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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래된 미래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정풀홀氏
지역아카데미 강 동 규
1. 머리말
‘도농교류’라는 용어가 우리사회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농림부에서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라고 본다. 같은 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촌전통테마마을조성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농촌체험마을사업이 시작됨으로써 농촌은 더 이상 농산물 생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농업·농촌의 가치와 다양함, 그리고 유구히 계승되어 온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누릴 수 있는 서비스 공간으로 외연을 확장하게 되었다. 농촌공간에 대한 이러한 변화는 중앙정부가 정책 사업을 시작함으로 촉발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화되어온 사회적 요구의 결과가 정책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된다. 사회의 발전양상이 성장과 개발 중심에서 질적가치와 정신적 행복 중심으로 꾸준히 변화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저변에는 물론 경제적, 사회적, 시간적 여유가 존재한다. 반면에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도시민들의 삶은 여전히 좁고 번잡한 공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외부환경의 다양한 여건으로 인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가속화 되었고, 그 가운데 도시와 농촌의 교류는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동안 추진되어 온 도농교류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어떠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 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도농교류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도농교류현황
도농교류란?
도농교류를 논하는데 있어서 제기되는 질문은 당연히 도농교류에 대한 일반적 정의, 즉 도농교류란 무엇인가? 라는 점이다. 연구자들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이상배(1995)은 도농교류를 ‘상호방문이나 산물의 판매를 위한 거래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 활동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적인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까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송미령(2003)은 ‘사람, 동물, 서비스, 정보, 문화 등의 제 측면에서도 도시와 농촌의 상호관계, 여러 측면에서 도시와 농촌의 상호관계를 통해 상호만족을 얻고자 하는 방식’이라고 하고 있다. 농식품부(2008)에서는 도농교류 정책을 전개하면서 도농교류를 ‘지역 생태·문화·역사자원에 대한 이해증진과 농촌 활성화와 같은 공공 목적을 위한 인적교류 외에 농특산물과 같은 상품, 관광·휴양·체험 서비스, 정보, 문화, 자본 등의 물적 교류까지 포함한 양방향간 상호작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상의 정의들을 살펴보면 미미한 차이는 있지만 교류의 대상에서 단순히 인적·물적 교류만이 아니라 정보·문화·서비스·관광·휴양·교육 까지 광범위하게 다루며, 교류 형태는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 상호보완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도농교류는 주로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여행이나 체험, 레저, 봉사활동을 하는 형태이다. 일부에서는 휴양이나 학습, 교육 등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교류를 통해 농산물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도농교류 현황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도농교류는 크게 농촌관광형, 자매결연형, 상품거래형, 농촌문화교육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농촌관광형의 대표적인 농산어촌체험마을과 자매결연형의 대표적인 1사1촌을 살펴 보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도농교류가 지역의 민간이 차원에서 지속가능하게 일어나도록 준비하는 농촌체험지역네트워크를 살펴보고자 한다.
① 농산어촌관광마을
대표적인 농촌체험관광마을인 농식품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사업은 2008년 12월 기준으로 364개가 조성되어 있다<표 1 참조>. 이곳 방문객은 2004년 92만 8천명에서 2008년 235만 9천명으로 증가했고, 매출액도 이와 비례하여 74억원에서 30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각 체험마을 당 8,460만원에 이른다.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한 전통테마을은 2008년 기준으로 170개가 조성이 되었으며, 방문객은 약 142만 명에 매출액은 1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체험마을로 어촌체험마을 87개, 산촌생태마을 153개가 조성되었고, 아름마을, 문화역사마을 등이 있다. 이러한 농산어촌체험마을 중에 중복사업을 수행한 마을을 한 마을로 볼 때 2008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640여 개의 체험마을이 조성되었다. 물론 640여 개의 체험마을이 모두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09년에 150개 마을에 사무장이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150개 마을은 어떤 형태로든 운영이 되며 통계가 집계되는 현황이다.
