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의지가 담긴 돈, 자활을 위해 노력하는 노숙인을 위해 쓰여져야 - 광주지역 노숙인의 건강을 지키는 숨은 자원봉사자들 있어 - 도움 받은 노숙인에게도, 도움을 준 인권광주에도 가치 있어
지난달 북구 용봉동에서 ‘이름없는 노숙자’ 나모씨(56.추정)에 대한 기사가 전해졌다. 나씨는 평생 떠돌이 생활을 하며 폐지와 고철을 모아 판돈으로 1억여 원을 남겼는데 안타깝게도 신원확인이 되지 않아 그 돈은 고스란히 국고로 환원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역 내 여론과 인터넷 공간에서는 나씨의 유산이 국고로 환수되기 보다는 지역의 노숙자들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노숙자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지를 놓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온 나씨와 그가 남긴 유산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다.
광주지역의 노숙인 수는 약 60∼8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개가 실직과 개인파산으로 건강보험 체납자이거나 미납자라고 한다. 때문에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노숙으로 인해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고 자활의지를 일으킬 수 있는 의료지원이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노숙인을 위한 무료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광주/전남 인도주의 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가 있다. 인의협은 2005년부터 북구 두암동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소’를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직접 밖으로 나가 ‘거리진료’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발간된 <광주 노숙인 쉼터 진료소 활동보고서>를 보면, 정부지원금은 연간 4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180차 이상의 진료와 진료누적인원은 2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의약품구입과 외래병원을 이용해야 할 노숙인들이 생겨난다. 여기서 재정상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때문에 부족분은 인의협지원금과 의과대학생모임 회비로 충당이 되고 있다.
인의협은 지역과 나라 안팎에서 자원의료활동을 꾸준히 해 온 단체이다. 광주시와 인의협이 나씨의 유산을 노숙인을 위해 활용한다면, 도움받은 노숙인들은 자활의 의지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도움을 준 광주는 인권도시로서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씨에게도 가치있음은 물론이다. 광주시와 인의협의 의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