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모으는 사람을 '수집가'라고 해요.
어떤 사람은 우표를 모으고
어떤 사람은 동전을 모아요.
돌멩이를 모으기도 하고
예술품을 모으기도 하지요.
그런데 제롬은 뭘 모으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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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을 모아요.
이야기를 듣다가
왠지 관심이 가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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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눈길을 끄는 단어
책을 읽다가
문장 속에사 톡 튀어나오는 단어
(앙앙~시선은 책에 둔 채 왼 손으로 메모하는 모습 넘 구엽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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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지는 말
소중한 단어
노래 같은 단어
무슨 뜻인지 통 모를 낱말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단어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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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의 낱말책은 나날이 두툼해졌어요.
수집한 단어가 많아지자 제롬은 분류를 시작했어요.
날씨, 식물, 감정, 외국어...
그런데 어느 날 낱말책들을 옮기다가
책들이 와르르 무너져
단어들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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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옆에 밀라노,
파랑 옆에 초콜릿, 슬픔 옆에 꿈...
생강 실종,
헛된 구름,
침묵의 오케스트라...
제롬은 낱말들을 모두 줄에 매달았어요.
나란히 있으리라 상상도 안 해 본 단어들.
제롬은 그 단어들로 시를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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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은 간단해도 아주 힘이 셌어요.
제롬은 더 많은 낱말을 모았어요.
더 많은 낱말을 알게 될수록
여러 생각과 느낌과 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어느 날.
제롬들은 낱말을 모두 수레에 싣고
가장 높은 산으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더 얘기하고 싶지만 출판사에 혼날까 무서우니
꾹 참고
책의 뒷면지로 인사를 대신하며
이만 총총...
(*이상, 갈색 글씨: 본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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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단어에 손을 뻗어 봐.
네가 누구인지 세상에 말해 봐.
그러면 세상은 더 멋진 곳이 될 거야.
-피터 레이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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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레이놀즈/ 단어수집가/ 김경연 옮김/ 문학동네
첫댓글 저도 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기분을 좋게 하는 말들을 수집하고 싶네요^^
이립님의 정다운 댓글이
이 순간
저를 기분 좋게 합니다~^^
앙앙,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가 넘 재미나서 눈을 책에 고정시킨 채
낱말 카드에 옮겨 적는 저 모습 귀엽 귀엽^^ (공감이요~)
우리도 살면서 수많은 단어를 모으며 사는 게 분명해요.
오늘 저는 봄시내 님 덕분에 수첩에 그림책 한 권을 추가해 봅니다. ^^
'봄시내' 닉도 참 이쁜~
'나란히 있으리라 상상도 안 해 본 단어들'
이란 대목에서
생각이 오래 머물렀어요~^^
@봄시내 '생강 실종' '헛된 구름'에서 씩 웃음이 났다가, '침묵의 오케스트라'에서 멈칫~
멋졌음요...
'나란히 있으리라 상상도 안 해 본 단어들' 그게 시라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