② 1사1촌
1사1촌 자매결연은 2000년부터 추진되어 왔다. 2004년에는 농협과 전경련을 공동대표로 하는 농촌사람범국민운동본부가 그리고 2006년부터는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가 사단법인이 되어 추진해 오고 있다. 결연실적은 2008년 12월 기준으로 7,581쌍에 달한다. 이 숫자는 1년에 최소 1회 이상의 교류활동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숫자로, 결연만 체결하고 교류는 없는 휴면결연은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전국 약 35,000여 개의 자연마을을 감안할 때 대략 5개 중의 한 개 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중복된 마을을 감안할 때 실제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자매결연을 맺은 단체들의 유형을 보면 기업체가 3,107건으로 가장 많았고, 관공서가 1,102건으로 그 다음 순이다. 그 밖에 농협, 학교, 소비자단체, 사회·종교단체, 기타 순이다. 자매결연으로 인한 총 매출액은 2008년에 565억 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1개 마을당 약 745만 원 정도가 되는 액수이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1사1촌은 이제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제는 결연 수보다는 단지 1회의 교류로 끝나는 형식적인 결연을 줄이고 매출액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더 나아가 물적교류에서 인적교류와 관계의 교류로 심화되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Supporter) 지원 및 협력해주는 존재(Volunteer)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③ 농촌체험 지역네트워크
마을에서 농촌체험마을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마을조직과 다른 새로운 운영조직이 만들어져야 했다. 대개 추진위원회나 운영위원회가 그것이다. 이러한 마을단위의 조직과, 마을과 단체간의 1사1촌 자매결연을 넘어서 2000년대 중반 경부터는 소규모 지역단위(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주로 도농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네트워크 조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내용상 도농교류를 목적으로 하며 기초지자체 내부의 조직이나 경영체들 간의 네트워크 조직화를 만드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농촌진흥청의 ‘농촌체험지역네트워크사업’을 통해 네트워크 현황을 보고자 한다.
먼저 네트워크(network)란 무엇인가? ‘네트워크’의 사전적 의미는 ‘라디오나 TV의 방송망’, ‘통신망’ 또는 ‘그물처럼 생긴 모양의 조직’을 의미한다. 농촌개발에서의 네트워크는 ‘자원을 배분하거나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중앙집권화 된 권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행하는 교환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위계적인(hierarchical) 형태의 조직이나 순수한 형태의 시장과는 구별되는, 결절점(node)들과 연계(tie)들이 결합된 사회적 관계’라고 정의된다(김정섭, 2007 재인용). 즉 네트워크는 참여자들이 하나의 점이 되어 서로 연계하므로 그물과 같은 조직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농촌체험마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을에 잘 구조화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러 정부 정책사업은 사업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농촌체험 지역네트워크 사업도 한 지역 안에 존재하는 결절점(공급자, 행위자)들을 연계하여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정보와 학습 등이 쉽게 전파되도록 네트워크 형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농촌체험 지역네트워크사업’은 농촌진흥청이 2006년 충남 당진군과 전북 군산시를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하여 시작하였다. 이 사업의 목적은 시·군 내의 농촌관광 개별 경영체나 체험마을, 농촌교육농장, 관광농원 등 농촌관광 및 도농교류를 하는 주체들을 연계하여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결과로 서비스 유형별로 품질을 향상시키며,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촌관광과 도농교류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참여 주체들의 개별역량을 강화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에 선정된 시·군에서는 2년의 사업기간 동안에 체험마을 위원장, 사무장, 체험진행자, 민박공급자, 농촌교육농장 선정자, 관련 공무원, 도농교류사업 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대부분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통해 네트워크 조직화의 필요성을 인식시킨 후 조직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사업을 실시한 지역과 2009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역은 <표 2>와 같다. 이 가운데 2006~08년도 까지 사업을 실시한 28개 지역은 모두 시·군 별로 네트워크가 형성이 되어 있다. 이 네트워크는 기존에 존재했던 네트워크를 교육 후 확대시킨 경우와, 사업이 들어가면서 교육 후 신규로 만들어진 경우가 있다. 이 가운에 두 사례를 살펴 보고자 한다.
3. 네트워크형 도농교류 사례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목적은 대부분 참여자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다. 권익증진을 위해 상호 연계하여 집합적인 행위를 하며 지역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네트워크 가운데 강원도 평창군의 그린투어사업단과 전북 장수군의 도농교류협회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전개과정의 특징과 네트워크가 지역만들기에 기여하는 정도를 보고자 한다.
평창군 그린투어사업단
평창군 그린투어사업단이 형성된 배경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2000년에 평창군에는 펜션이 집중적으로 건축되는 붐이 일어났다. 이때 농민들 가운데 일부는 농가에서 숙박을 제공하고 농산물을 판매하는 도농교류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방문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으며 농민들도 민박제공의 수익성이 농산물 직판보다 높다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3년에는 전업농으로 숙박서비스를 준비하려는 소모임이 결성되었다. 이 소모임은 친환경농업 등 다른 농업인들과 함께 일본견학을 하게 되었다. 이 견학을 통해 농촌민박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갖게 되어 농어촌민박 경영자들의 모임인 ‘평창군 농박협회’를 15명이 결성하였다. 농박협회는 평창에서 농촌관광과 농어촌민박을 잘 할 수 있도록 평창군의 지원을 요청했고, 군은 이를 수용하여 농박협회 회원들에게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저리로 융자해 주었다. 이러한 활동들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농박협회의 회원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농박협회는 협회의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홍보를 ‘평창체험여행’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여 시작했다. 이는 당시에 펜션업체들이 연합하여 온라인홍보를 하는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펜션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2004년에는 평창군이 조직진단을 통해 군내 관광객이 많고 농촌관광 발전가능성이 있는 평창군의 특성을 반영하여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관광 관련 업무를 전담할 ‘농촌관광계’를 신설하였다. 농촌관광계는 중앙정부가 2002년부터 추진한 농어촌체험마을조성사업에 응모하는 등 농촌관광 업무를 총괄하게 되었다.
