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인간, 온몸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정장에 조끼까지 껴입고… 우리에 갇혀있던 때의 괴로움ㆍ고통 재현 '관객과 공감대'
카프카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각색… 저글링ㆍ마술 등 버라이어티한 무대
●'홍창종의 모노드라마-안녕 피터' 내달 31일까지 펀펀아트홀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그것은 무엇일까?
카프카의 고전을 연극으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다음달 31일까지 펀펀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안녕 피터'가 바로 그것.
'안녕 피터'는 카프카의 원작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각색한 '빨간 피터의 고백'을 새롭게 각색해 홍창종의 모노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연극이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연극배우 고(故)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서울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뒤 8년간 482회에 걸쳐 모두 15만 2000명의 관객이 찾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연극계에 모노드라마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무대가 열리면 원숭이 인간이 등장해 무대 왼쪽 객석 가까이 놓인 연단 앞으로 간 뒤 발표대에 보고서를 올려 놓는다. 원숭이 형상이지만 정장에 조끼까지 껴입고, 가슴에 장미를 단 모습은 여느 신사 못지않다.
보고가 끝나면 지난 5년간의 원숭이 생활이 재연된다. 우리의 아래위로 날렵하게 오르내리며 그네를 타고, 바닥으로 뛰어내리기도 하면서 아래쪽 우리에 갇혀 있을 때의 괴로움과 고통을 재현해 낸다.
그러면서 인간과 원숭이의 차이점, 행동과 사고와 의식의 차이를 관객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다가와 대화를 나누며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더욱이 무대 속 원숭이는 서커스단에서 훈련받은 저글링이나 마술 등 버라이어티한 장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기존 배우들이 선보인 것과 달리 마임니스트인 홍창종이 참여해 연극 '안녕 피터'에서 그동안 쌓아온 저글링, 기예, 마술 등을 거침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양태진 연출가는 “완벽한 원숭이 분장과 철창과 무대를 누비며 원숭이 역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 배우 홍창종을 통해 관객들은 놀라움과 감탄으로 연극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문의 1544-8369.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원, 청소년 1만원.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