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마라톤!!
한번쯤은 완주하고 싶은 생각을 작년부터 했었다..
작년엔 일철선배들 몇분이서 완주를 했는데 올해는 나혼자 외롭게 참가하게 되었다.
말이 100킬로지 거의 풀코스를 두번하고도 반이다.
물론 일철 선배들에게는 껌일 수 도 있으리라..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 날이 계속이었다..연습도 해야하는데..
7월말 언젠가 울트라 연습한답시고 주워들은 풍월로 대회시간대에 연습해봐야지
하며 오후6시에 나선다...행신동 집을 출발하여 방화대교밑을지나 성산대교쯤 지날무렵
기온이 33도임을 알았을때부터 지치기 시작...
원래 계획은 반포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밑 자전거도로를 달려 행주대교를 넘어 오기로 마음
먹었었다..왠걸 마포대교를 지나니 도저히 더위에 지쳐서 못갈거 같았다.
그래도 오기가 있지 반포대교만 찍고 가자.
원효대교부터 걸어서 반포대교를 찍고 되돌아 오는데 괜히 반포대교 까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한강변을 출동하고 있는 119구급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도 싶었다..아는직원이면 태워다달라고 하고 싶을정도였으니..
집에 오니 새벽1시 너무 힘들었다.집까지 계속 걸었다는....과연 울트라를 완주할 수 있을까?
이게 울트라대비 장거리연습의 전부!!
걷는것도 훈련의 일부라 위안을 삼아본다..이렇게 시간은 흘러 대회날이 다가와버렸네.
대회당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위해 송정역으로 이동 강화행 좌석버스에 올라탄다.
버스에 올라타 빈자리를 살피며 사람들을 스캔해본다...음~~울트라맨이 두명 보인다..(그 모자에 그 셔츠에 뻔하지)
강화터미널에 도착 대회장까지 가는 버스를 찾기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고
김밥집을 찾아 김밥한줄을 사서 먹는다...
군내버스에서 내려 대회장에 도착하니 3시30분정도..
지금까지는 마라톤행사장에만 다녀서인지 울트라마라톤 행사장은 조촐함이 느껴진다..
참가인원이 300여명정도이니 그럴 수 밖에~~날씨는 더운데 땡볕에 설문조사를 한단다.
성심껏 여섯장의 설문지에 답을하고 나니 벌써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선크림은 생략해야 할거 같다..
대회장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냥 기분이 쳐진다..
그래도 힘을 내야지~~
본부석 뒤편으로가 출발 준비를 한다...발가락에 테이핑도하고 맨소레담로션도 미리 바르고
앞뒤 안전등도 챙기고~~
드디어 출발!!
출발신호와 함께 마음속으로 다짐한다...완주만 하자..걸어서라도...
다들 여유가 있어보인다...문고문님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언덕보이면 무조건 걸어라 내리막에 뛰고!!(감사합니다) 15키로쯤 달렸을까 은파선배에게 응원전화가 와서 심적에너지 충전하고 얼마안있어 날개선배의 전화로 또 에너지 충전하고 근데 날씨가 너무 습해서 땀이 너무 많이 난다..20킬로정도 보급소에 도착해서 포도 몇알 주워먹고 생각한다 이제 겨우 1/5 온거잖아 완주할 수 있을까? 아니다 마음을 고쳐먹는다 벌써 1/5온거다~~ 이제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강화도는 낙조가 그렇게 멋있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폰으로 사진도 찍고 여유를 부리는데 난 눈으로만 즐기며 달린다..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했으니 지금까지는 별로 안지친건가? 동막해수욕장을 지날때가 40키로 지점인거 같다...통과시간이 4시간40분 그럼 풀코스를 5시간안에 뛴샘인데 덜컥 겁이난다...너무 오버하는거 아냐?...페이스를 늦춰
54킬로 밥주는곳까지 6시간40분에 들어간다...순식간에 미역국 한사발을 폭풍흡입 하자마자
물 한바가지 머리에 붇고 다시 출발!! 어차피 아는사람도 없는데 쉬면 뭐하나 먹었으니 소화를 시켜야지 앞사람이 걷는다 그럼 나도 걷는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끝도 보이지 않는 해안철책을 따라 뛰는데...운동을 하면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 온몸에 흐르는 땀은 안경에 습기가 가득차고 안경을 벗고 뛰면 흐리해서 앞이 보이질않고 참 별게 걸리적 거리는구나. 졸립기도 하고..이참에 라식수술할까? 생각도 해보고 머리에 덮여있는 모자를 잃어버린줄 알고 한참을 찾기도하고 해안철책으로 간첩이라도 넘어오면 뭘로 때려잡나 지쳐서 도망도 못갈거 같은데..별별 생각을 하며 끝없는 철책해변을 지나 이번엔 가로등도 없고 갈림길도 없은 암흑같은 도로를 달린다.지금생각해보니 철책해변은 감사하게도 간첩님들 땜에 가로등이 있었나보다. 앞사람도 보이지 않고 뒷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설마 내가 꼴찌인가? 이길이 맞나 싶기도 하여 뒤돌아 보면 세상에나 승모근에 쥐가난다..왼쪽으로 돌릴때만 쥐가나서 그후론 오른쪽으로만 시선을 돌렸다는...
