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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달인들]"김치이용 퓨전음식 선뵐것" | ||
JW메리어트호텔 김동호 조리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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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의 유명한 요리학교의 분교인 '숙명 꼬르동블루'에서 열린 미국 육류수출협회 주최 '2003년도 요리캠프'에서 최고상을 차지한 서울 JW메리어트호텔 조리부 김동호(33.사진)씨의 경우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 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디모다'에 근무하는 김씨는 내로라하는 30여명의 국내 요리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요리 경연대회에서 동일하게 제공된 안심과 안창살을 라비올리 모양으로 조리해 최고상과 함게 600여만원 상당의 숙명 꼬르동블루 22주 수강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평소 조리를 하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조리법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했어요. 그렇지만 기존의 레시피(규정된 조리법)에 묶여 생각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발휘된 것 같아요."
김씨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집안식구들과 친척들이 자신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뿌듯하단다. 조리사의 길에 입문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그는 "남자가 할 게 없어서 주방에서 칼 들고 앞치마를 두른 채 일하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수상을 영예로 받아들이기보다 오히려 새 출발을 위한 디딤돌로 삼고자 한다.
"요리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식재료 등 변화하는 요리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줄곧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전공은 스파게티, 피자, 라비올리 등의 파스타 요리. '요리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게 지론인 그는 평소 고객 위주의 서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젊은이들은 좀 덜 익힌 꼬들꼬들한 면을 선호하고 나이 든 분들은 많이 익혀 부드러운 면을 좋아한다"며 "한순간의 방심으로 음식이 더 익거나 덜 익게 해서는 고객들의 취향을 맞출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당초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3년전 JW메리어트호텔에 입사하면서부터 이탈리아 요리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 호텔 조리부에서 밀라노 출신 알베르토 토디스코로부터 이탈리아 요리를 전수받기 시작한 것. 김씨의 타고난 재능과 남다른 노력은 금세 효과를 냈고 그가 만든 스파게티를 찾는 단골들도 생겼다.
이탈리아에 유학한 적이 있는 테너 임웅균씨는 지난해 이곳에 들러 '오리지널 해산물 스파게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사인까지 해줬다. 지난해 가을 내한했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도 이곳에 이틀 연속 들러 그의 스파게티를 먹었을 정도다.
이탈리아 요리에 관한 한 세계최고가 되는 게 꿈인 그는 내년이나 내후년쯤 이탈리아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 김씨는 "정통 이탈리아식을 유지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이탈리아식 퓨전요리 개발에 관심이 있다"며 "우선 김치를 이용한 퓨전요리를 선보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