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
|
총기 사고 다발 국가라면 단연 미국이다. 그것도 어린이, 고령자 등 가릴 줄 모른다. 지난 1월만 해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선 4세 남자애가 함께 놀던 동갑내기 여자애를 총격했다. 침대 밑의 총을 발견, 만지작거리던 참이었다. 작년 8월 같은 미시간 주에서는 또 자살이 뭔지도 모르는 세 살짜리가 자신의 머리에 오발, 숨을 거뒀다. 벽장에서 발견한 권총이 문제였다. 꼬마 총기 사고의 예는 끝도 없다. 작년 6월 미국 서부 애리조나 주 프레스코트(Prescott) 경찰은 "아빠와 함께 친구 집에 갔던 네 살짜리가 아빠(35)를 쏴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고 작년 4월 켄터키 주에서는 5세 아이가 두 살짜리 여동생을 쏴버렸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 흉기를 전 년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것이다. 같은 달 뉴저지 주 톰즈리버(Toms River) 경찰은 또 "함께 놀던 6세 아이가 4세 아이 머리를 쐈다"고 발표했고….
꼬마들이 아니라 87세 노인까지 총기 사고를 벌이는 나라가 또한 미국이다. 그것도 제 손자(47)와 손자의 연인(28)을 쐈다는 게 지난 3월 뉴욕 시 수사당국 발표였다. 딸의 집 소유권을 싸고 손자와 다투다가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니 교내 또는 기타 장소의 청소년 총격 사건은 말할 것도 없다. 작년 3월 조지아 주 브룬스위크(Brunswick)에서는 17세, 14세 두 명이 돈을 뺏으려다 유모차의 유아를 살해한 사건까지 벌어졌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총기 사고는 또 있다. 지난 4월 21일 유타 주 솔트레이크(Salt Lake) 연방법정에선 형사재판 중 피고가 증인에게 달려들다가 연방보안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고 조지아 주에서는 '학교나 교회 갈 때 총을 소지해도 좋다'는 주법(州法)에 지난 4월 23일 네이선 딜 지사가 서명했다.
미국 문화를 가리켜 중국에서는 '창(槍) 문화'라고 한다. 화승총 따위 옛날 총이 아닌 요즘 총을 중국서는 槍이라고 부른다. 최전방인 고성 군부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건 불행한 일이지만 특정사회에 국한한 사건이라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등병도, 일등병도 아닌 제대 직전의 병장이 그랬다니 무슨 심각한 본태(本態)적 원인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