애구구 도대체 끝은 어디인고, 독한넘들,미친넘들,뭐하는넘들인가를 중얼거리며 우여곡절끝에 95킬로지점 이 산만 넘으면 완주 할 수 있다
조심럽게 욕심 내본다..13시간안에 들어가야겠다...긴 오르막을 정신없이 빠른걸음으로 넘어 드디어 마지막 힘을 내어 뛰어본다...근데 무슨 내리막이 이렇게 길다니 99킬로 지점을 지난지가 한참인데 운동장이 보이지 않는다. 새벽녘에 일어나신 족히 팔순은 넘어보이시는 노인분이 갑자기 내앞길을 막아서며 뭐좀 물어보잔다...아! 미치겠네 “할아버지 저 지금 바쁜디요”..(죄송합니다) 그냥 패쓰 ..저기 운동장이 보인다..울컥하여 호흡이 되질 않는다.눈물도 난다.....
골인을 위하여 옷 매무새도 가다듬고~~
드디어 12시간55분의 개고생을 마치고 골인!! 그러니까 새벽 5시55분!! 아무도 아는이는 없었지만 너무도 좋았다...
누군가 그랬다..아무나 완주할 수 있다면 결코 도전하지 않았으리라!! 일철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 완주의 환희를 맞으며 계단에서 쉬면서 다른 주자들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아침 퇴근후에 달려 온다는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안부 문자도 넣어준다..“신랑 안죽고 살아있다. 걱정마라”
주최측에서 내어준 삼계탕을 먹고 대중목욕탕 티켓을 받아들고 고~고 사우나에서 마땅히 할게 없어 냉온탕을 왔다갔다 시간 때우기에 돌입 다들 새까만 얼굴에 걸음은 엉기적엉기적 100킬로를 달리고도 다들 I go I go를 연발하네..그래도 입가엔 미소가~~
11시쯤 되어 마눌님과 아이들이 도착 바로 동막해수욕장으로~~어제밤 40킬로지점 이곳을 지날땐 고기냄새에 불꽃에 폭죽에 주말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오늘은 내가 이곳을 즐기러 왔노라 울트라피니셔로써~~ 그늘막을 치고 가족들과 구워먹는 삼겹살이라 아주 구웃이구나...이에 빠질소냐 장수도 일병~~히한하네 발가락에 물집하나 없이 완주했다는~~지금은 밤새 얼굴에 땀이 너무나서인지 땀띠로 약바르고 있다는~~ 이정도 고통이야 껌이쥐.
다시한번 무사히 완주할 수 있게 응원해주신 일산철인클럽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김용식선배님께서 "일구야! 울트라는 한번만 하는겨" 뛸때는 이번만 하고 다시는 안하리라..후기를 쓰는 지금은ㅋㅋ
홀로 도전이라 사진이 없네요...우연히 대회신청자 명단을 보다가 일찌감치 정감독님께서 참가신청해놓으신걸 보았습니다. 마음이 아프네요...사고가 없었더라면 저와 같이 완주하셨을텐데요...하루 속히 쾌차하시길 빌며.....
첫댓글 맘이 짠하다....고생했다...정성남형님도 훌훌털어버리고 쾌차하셔야 하는데....
잘 읽었음. 작년에 내가 자봉 갔었는데...올해는 혼자 보내서 영 미안했는데, 무사히 완주해서 축하해.
난 절대 안할꺼야~~ 절대로...
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드네. 고생했어, 일구!!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축하한다!!
맘이 참고운 일구 후기 잘보았다 호기록 완주 다시금 축하하고...내년에 나도 울트라맨이 되어봐야겠다 한번만 꼭 완주 해보아야지.
멋져.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 음 그렇고 말고...일철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왠지 난 그저 아무개.. 축하해.난 못해.
조은 기록의 완주 추카 추카~~
정성남 감독님이 작년에 이어 이번에 또 신청하셨단 말인가.....정말 놀라운 분이셔,,,
일구 정말 축하해.....그리고 정 감독님 피니쉬 세레머니는 박종우의 독도 세레머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멋져
추카드립니다. ㅎㅎㅎ나도한번가보고는 싶은데......7년전인가 ㅎㅎ 수영만에서 기장으로..울트라 자봉갔었는디...한번고려해봐야겠냉...
울트라맨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는동안 감동으로 눈물이 날뻔....
다시한번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댓글이 사라져 다시 쓴다.
울트라 체질이다.
말뚝 박아라 ㅋ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