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성산일출봉으로 출발하려는 때,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얼마 전에 휴대폰 분실 후 새로 개통했기에 발신인이 입력되지 않은 번호가 꽤 있어서 일단은 받고나서 다시 연락처를 저장해가고 있는데요, 어제의 전화는 2015년에 발달학교를 다닌 적 있는 엄마의 전화였고, 너무나 놀랍게도 그녀는 지금 제주도에서 살고있습니다.
그녀의 영적 텔레파시에 너무나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제가 제주도 여행을 왔다고 카페에 올렸지만 그녀의 아이는 지금 일반학교를 잘 다니고 있어서 우리와 고민사의 차원이 좀 다르기에 몇 년전부터는 카페에 거의 오지않습니다. 그녀도 그녀의 영적 텔레파시에 몹시 당황할 정도로 놀라기도 하지만 사실 그녀는 아이의 문제로 머리복잡할 때 저를 자주 떠올리는 것은 맞는 것같습니다. 그렇게 저에 대한 생각이 정말 우연히도 제가 그녀의 동네에 놀러와있을 때 딱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제가 머무는 펜션 또한 그녀의 집에서 멀지않은 곳이라하니 참으로 그녀와 저의 영적 텔레파시가 놀랍기만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저녁에 만나서 간만에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녀의 아이가 아주 어릴 때 (4세미만의 나이에) 주변에서 다 아니라고 할 때 발달학교를 1년이상 보냈고 보통의 자폐아동에 비해 여러가지로 상태가 좋았기에 유난하다고 했지만 그녀는 쿨하게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일찍 대비한 현명한 엄마였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아이가 어릴 때 발달학교를 선택하고 꾸준히 다닌 것에 대해 아주 고마와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전정강화 놀이의 실천으로 필리핀에서 살아보기. 제주도에서 살아보기 등을 과감히 실천한 결과 결국 삶의 터전이 제주도가 되었고 아이는 제주도 작은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모습이 이제 ADHD를 넘어서 아스퍼거 수준까지 가고 있습니다. 아직 풀어야하는 사회성문제들이 아직은 남아있지만 어찌보면 우리 세계에서 갈 수 있는 최고의 단계를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 제게 전화를 하는 그런 털털한 엄마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제 밤 늦게까지 심중을 터놓고 아이교육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중간중간 상담도 해주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서 아이의 장래를 위해 먼 설계를 하고 실천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녀를 닮은 밝고 쾌활한 둘째가 있어 더욱 삶은 충만한 듯 합니다.
오늘 저녁이나 내일저녁 그녀의 집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하고 어젯밤 긴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늘 제 조언을 귀기울려 주고 실천해주려는 모습이 보여 더욱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상담자나 조언자를 넘어 친구같이 발전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간만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태균이가 찍어준 엄마의 사진들을 보면서 다들 태균이와 저의 관계처럼만 잘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정점이라는 것을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제주도의 이 엄마는 아들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 오늘도 모든 것을 바치고 있습니다. 훌륭한 엄마입니다.
첫댓글 태균군 사진을 정말 잘 찍어요~
즐거운 여행 하고 오시길요^^
제주 공항에서 이 글을 읽고 참 기쁩니다. 대표님, 즐거운 여행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