소라든지 이동 교퉁편 등에 따라 비용 편차가 제법 났던 것으로 압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대략 천만원 정도 들었습니다만 다른 일행들은 훨씬 적게 들었다고 하더군요.
40일간 한달 하고 10일인데 오고 가는데 4일 빼면 거의 한달 정도 잡앗는 여행이군요 .약 만불의 여행인데
금액이 놀랐습니다 아르헨티나 여행이 만만치 않군요 미국에서 명문대 나와서 초봉해야 4만불에서 받으면 그것도 좋은 시작이라 하는데 일생 일대의 여행 플렌을 세워야 할것 같습니다 여행사를 안통하는방법을 연구하여봐야 하겟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아야 3천불 정도 하면 안되는가 하엿는데 북미에서(애틀란타) 출발하면 얼마될지 한번 점검해 봐야 겟습니다 감사합니다.호텔 40만원 하는곳 정말 놀랐습니다....아르헨티나 참 경제적으로 어려운나라 으로 아는데 물가는 대단하네요
북미에서 출발하면 아마 그보다는 훨씬 덜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잘 구상하셔서 멋진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
너무멋진 사진들 감상 잘하고 갑니다
아침노을~!
헉 하고 숨이 막힙니다
스페인 여행담에 이어서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읽고 또 참고 하겠습니다.
준비하여서 몇 년후에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