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에 하브루타 교육법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하는 비슷비슷한 논조의 글을 여기저기서 근래에 자주 보는 것 같아 이런 것에 대한 위험성을 간단하게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본래 하브루타(파트너와 짝을 지어서 토론하는 유대인의 탈무드 학습법 중 하나)는 유대 사회에서 종교교육(탈무드 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학습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실 유대인들의 교육법은 거의 종교(유대사상)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들의 지독한 자기 정체성 형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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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게 한국사회에서는 조금 희안하게 비틀려서 또 '영재교육비법' 비스무레하게 이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교육법을 전파하려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캐치 프레이즈로 걸고 있는 문구들을 보면 '노벨상을 휩쓰는 유대인들의 교육비결', '유대인처럼 성공할 수 있는 놀라운 학습법' 등의 자극적인(영재, 성공이 핵심 키워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쉐마교육이라는 것도 우리나라에 와서는 상당히 이상한 쪽으로 변질되었는데 보아하니 하브루타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사실 알고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지나치게 그 효과에 대해 과장하는 '사짜'들이 판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류의 흐름은 결국 '유대 사대주의'로 가는 길을 자연스럽게 열어 준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친 유대주의'는 확실하게 인식시켜 줍니다. 물론 이것은 반대로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저항감을 심어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이스라엘 혹은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는 문화, 학술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답을 정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자신의 말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학습방법]은 사실 유대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지간한 선진국이라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학습법입니다. 주입식 교육이 워낙 강한 우리나라에서나 뭔가 신선해 보이는 것 뿐이죠.
이런 교육법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이스라엘, 그리고 유대인의 특별한 성공비결]이라고 이해하는 관점이 위험한 겁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을 따라하는 것이 성공과 번영의 비결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배경사상이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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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한국교회가 덥썩덥썩 받아들이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가 [성공과 번영, 출세]같은 개념을 워낙 좋아하는 풍토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고 유대인과 이스라엘이라고 하면 그냥 뭐라도 되는지 알고 떠받드는 일종의 [종교 사대주의]가 강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육계나 기업 쪽에서 이런 쪽을 받아들이는 것은 - 그것도 썩 내키지는 않지만 - 뭐 학교나 회사라는 특성을 생각하면 이해해 주고 싶은데 적어도 교회는 이런 것들을 아무 생각없이 넙죽넙죽 받아 들이면 곤란합니다. 하기사 한국교회가 뭔가 [출세와 성장과 번영]에 도움된다고 하면 양잿물같은 수준의 프로그램들도 받아 삼킨지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교회는 상위 1%를 지향하는 제도와 사상을 좋아하면 안 되는 곳입니다. 교회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천대받고 소외당한 한 생명], [억울하게 고통당하는 사람]을 위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경쟁 속에서 성공하고 출세하고 부자되고 권력을 움켜쥐는 것을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과연 약자들을 위한 하나님 나라가 설 곳이 있을까요?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
첫댓글 감사합니다. 세상에 끌려다니는 성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특히 교회는 세상의 유행이나 기류에 휩쓸리지 말아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복음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목사들이 신자들만 끌어모을수 있다면 뭐든지 하려는 썩어빠진 사단의 농락에 허우적대는 모습 ...
늘 깨어서 자복과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는 자ㅡ들이 되어야 겠습니다.
살아있는 말씀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교회가 자꾸 마케팅적 방법론에 매몰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교회의 부패와 변질의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스스로를 기업화 한다면 그 결말은 하나님의 심판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