뷁만년만에 조행기 한 편 올립니다,, ㅎ
매년 5월부터 10월 사이는 네덜란드 고등어 낚시의 제철이다,,
헤이그 근방에서 출항하는 고등어 낚시배가 장사진을 이룬다.
떼로 몰려다니는게 고등어라서 바늘 일곱개 채비를 내리면 일타 3피, 4피가 걸려나와 쿨러 조과에 인당 기백마리는 껌이라는데
고등어 한 300마리 잡아와서 일년치 밥반찬을 마련하고 독일 이웃들에게도 나눠준다면
가족에게 사랑받는 것은 물론 한국의 이미지 개선에도 보탬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부푼 꿈을 가지고 출조 결정!!
금요일 퇴근후 출발,, 약 470킬로 미터를 달려 도착한 헤이그 시내의 호텔,,,, ??
호텔이라더니만 완전 도미토리 수준,,, 역시 사진빨에 속으면 안된다,,, 하룻밤만 잘거니까,,, -_-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남자들만 7명 모여있는 틈바구니에서 일찍 잔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 했던 계획,,
야외 테이블로 이동해서 삼겹살에 소주로 즐거운 시간 보내고,, 거의 두세시간 정도만 자는둥 마는둥한
상태로 새벽을 맞았다,,
조용한 항구 풍경,,
헤이그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헤이그 특사 파견으로 친숙한 지명이다,,
1907년, 고종황제는 강압적으로 체결된 을사조약의 부당함과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 만국 평화회의가
열리던 네덜란드의 헤이그로 이준을 비롯한 3인을 파견하였으나 일본, 영국의 방해와 서구 열강들의
방관으로 인해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만다. 이준 열사는 현지에서 사망,,
예나 지금이나 무능한 위정자들의 뒷치닥거리는 국민의 몫이다,,
출항을 앞두고,, 분주한 선사앞,,
선비를 지급하고 낚싯대 대여 하고, 여벌의 채비를 사고,,, 출항 준비끝!
곁가지 바늘채비로 6~7개 정도 인조미끼를 달고 끝에 추를 연결하는,, 채비라고 할것도 없는 구조,,
요 반딱이는 은박지로 오늘 고등어를 한번 꼬셔볼 참이다!
여유롭게 모닝 커피도 한잔 쎄리고,,
실로 얼마만의 출조인가? 잊고 있었던 폭풍견지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만선의 부푼 꿈을 안고 드디어 출항!!
배 크기 대비해서 너무 많은 인원을 탑승시키는 듯 하다,, 사람간 간격이 거의 일미터에 육박할 정도니 옆 사람이랑
채비 엉킴도 빈번하고,,, 담번엔 배를 한대 전세 내는게 나을듯,,,
한시간 반 정도 배를 달려 나가서 두 세 군데 정도 담궈 보는데 아무도 고기를 올리지 못한다,,
뭐,, 다음 포인트에서 나오겠지,,
여섯 군데 정도 포인트를 옮겼을 때 선수 부분에서 한두 마리 낚아 올리는 사람이 간간히 있을 뿐
입질은 거의 전무,,,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 간밤에 그렇게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초조한 마음을 달래고,,
한 열번 정도 옮겼을때도 입질을 받지 못하자 포기자 속출,, 애꿎은 담배만,,,
지금 우리 배가 떠 있는 곳의 대략적인 위치,,
난 북해산 고등어를 갖고 돌아가야 한단 말이다! -_-
열다섯 번 정도 옮겼을 때 고등어 낚시 포기,, 생오징어를 달아서 바닥에 혹시 있을지 모를 광어라도
한번 노려보기로 한다,, 고등어 채비를 찢어서 바늘만 분리해 낸뒤 간만에 검지돌리기 시전,,,
너 낚시꾼이라더니 순 뻥은 아니구나? 하는 주위의 시선,, ㅋㅋ
신기한 인연,,
친숙한 구명조끼를 입고 계신 분이 이번에 함께 출조한 계열사 임원분이신데
전날 술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한국에서 견지낚시 좀 했다는 내 얘기를 들으시고는
