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 프리미엄이 없거나 심지어 분양가 보다 시세가 낮은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어 암울한 부동산 경기를 드러내고 있다. 깡통아파트는 그동안 입지조건이 열악한 소규모 단지나 브랜드가 떨어진 단지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단지차원을 넘어 시내 전체로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일 광주시내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깡통아파트는 남구 주월동, 북구 두암·용봉·운암동, 광산구 산월·신창동, 등 외곽에 위치한 9개 단지에서 집중 발생했다. 그러나 올 들어 최근에는 이들 지역 외에 서구 풍암·금호동과 현대 아이파크, 한국아델리움 2차 등 입지조건이 좋거나 브랜드가 높은 곳에서까지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다. 깡통아파트 시세차에 있어서도 지난해의 경우 기껏해야 가격 변동이 없거나 100만원 하락한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최고 2천700만원까지 떨어진 곳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분양해 2006년 7월 입주한 서구 금호동 165㎡(50평형) '코아루'의 경우 당시 2억5천50만원이던 분양가가 1천550원 하락한 2억3천5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된 상태다. 재개발 열기를 타고 분양 봇물을 이뤘던 운암동은 평수 구별 없이 상당 물량의 '깡통아파트'가 나오고 있으나 거래되는 매물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구 운암동 '운암산 현대 IPARK' 198㎡(60평형)는 로열층이 분양가 보다 1천200만원이, 비로열층은 2천만원 가량 싼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소형 아파트인 북구 운암1동 82.5㎡(25평형) '벽산블루밍'은 14층 로열층임에도 불구, 1억3천400만원이던 분양권이 무려 1천400만원이 싼 가격에 내 놓은 상태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러한 '깡통아파트 도시'의 탄생은 지역 수요를 무시한 공급과잉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004년 당시 광주지역 주택보급률은 103%(건교부 통계)에 달했음에도 업체들이 '분양권 전매'를 내세워 앞다퉈 공급에 나선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광주시내에서 분양중인 아파트는 88개 단지에서 총 8만8천807세대가 분양중에 있으나, 이 가운데 미분양아파트는 9만 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까지 총 20개 단지에서 5천325세대의 허가 신청이 집중된 바 있어 '깡통아파트 향후 전망은 극히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협회 김윤삼 광주지부장은 "분양업체들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마케팅을 펼치며 공급량을 늘렸던 것이 깡통아파트를 양산한 주 요인이다"며 "그럼에도 현재 광주시는 주택보급율 대비 미분양 아파트의 비중이 너무 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