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0일(일), 김천체육관에서 펼쳐진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를 리뷰해봅니다.
연초 계획상으로는 직관을 갔어야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거르게 되었고요. 경기도 나중에 딜레이(delay) 시청했습니다. 인삼공사 시절부터 애증의 선수였던 백목화 선수와의 만남도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 오늘의 경기 리뷰 (2세트까지만)
1세트 초반엔 도로공사 파튜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원정 세터가 어렵게 올린 2단 토스를 팀의 첫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어나이 선수를 막아세우는 블로킹까지(2대0). 정대영 센터도 상대 주공격수 어나이의 공격을 다시 한 번 차단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습니다(3대1). 여기에 박정아 선수의 서브득점 2개(8대7, 10대7)를 더한 홈팀 도로공사는, 이후 1~4점차를 계속 유지하며 리드를 지켜갔습니다.
반면 상대팀 IBK기업은행에서도 김희진 선수가 시작부터 공격 선봉에 서며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3인 블로킹 위로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11대8 시점 등등), 정말 뭔가 0.2% 부족한 느낌을 줬습니다. 특히 19대15를 만든 박정아 선수 득점상황(IBK 선수들이 블로킹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이후 이정철 감독이 폭발했네요. 어나이 선수는 작전타임 때 열심히 혼나고, 백목화 선수는 최윤이로 교체되었습니다.
그 사이 도로공사팀은 계속해서 잘나갔고, 문정원 선수 득점으로 승부의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이효희 세터 토스에 IBK 블로킹이 못 따라감, 23대19). 그리고 마무리는 김수지 서브범실과 김희진 선수 공격범실로 IBK 자멸. 25대22로 끝난 첫 세트입니다.
두 번째 세트는 좀 더 치열했습니다. 박정아 선수(4대3 시점)와 김희진 선수(5대5)가 2세트 초반부터 공격에서 불을 뿜고, 문정원 선수는 연속 서브에이스로 IBK 김해빈 리베로를 흔들었습니다(7대5, 8대5).
세트 중반에는 김희진 선수가 파튜 공격을 블로킹 해내고(12대11), 어나이 선수는 박정아를 막아세우고(13대12). 1~2점차로 양팀이 계속 엎치락뒤치락!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는 상황이 세트 막판 듀스 상황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접어든 20점대. 이번세트에만 13점을 기록한 김희진 선수에게 IBK의 토스가 계속 몰리는 경향을 노련한 도로공사팀은 제대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앞선에 섰던 3명이 김희진 선수를 확실하게 견재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정선아 선수와 파튜가 김희진 선수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해냈습니다(22대21, 24대24 시점). 그리고 센터 배유나의 중앙에서의 연속된 공격이 통했고요(25대24, 26대25, 27대26 시점). 마침표는 박정아 선수가! 힘겨웠던 승부는 28 대 26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세트는 25 대 16으로 종료.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홈팀 도로공사의 승리였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3세트도 도로공사가 4대2로 앞선 상황까지만 딜레이 시청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일이 바쁘다 보니까 여유가 없네요. 어제 시청했던 2세트까지만 구체적으로 리뷰한 점을 양해 바랍니다.
오늘 경기 승패로 여자배구 3개팀이 승점 43점으로 동률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제 각팀당 6경기씩 남겨두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치열했던 순위싸움이 있었었나 싶네요. 솔직히 IBK기업은행팀이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순위경쟁이 있다 보니까, 더 치열하지 않을까 했었습니다.
김희진 선수는 경기 시작부터 젖먹던 힘까지 다 끌어모으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20득점에 공격성공률 44.74%로 제몫은 다했습니다. 어나이 선수(17득점, 32.61%)의 공격지원이 조금 아쉬웠다 치면, 고예림(6득점)과 백목화(공격시도 3회, 무득점)의 화력은 더 처참했습니다. 솔직히 지난 몇몇의 리뷰에서 우려와 비판을 이어갔던 부분인데, 오늘도 참담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김수지 센터라도 더 활용했어야 하는데, 역시 조용한 하루였습니다.
솔직히 오늘 IBK기업은행은 정말 0.2%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3세트 0대1에서 이나연 세터가 어렵게 디그해낸 공을 고예림 선수가 2단 연결에 실패한 부분(너무 잘 올리려고 하다보니까 2단 연결로 띄운 공이 네트 너머로 갔습니다. 파튜의 밀어넣기 성공으로 1대1). 그리고 3대2에서 고예림 선수의 연타가 배유나 선수 블로킹에 걸렸는데, 이 공을 커버해내지 못한 부분 등등 말이죠. 큰 실수는 없었지만, 이러한 부분들에서 끈끈하지 못한 모습들을 자주 노출함으로써 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으로 팀 내부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뭔가 균열이 발생하고 있나요?
루키 김해빈 리베로가 많이 뛰고 있는 건 신선한 소식이지만, 이번 시즌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박상미 선수가 잘 안보이고. 오늘 경기에서만 해도 최윤이에 김현지, 문지윤과 변지수까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다 끌어쓰며 뭔가 용을 쓰고 있는 듯한 이정철 감독님 모습에서 불안함이 느껴집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IBK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꼭 최근 WKBL에서 왕조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흡사한 위압감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는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잘 하겠죠? 선두 흥국생명부터 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네 팀. 이제 정말 봄배구를 향한 마지막 전쟁입니다. 혹시라도 하위권 두 팀(특히 현대건설)한테 고춧가루 얻어맞지 마시고, 정정당당한 '재미있는' 승부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상승세 도로공사를 이끌고 있는 쌍포. '파'토우 '듀(튜)'크와 '클러치 박' 선수.
박정아 선수의 눈빛(왼쪽). 뭔가 우승을 향한 갈망이 느껴져서 좋고요.
요즘 또 잘해주고 있는 이원정 세터(중간). 김종민 감독님이 이효희 세터와 함께 두 선수 활용법을 깨우치신 듯 해서 희망적입니다.
임명옥 리베로 활약상은 말로 다 못하죠. 한글이 참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언어라지만, 임 선수의 활약상을 일일이 다 적지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IBK로 옮기고 나서 인상이 더 선명해지고 예뻐진 듯한 이나연 세터. 잘하자! 어나이도 잘하자! 김수지 선수도 잘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