어? 무슨 동호회 있었어? 하신다,, 여견이라 했더니만 본인은 여울사랑 멤버이시라고,,, ㅎㅎㅎ
김석용 이사님! ^^
임원분이라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서로 아는 사람들 닉네임 얘기하고 견지 이야기 하다보니 왠지 더 친숙해진 기분,,,
일전에 서로 모르는 채로 남한강 어느 여울에선가 함께 몸을 담궜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역시 사람은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른다,, 언제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할 일이다,,
하여간에 속절없는 시간은 흘러가고,,
광어는 커녕 물속엔 생명체의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바닥이 한 30여미터 되는것 같은데
간만에 무거운 봉돌로 바닥을 쿵쿵 찍는 기분,,, 견지하는 느낌을 느껴본 것으로 만족,, -_-
안될때는 먹어야지.. 단팥빵 안좋아하는데 허기가 지니 맛나군,,,
불만에 가득찬 저 눈빛들을 보라,,
선장님 뒤통수가 서늘할듯,,, -_-
족히 백명은 넘는 사람들이 바늘이 줄줄이 달린 채비를 내리는데 그 사람들의 수심 공략층도 사람만큼 다양할터,,
거의 전 수심층에 바늘이 들어가 있다고 봐도 될텐데 이정도 꽝이면 오늘 그냥 텄다고 본다,, 썅,, -_-
포기하는 마음으로 집에가서 어떻게 뻥을 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수면에서 한 5미터 아래 순간적인 후두둑,,,
잽싸게 나꿔채고 갑판위로 뚜러뻥을 시전,,, 일타 4피!!
아 그래도 손맛은 보고 가는구나!!
그닥 크지 않은 사이즈의 고등어,,
그래도 이게 어디냐,,, 반갑다 등어야,, -_-
즉석 회썰기,,
갑판의 모든 사람들의 눈이 신기한듯 우리에게 향한다,, ㅎㅎ
어떤 녀석들은 다가와 이즈 디스 스시?? 라고 아는척도 한다,,
스시 아니고 고등어 회라고 임마,, 먹고 싶지? ㅎㅎ
쐬주 한잔에
회한점,,, 아,, 달다,,
좀만 많이 잡히지,,, -_-
그 한번의 찰나의 입질,, 단한번의 손맛을 보고 그걸로 끝,,,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입질조차 없었다,,,
새벽에 따로 조인한 일행 3명까지 우리 일행은 총 10명이 출조에 나섰는데 전체의 조과는 열세마리 정도,,, ??
꽝 속출에 그나마 몇명이 두세 마리 잡아서 인당으로 보면 1.3마리 정도의 처참한 조과를 기록하며 복귀했다,,
배에탄 100명이 넘는 인원중에 한마리라도 손맛을 본 사람은 채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물때가 안 좋았다고 자위하고 싶지만 집에다 뭐라고 하지,,, 1년간 고등어 사지 말라고 큰소리는 다 쳐 놨는데,,,
한. 독 우호관계 증진은 어떡하지? 메르켈 총리한테 미안하다고 이메일이라도 보내야 하나?
복잡한 심경,, -_-
왕복 천킬로 거리를 삼겹살 구워 먹으러 다녀왔다,,, 썅,, -_-
그나마 네마리 손질해서,, 얼음 채워 가져오는데 얼음 사는 손이 부끄럽긴 생전 처음,,, -_-
홍주원이 딱 한번 구워주고 나니 없어지는 고등어,,
싱싱한 거라 맛은 끝내줬지만 비수처럼 꽂히는 한마디,,
엄마! 아빠 고기 잘 잡는 사람이라고 했잖아,, 근데 왜 네개만 잡아왔어?
바다에,,,,
고기가 없더라,,
아들아 미안하다! -_-
반드시 복수전하러 다시 가리!!
기달려라 고등어,, 내가 담번엔 썰망 준비해서 아주 그냥 타작을 해주마,, !!!
ps. 저희 텐트 샀습니다,,
너무 큰걸 잘못 산듯,, 오지게 크네요,,
집앞 마당에 혼자서 한번 시험설치 해봤는데 삼십분만에 치겠다고 큰소리 쳤다가
한시간 넘어서 겨우 형태만,,,
그간 쌍둥이아빠 선배님, 환희 선배님의 고생을 이제서야 알겠더라고요,, 뒤늦게나마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ㅋ
첫댓글 안녕하시죠 폭풍님 ?