2005년부터는 평창군이 신활력사업 지원을 받게 된다. 농박협회는 농박협회의 활동을 평창군의 농촌관광사업게획으로 발전시켜 신활력사업 보조금을 받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농박협회는 회원들이 소수라는 점과(당시 80여 명), 농촌관광의 잠재력을 아직 인정받지 못한 점으로 난항을 겪는다. 또한 소규모 농업인들에게 많은 재원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재기되어 새로운 해법을 찾게 된다. 그 해법은 평창군의 신활력사업 계획 중 농촌관광 분야 사업을 ‘농박협회’ 뿐만 아니라 체험마을들을 연계한 ‘체험마을협회’, 레포츠 업계들을 연계한 ‘레포츠협회’를 조직하여 사업을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또한 이 세 개의 협회를 총괄하는 사업단을 결성하여 하나의 사업단으로 이끌어 가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평창 그린투어사업단’이 형성되었다.
신활력사업의 보조금 지원을 받으며 그린투어사업단을 많은 탄력을 받게 된다. 기존의 온라인 홍보에 예산을 투자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회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선진지견학, 해외연수, 현장교육, 농촌관광 심포지엄, 농촌관광대학 운영, 경영컨설팅지원 등 교육·학습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여러 회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회원들이 인식하고 품질관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그린투어 사업단은 농박협회 회원 105명, 관광농원 경영자 6명, 농촌체험마을 11개, 레포츠협회 11개로 구성되어 있고,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그린투어센터’가 있다.
장수군 도농교류협의회
장수군의 도농교류협의회는 2007년 초 체험마을 위원장들이 장수군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의 공유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인식공유를 기반으로 도농교류협의회라는 조직을 만들기로 하고 만남, 회의, 토론, 선진지견학 등의 준비활동을 하였다. 이들은 약 6개월 간의 준비기간 후 2007년 7월 도농교류의 활성화와 지역사회발전을 목적으로 회원 25명이 ‘도농교류협의회’를 결성하게 된다. 이후 주요활동으로 매월 자체모임을 개최하고, 때에 따라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학습을 하고 있다. 또한 년 1회 장수 ‘한우랑사과랑축제’에 참여하여 회원들과 체험마을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도 하고 있다.
2008년에는 장수군 농업기술센터가 농촌진흥청의 농촌체험지역네트워크사업에 선정되어 도농교류협의회 회원들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농업기술센터가 ‘장수군 농촌관광대학’을 개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농교류협의회 회원들은 대부분 농촌관광대학에 입학하여 교육을 이수했고, 교육을 이수한 비회원들 대부분은 2009년도에 도농교류협의회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로써 회원은 현재 50여 명으로 확대되었다. 현재는 관례적인 활동들을 하고 있으며 한 단계 더 진보된 네크워크를 구축하여 도농교류를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장수군에는 도농교류 및 농촌관광 활동을 담당하는 다양한 부서의 정보를 종합관리하는 ‘전담계’의 필요성이 2008년도에 컨설턴트에 의해 제기 되었다. 이는 녹색농촌체험마을과 도농교류는 농업소득과에서 담당하고, 산촌생태마을은 산림문화관광과에서, 전통테마마을은 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팀에서 담당하는 등 농촌관광분야가 총 7개 부서로 분산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9년 1월에 농업소득과에 ‘농촌체험계’가 신설되었다. 하지만 농촌체험계는 장수군 축제와 녹색농촌체험마을 그리고 도농교류협의회 업무를 담당할 뿐, 농촌관광과 도농교류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지는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 농촌관광 도농교류에 대한 기초 통계기반 구축이 안 된 상태이다.
