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에 동반되는 여러가지 증세 중에서 정말 심각한, 거의 누구나 빠져나가기 힘든 것이 사춘기 경기입니다. 자폐증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현재 밝혀진 것만 해도 천 여개 이상인데 보통은 이 유전자들이 단독으로 작동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단 한 가지 변이로도 자폐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SCN2A라는 경기유전자입니다. 이 유전자는 뇌신경망 전기신호에 대응한 나트륨 칼륨 이온채널에서 나트륨에 관여되는 단백질합성코드입니다.
SCN2A유전자 손상을 타고난 경우에는 어린시절부터 경기가 시작되서 자폐증 증세로 진전되는 반면 대부분의 자폐증은 경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뇌신경발달의 문제로 인해 결국 경기가 유발되는 양상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어릴 때는 경기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경기를 한다는 것에 별로 대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폐증의 99%는 경기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의 통계이긴 하지만 자폐증에서 외부발현 경기발작은 대략 50%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발작의 증세범주를 좀더 확장해보면 위와 같이 99%라는 누구도 빠져나가기 쉽지않은 현실로 나타납니다. 보통 신경외과에서는 외부로 발현된 확실한 경기증세들, 사지를 비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거품을 물고 온 몸을 꼬는 듯한 전형적인 병적 요인을 보여야 경기라고 하곤 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극심한 감정기복과 짜증, 강박, 상동행동, 멍때림, 돌발적 공격과 폭력행동, 주체할 수 없는 상동언어, 무자비한 공격성, 천사와 악마를 넘나드는 급격한 인성변화 등은 모두 뇌 속 내재된 경기파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행동들입니다. 모든 경기파장이 온 몸을 비틀고 의식을 잃게 하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항상 뇌 속에서 움직이는 경기파장의 정체를 눈여겨 보아야만 합니다.
사실 경기파장에 따른 공격적이고 폭력적 행동에 대한 진료와 처방은 정신의학과에서, 경기발작 간질이라는 병적 증세는 신경외과에서 다루기 때문에 이 또한 개선의 필요가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위에 설명한 행동들은 사실 경기파장에 의해 유발되는 것들임에도 정신과전문의가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물은 리스페리돈 리스페달 아빌리파이와 같은 조현병 약물들입니다. 조현병에서 나타나는 공격성, 망상, 환청, 산만함 등의 증세로 오인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후두엽 쪽 경기를 겪는 사람들은 번쩍이는 환시현상을 그림으로 표현해둔 자료들도 있습니다.
사실 자폐증 환자들은 극 도파민결핍자들입니다. 도파민이 전두엽에서 주로 활성화되는데 전두엽 성장이 아주 취약하기에 도파민 사용처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측두엽에서 생성된 도파민은 전두엽과 측두엽 연결통로를 타고가야 하는데 이 연결통로가 아주 시원치 않기도 합니다. 이렇게 도파민 통로가 잘 가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도파민의 빠른 분해기전으로 작동되는 약물은 자폐증이 가진 증세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정신과전문의 중에는 행동문제 개선약물로 데파코트나 라믹탈 같은 경기약을 처방하기도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 자폐증 환자에게는 경기치료약물만이 가장 유효합니다. 물론 생의학 측면에서 각 경기약물이 작동하는 기전에 따라 그에 맞춰 보충제가 투입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가령 데파코트와 같이 가바물질 자극기전을 경우, 가바 결핍에 대비해서 가바를 같이 보충해주는 방식은 훨씬 유효합니다. 소디움(나트륨) 이온채널에 작동하는 경기약물인 경우 뇌신경망을 튼튼하게 해주는 비복합군 마그네슘 B6 등이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없던 경기도 왜 사춘기가 되면 유독 심하게 되는 걸까요? 사춘기가 가진 의미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될텐데요, 사춘기란 바로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서 성징증세들이 커지는 시기입니다. 여학생들은 가슴과 엉덩이가 커지고 규칙적인 배란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남학생들은 남성호르몬이 강해지고 본격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런 성징들의 발달시기에는 뇌가 그야말로 대혼란시기를 맞게 됩니다.
사실 발달장애가 아니더라도 일반 아이들도 사춘기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기 마련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인생의 전반이 무너질 정도로 거칠게 나아가기도 합니다. 일반아이들도 그럴진대 발달장애인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뇌기능이 성장하지 않는다해서 신체성장까지 안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단지 일반아이들은 비록 성징의 촉진으로 인한 변화의 시기를 겪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나 학업, 취미, 친구와 어울림 등등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대부분 잘 풀어나가기 마련입니다.
발달장애의 경우는 사춘기 때 치뤄야하는 심신의 변화라는 폭우를 우산도 없이 고스란히 맞는 꼴입니다. 꿈틀대는 성호르몬이란 초강력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는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수 많은 발달장애 부모들이 사춘기 때 극심한 행동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곤 합니다. 그토록 버티던 약물복용도 이 때 가장 많이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발달장애 개선에 있어 언제나 유념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이 바로 경기파장입니다. 혹독한 사춘기 시절 질풍노도같은 파장의 정체인 성호르몬의 폭발적 증가를 대비하고 이겨낼 수 있는 뇌신경망을 꾸준히 강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생의학 접근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고용량 비복합과 마그네슘, B6 100mg이상, 질좋은 오메가3 등의 꾸준한 보충이 나중에 아주 힘든 국면을 그나마 버텨낼만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더불어서 꼭 한 가지! 아이가 몰입할 수 있고 아주 즐거워할 수 있는 취미나 특기는 꼭 한 가지라도 만들어 놓는다면 이 또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래도 넘겨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야수로의 돌변, 극심 강박, 공격성과 폭력성, 심한 감정기복과 짜증은 측두엽과 전두엽의 도파민경로의 발달과정에서 원활치 않을 때 나오는 증세들입니다. 그만큼 전두엽 발달의 과정이 쉽지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래도 겪어내야 합니다.
이 혹독한 과정을 잘 다스리고 이겨냈을 때의 상황은 긴 터널 끝에 맞이하는 아름다운 햇살풍경이라고 할까요? 아름다운 햇살을 볼 것인지, 계속 터널 속을 가야하는지 아이들의 뇌상태를 이해하고 대처한다면 그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딱 저희 창희 맞춤으로 올라온글이네요! 잘 이겨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스들은 정신과 말고 신경외과에서 진료하도록
바꿀 수 없을까요? 맞지 않아 해로운 약 처방 받는게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