그래도 다행히 고등어가 막판에 체면치례하게 도와주었군요. 목에 힘 주셔도 됩니다..
단팥빵 유통기간이 2016년 10월이라니 대박입니다. ㅎㅎ
주원이 많이 컸네요.
모쪼록 먼 곳에서도 건강하세요 ^^
지금까지 판문점에서 남북한 최고위급 간부들이 3일째 대화의 광장을 펼치고 있는데,,,독일처럼 우리나라도 통일이 되어서 북한 강계로,중국 강계로 편안히 달려가서 줄흘릴수 있는날이 빨리 오면 좋으련만,,,요원한 생각 일런지,,,!!!
폭풍견지님 항상 건강하시구요 행복하시길 기원하며 만리타국에서의 고등어 낚시는 완죤 부럽구요 즐~감했습니다.
고등어는 견짓대로 올리셔야죠~~ㅎㅎ
잘 지내시는거 보니 좋네요... 얼라도 마이 크고...
470킬로 달려서 삽겹살 궈먹구.
고등어 2마리 굽는데 웨버에 차콜은 엄청 넣었네..
오늘의 패인은 썰망 미사용으로 인한 고등어 집어 실패로 귀결되는듯...
코쟁이에게 우리 썰망의 위력을 한번 보여주지 ㅎㅎ
텐트는 업청크네...
주원이에게 자주 쳐주면서 점수도 따고 실력도 배양하길
잘 지내구 있으니 다행이구 항상 건강 조심하시게
젊어서 고생은 사서하게 아니야
천상낚시꾼맞네요!
낚시대를 잡고찍은사진은 표정이 살아있네요! 요번에는 빈쿨러지만 담번에는 쿨러마다 꽉차서 메르겔총리님한테 이웃사랑의 공로훈장도 한개 받으셔서 멋진사진 올려주시길 기대합니다! ㅎㅎㅎ
담엔 많이 잡으세요~~ 잔디밭 텐트 설치를 힘들어 하시는 거 보니 그간 날로 캠핑하신 듯~ ^-^ 여행, 조행기가 참 새롭네요~~ 외국 여러나라가 등장하니~~ 글로벌 '여견"입니다 ^-^
외국인들이 잔뜩 타고있는게 새롭네요~그것도 불만에 찬 표정으로...^^;;그 와중에 손맛보셔서 다행입니다!!!다음엔 풍성한 조과의 조행기도 기대해볼께요~^____^
태초 이래 가장 비싼 고등어일 것 같네요. ㅎㅎㅎㅎ
텐트 팁 하나!! 뭐 이미 아실 수도...^^
(1)저런 형태의 텐트는 폴대를 미리 끼워 놓고... 바닥 웨빙은 풀어 놓은 상태에서
(2)바닥 웨빙 체결...
(3)이너텐트쪽 스킨 양쪽 끝에 팩 박은 다음 반대 쪽에서 잡아 당기면 형태가 잡히면서 어느 정도 자립을 합니다.
(4)거실쪽 스킨 양쪽에 팩 박으면 설치 끄~~읕... 대략 익숙해지면 20여분이면 충분합니다.^^
불만가득한 아저씨들 표정이 압권입니다~~ㅎㅎ
낚시가 정말 마음같지 않네요~
건강하시고 즐거운 소식 가끔씩 전해주시니 잘 보고 있습니다~
이럴때는 옆에 수산시장가서 한 50마리 언능 사와서 몇마리 못잡았다구 뻥치는게 정답..
그래도 대한민쿡에선 2시간만에 이만큼 낚아올리는뎅..ㅍㅎㅎ
낚시하구 싶음 480km 말구 좀더써서 한쿡으로 오셩 ㅎㅎ
폭풍님이 무지 보고싶으니..ㅎㅎ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가서 바다낚시라....하!! 멋진 환상적인 낚시를 다녀왔네요...조과가 좀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독일에서 생활할 때 아니면 언제 유럽을 다녀보겠습니까? 형편이 되는 한 많이 다녀보시길 바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