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기준 공정률 39%..."국토부-넥스트레인, 공기 연장 합의"
넥스트레인 "인허가ㆍ토지보상ㆍ지장물 이전 지연 등...공사 늦어져"
지역구 국회의원 발끈..."국토부, 대형국책사업 부실관리 책임"
4km 남짓 원시-송산 구간까지 지연..."서해선 제 기능 못할 수도"
"현 시점선 서해선 구간 先개통 검토할 단계 아냐...공정관리에 최선"
신안산선 6공구 국제테마파크-원시 구간 시화고가 건설 현장. (=2024년 6월) / 사진=넥스트레인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안산선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20개월 이상 늦어져, 2026년 12월 이후에나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서해선 전 구간(대곡-홍성) 개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서해선 원시-송산 구간을 신안산선 사업자가 맡아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산선은 KTX광명역과 환승된다. 코레일에서 KTX광명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임시로 투입했던 영등포-광명 간 셔틀전동차 운행을 신안산선 개통에 맞춰 종료할 예정이었는데, 이 계획도 틀어졌다.
또 화성시에서 사업비 1200억 원을 모두 부담해 추진하는 '신안산선 향남역 연장 운행' 사업도 함께 늦어지게 됐다.
신안산선 사업자는 KTX광명역-시흥시청 구간(5공구)도 맡고 있는데, 이 구간은 월곶-판교선(경강선)과 선로를 공용한다. 계속 공기가 지연되면, 월곶판교선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신안산선 정상 개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름에 올린 국회의원만 송옥주, 양문석, 김현, 박해철, 문정복, 조정식, 임오경, 김남희, 강득구, 최기상, 윤건영, 채현일, 김민석, 김병기 의원 등 14명에 이른다. 신안산선이 통과하는 지역 의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신안산선은 서울 여의도에서 영등포, 석수를 거쳐 KTX광명역에서 'Y'자로 분기한다. 한 노선은 목감을 지나 안산 한양대에리카캠퍼스까지, 또 다른 노선은 시흥시청으로 간 후 서해선과 선로를 공용해 원시ㆍ송산(차량기지)까지 이어진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평면 선형 계획. / 사진=넥스트레인
신안산선 사업자가 공사를 맡은 구간은 여의도-KTX광명역-한양대, 그리고 KTX광명-시흥시청, 송산-원시 구간이다. 총 연장 약 44km로 운영 정거장은 15개소, 차량기지 1개소다.
이 사업은 지난 2016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정된 후, 2018년 포스코건설컨소시엄(넥스트레인)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듬해 8월 사업실시계획이 승인된 후, 공사에 들어갔다.
사업비는 국비 1조 5702억 원, 지방비 6723억 원, 민자 2조 630억 원 등 4조 3055억 원에 달한다. 2019년 당시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첫 위험분담형 수익형 민자사업(BTO-rs)으로 추진했다.
넥스트레인, 국토부에 48개월 연장 요청..."20개월로 합의"
신안산선이 통과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14명은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신안산선 개통 연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박해철 의원실
신안산선 공정률은 지난 5월말 기준 39%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4월 개통할 예정이었는데, 현재 공사 진행 상황으로 봤을 땐 내년 개통은 불가능하다.
박해철ㆍ채현일 의원실 등에 따르면 개통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사업시행사인 넥스트레인이 국토부에 공기를 48개월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넥스트레인 요청을 받아들이면 2029년 4월에야 개통하게 된다.
국토부는 넥스트레인과 협의해 20개월만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8개월에서 20개월을 줄이더라도 개통 시점은 2026년 12월이다. 약 1년 6개월 이상 늦어지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선 개통 전 철도종합시험운행 등 기간까지 고려하면, 2027년 이후에나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사업시행사 관계자는 "인허가, 토지보상, 지장물 이전 지연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공기가 지연됐다"며 "24시간 공사를 진행하고, 공휴일에도 작업하는 등 공기 만회대책을 적극 이행해 지연을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서해선 원시-송산, 졸지에 'Missing Link'..."제2 중부내륙선 될라"
신안산선 노선도. / 사진=넥스트레인
신안산선은 노선 특성 상 서해선ㆍ월곶판교선ㆍKTX광명역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사업이 늦어질 경우 이들 노선ㆍ역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오는 10월 말 개통할 예정인 서해선 송산-홍성 구간이 "제2의 중부내륙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모양새다.
서해선 전 구간(대곡-홍성) 중 소사-원시 구간이 2018년 6월 먼저 개통했다. 이후 지난해 7월 대곡-소사 구간도 공사를 마무리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10월에 송산-홍성 구간까지 개통하면, 원시-송산 구간만 남는다.
문제는 원시-송산 구간 공사를 신안산선 사업시행사인 넥스트레인에서 맡고 있다는 점이다. 신안산선 공사가 늦어지면서, 서해선 전 구간에서 4km 남짓한 원시-송산 구간만 '한시적 미싱링크(Missing Link)'로 남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GTX-A도 수서-동탄 구간은 지난 3월에, 운정-서울역 구간도 12월에 개통할 예정인데, 서울시서 맡고 있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이 늦어지면서 삼성역을 제때 공사하지 못해 전 구간 개통이 지연됐다"며 "서해선도 원시-송산 구간만 개통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허리가 끊어져 버린 셈"이라고 언급했다.
신안산선 송산차량기지 건설 현장 전경. (=2024년 6월) / 사진=넥스트레인
서해선은 기존 철도수송체계를 경부축 중심에서 경부ㆍ서해축 2축 체제로 전환해 수송력을 높이고, 경의선과 연계해 남북교류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했다.
이 노선이 완성되면 경의선 대곡역에서 남쪽으로 홍성을 거쳐, 장항선과 이어져, 군산ㆍ익산으로 고속ㆍ일반ㆍ화물열차가 한번에 갈 수 있다. 북쪽으로는 대곡역에서 경의선과도 바로 연결된다.
신안산선 공사가 지연되면서 서해선도 당분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KTX-이음 등 여객열차를 투입하더라도 홍성에서 대곡까지 갈 수 없고, 송산에서 열차를 회차시켜야 한다.
한 기관 관계자는 "안중-평택 간 평택선과 송산-홍성 간 서해선 복선전철 등 두 재정사업 구간을 동시에 완공함에도 불구하고, 원시-송산 구간이 함께 개통되지 못하면서, 빛을 바랠 수도 있다는 걱정과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넥스트레인서 시공, '서해선 원시-송산'...우선 개통 어려울 듯"
신안산선 송산차량기지 인입선 건설현장. 기지에서 원시역 방향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2024년 6월) / 사진=넥스트레인
신안산선 사업시행사인 넥스트레인이 서해선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서해선 원시-송산 구간만 우선 개통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선 원시-송산 구간만 우선 개통을 검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신안산선 공정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개통 시기가 미뤄진 사실이 알려지자, 신안산선이 지나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난 10일 맹성규 국회 국토위원장, 백원국 2차관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의원들은 개통시기를 엄수하고 정기적인 소통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기자회견에선 '국토부의 대형국책사업 부실관리와 늑장 대처 등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장기 공사 지연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박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안산병)은 "오랜 시간 신안산선 개통을 기다렸던 안산시민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신안산선 구간 내에 지역구가 있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신안산선 공사현장을 확인하고, 공정 관리가 계획대로 집행됐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자료원:철도경제 2024.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