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가 1939년 6월 5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일간지 <알제 레퓌블리캥>에 쓴 기사 11개를 번역해 묶은 것이다. 르포는 프랑스령 알제리 식민지의 민감한 역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증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페스트》를 다시 보다가 2021년 9월에 첫 번역본이 나왔다. 이것을 읽고 비로소 그가 왜 부조리에 천착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카빌리의 비참》은 단순히 카빌리 지역의 가난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식민지에 대한 제도 개선까지 제시한다. 프랑스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 프랑스를 위해 희생할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식민지 정책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최소한 정복당한 민족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전쟁 만세! 전쟁은 적어도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리라... "
“문제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전부 말하지 않는 것이다”
* 어느 이른 아침, 나는 티지 - 우주에서 해진 옷을 입은 아이들과 개들이 쓰레기통 속 쓰레기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내 질문에 어떤 주민이 이렇게 대답했다. "아침마다 있는 일입니다."
(24쪽)
* 일부 카빌리 남성들의 통찰은 감동적이다. 그들은 여성 교육의 부제로 자신과 자신의 아내 사이에 깊은 골이 파였음을 인식한다.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가정은 이름만 남고 살아 있는 알맹이가 없는 사회적인 껍데기가 됐어요. 그리고 우리는 우리 아내들과 검정을 나누기가 불가능하다는 고통을 날마다 느껴요. 여학교를 세워 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이 균형이 카빌리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릴 겁니다. (77쪽)
* 아침 햇살이 튀어 오르는 장엄한 풍경 앞, 아찔한 구덩이 아래로 나무들은 연기처럼 보였고 태양 아래의 대지는 증기를 내고 있었다. 나는 어떤 끈이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묶는지 그리고 어떤 약속이 사람을 그들의 땅과 하나로 만드는지 이해했다. (103쪽)
* 카빌리에서는 도로 및 수자원 공사가 얼마나 절실한가? 대형 공사 정책은 실업 문제를 가장 큰 폭으로 해결하고 임금을 국가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카빌리의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 이익은 언제가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109쪽)
* 나의 주관적인 생각에, 프랑스를 가장 정확히 상징하고 옹호하는 것은 정의로운 행위다.
사람들은 "조심하세요. 이방인들이 그걸 이용할 테니까"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려고 했던 자들은 이미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 뻔뻔함과 잔인함을 심판받았다. 프랑스를 그들로부터 지키는 데 필요한 것은 대포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고 각자가 조금씩이라도 불의를 바로잡는 데 기여할 자유다. (122쪽)
사막의 궁전
카빌리 교육의 짧은 역사
사르트르는 알제리 문제가 알제리 독립 이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연방제를 주장한 카뮈의 주장이 다수의 사람을 설득할 만한 힘을 가지지 못했다.
사르트르와의 결별 이후 카뮈는 의기소침해졌고 프랑스 지식인 사회와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면서도 카뮈는 그 전부터 지속되던 불안 증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설 《최초의 인간》을 집필하는 데 몰두하던 그는 196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2년 후 그의 영원한 고향 알제리는 독립을 맞는다.
카뮈는 프랑스에서도 알제리에서도 지지받지 못한 카뮈는 고독한 이방인이었다.
첫댓글 알제리가 프랑스령 식민지로 힘들어할때 "카빌리의 비참"이라는 르포로 날카롭게 식민지의 아픔을 이야기한 내용이군요.
암울했던 시대에 카빌리남성들의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게 인상적이구~
프랑스가 알제리에게 프랑스에 대한 희생요구와 정복을 할려면 정복당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도록 해줘아된다는것.
담배를 빼어물었던 까뮈의 깊은사고가 보이는 이 내용.
과연 프랑스가 까뮈의 깊은 의미를 알았을까요?
알제리의 정체성을 이해줄 이성을 갖었다면 프랑스는 잔인한 정복자가 되지도 안았겠지요.
천재문인들의 용기있는발언은 칼보다 강한 것이니
내심 프랑스는 매우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네~~
카뮈는 저 르포를 프랑스인 입장으로 썼지만, 프랑스 지성사회에서는 '이방인'이었던거죠.
오늘도 선배님 덕분에 알베르 카뮈를 만나고 갑니다.
제가 태어나던 해 1957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네요.
"문제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전부 말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의 화두입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젊은 그에게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문단에서 더 '이방인'이 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봄기운 환하게 누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