평창군과 장수군의 네트워크형 도농교류는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이 존재한다. 두 군데 모두 일부 농업인들이 초기에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아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자발적으로 조직을 만들었고,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액수의 차이는 크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도농교류 및 농촌관광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촌관광분야의 정보를 전담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한 점들은 유사한 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점은 행정과 농업인들이 조직화 이후에 대응하는 자세이다. 평창군의 경우에는 2004년에 농촌관광분야를 전담할 ‘농촌관광계’를 만들었지만, 장수군의 경우에는 이를 전담하거나 정보를 종합하는 담당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평창군의 경우 군내 농촌관광에 종사하는 모든 내용과 정보가 취합되지만, 장수군의 경우는 계속 한 지자체 내에서도 농촌관광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취합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작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결과의 누적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발전방향과 전략을 세우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농업인들의 자세도 마찬가지이다. 조직화 이후 초기단계에서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이끌어내는 어려움이 있게 되는데, 평창군의 경우 군의 농박이차보전사업으로 회원들이 시설을 개선하고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온라인광고를 시도하였고, 군이 신활력사업 대상지로 선정 되었을 때는 농촌관광이 가지는 잠재력을 앞세워 군을 설득하고 농촌관광분야 보조금을 확보하게 되었다. 장수군의 경우에는 ‘한우랑사과랑축제’에 군의 지원으로 직거래장터를 마련하였지만, 그 외의 특별한 보조가 부족했고, 도농교류협의회 회원들도 그들의 잠재력을 인정받거나 군의 지원사업으로 확대하지 못했다.
* 체험마을 9개 전수조사+농어촌민박 680개소 샘플조사 및 추정치 결과
** 체험마을 10개 전수조사 결과(2007)
자료: 평창군청, 장수군청
4. 도농교류 활성화와 지역만들기
정부의 도농교류 활성화 계획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가시화된 도농교류는 2008년 6월 도농교류촉진법이 시행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도농교류촉진법에 근거하여 농식품부는 지난 7월 도농교류활성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하였다. 주요내용으로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5개 전략이 있고, 각 전략에 대한 세부과제가 있다.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정부의 이러한 도농교류 활성화 정책을 기반으로, 또한 도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에 힘입어, 향후 5년 동안은 현재보다 더욱 도농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앞서 소개된 것처럼 지역의 자발적인 네트워크 조직, 혹은 농촌진흥청의 농촌체험지역네트워크사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시·군단위 네트워크 조직을 통해 지자체 단위에서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도농교류 활성화와 지역만들기
그렇다면 이제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도농교류가 활성화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도농교류의 목적은 농어촌의 활력을 증진하고 도시문제를 완화하는데 있다(농식품부 2009). 농촌입장에서 본다면 도농교류는 농촌 지역만들기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도농교류가 농어촌활력증진을 통해 지역만들기에 기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살기 좋은 농촌만들기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즉 농촌에서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의 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 비로소 바람직한 도농교류가 되고 농촌 지역만들기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터에 대한 기여는 농촌의 일자리 및 소득증대 효과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삶터에 대한 기여는 농촌과 농촌주민이 존중받고, 농촌에 유입되는 인구도 적절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쉼터로서의 기여는 농촌의 자원과 어메니티가 발굴·보전되고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남도록 해야 하고, 공동체의 터에 대한 기여는 도농교류를 통해 농촌주민 간, 그리고 농촌주민과 도시민 간에 신뢰와 협력이 싹트는 것이 될 것이다.
5. 뱆음말
현재의 도농교류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사업의 효과로 외적인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마을이나 기초지자체의 내적인 인프라(네트워크)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마을내부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있다. 특히 시·군단위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제기 된다. 평창군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작동하지만 아직도 많은 정부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는 정부예산도 투입되지 못하고 있으며, 작동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심한 경우에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자체와 행정기관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민간주도의 도농교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녹색농촌체험마을, 1사1촌 등에서 도농교류의 내실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실화는 네트워크 조직의 내실화, 주민의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마인드의 변화,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 등을 말한다. 이러한 내실화는 개별단위의 자발적인 학습과 교육에 기초한 인적역량강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둘째는 지자체 단위에서 네트워크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뿐만 아니라 농촌과 농촌간의 격차도 고려해야 한다. 지자체 안에서의 네트워크가 이루어질 때 마을과 마을, 마을과 개별농장 간에 연계가 이루어지고 교류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때 비로소 지역만들기가 이루어지고 지역간 네트워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중장기적인 네트워크형 도농교류가 활성화되어 농촌지역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지역주민, 지역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학습과 교육을 수행하며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특히 지역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의식과 마인드는 주민의 의식, 전문가의 유치와 협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제도적인 틀과 인프라가 갖추어졌다면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의 브레인과 엔진 역할을 하는 그룹들의 역할이 도농교류와 지역만들기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