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구연 / 글 김동석
<바람의 언덕>에 사는 고양이 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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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섬 거제도,
해금강과 외도를 여행할 수 있는 섬,
해금강 선착장 부근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
풍차가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돌고 있는 곳,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아름다운 거제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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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에 고양이 지코가 살고 있었어요.
사람이 모두 돌아간 늦은 시간에 지코는 풍차 위로 올라갔어요.
돌아가는 풍차 날개에 앉아서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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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다!”
바람이 강해지자 풍차 속도도 빨라졌어요.
지코는 풍차 날개를 꼭 붙잡고 버티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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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니까 내려가.”
밤하늘에서 어린왕자가 지코에게 말했어요.
“더 강한 바람이 불거야. 태풍이라고!”
지코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풍차는 속도를 내며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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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더 빨리!”
지코는 속도를 즐기고 있었어요.
“어린왕자님 걱정마세요.”
풍차에서 여러 번 떨어졌지만 풀밭에 떨어져 다치진 않았어요.
5p
“빨리 내려가!”
밤하늘에서 지켜보던 어린왕자가 크게 소리쳤어요.
“집도 날려버릴 바람이란 말이야!”
하지만 지코는 쌩쌩 돌아가는 소리에 듣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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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어린왕자는 걱정되었어요.
‘스쓰슥! 쏴아!’
<바람의 언덕>을 향해 달려오는 바람소리가 요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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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라!”
지코는 어지러웠어요.
몸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풍차 날개에서 내려올 생각을 못했어요.
‘쌩쌩쌩! 쌩쌩쌩!’
<바람의 언덕> 풍차는 최고 속도를 내면서 돌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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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놔야 하는데!”
지코는 날개가 밑으로 향할 때 뛰어 내릴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날개 때문에 다칠 수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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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어린왕자 목소리가 바람과 함께 들렸어요.
태풍 영향으로 <바람의 언덕> 풍차 날개가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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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거예요.”
지코가 외쳤지만 어린왕자는 들을 수 없었어요.
바람 소리와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가 더 켰어요.
11p
“손을 놔야 해!”
지코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어요.
“온 힘을 다해서 뛰어 내려야 해.”
지코는 바람과 풍차 속도를 계산하면서 뛰어 내릴 준비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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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내려와!”
<바람의 언덕>에 사는 곤충들도 소리쳤어요.
“빨리! 빨리!”
들꽃과 나무들도 걱정하며 지코를 향해 소리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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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다!”
풍차 속도가 조금 느려지는 듯해 지코는 손을 놨어요.
“으아악!”
지코는 풀밭에서 좀 더 멀리 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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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까!”
<바람의 언덕>에 사는 생물들이 모두 걱정했어요.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고 지코가 떨어진 곳을 내려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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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윽!”
지코는 살아있었어요.
“발톱이 부러졌잖아!”
지코의 뒷다리 발톱 하나가 부러져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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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줘서 감사합니다.”
지코가 밤하늘을 보고 말했어요.
하지만 어린왕자는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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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였어!”
지코는 떨어진 골짜기에서 좀 더 누워있었어요.
“더 빨리 돌면 어떻게 될까!”
지코는 몸이 아팠지만 풍차가 더 빨리 돌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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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
밤하늘에 별을 세다 잠이 들었어요.
지코는 꿈속에서 어린왕자를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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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옆에 여우도 앉아있었어요.
“아름답지!”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지구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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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 앞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요.”
여우도 <바람의 언덕>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풍차 날개에 앉아 별을 세며 살던 여우가
어린왕자를 만나고 천상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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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님!”
지코는 꿈속에서 어린왕자를 불렀어요.
하지만 어린왕자는 대답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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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른 풍차도 탈 수 있어요.”
지코는 더 빠른 것도 탈 수 있다고 자랑했어요.
다음에는 더 빠른 속도로 돌아가도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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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말이 없었어요.
“바람의 속도를 멈추게 한 것을 모르다니!”
여우가 수다를 떠는 지코를 보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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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바람을 멈추게 했었어요.
<바람의 언덕>에 사는 모든 생물들은 봤어요.
자기 자랑을 하는 지코만 모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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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잠에서 깬 지코는 배가 고팠어요.
다친 다리를 이끌고 항구로 내려갔어요.
“지코!”
많은 고양이들이 지켜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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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에 사는 고양이 대장은 지코였어요.
지코는 다른 고양이들을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며 먹을 것을 많이 주었어요.
또 항구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먹을 것 걱정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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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에 아침이 밝았어요.
바람은 잔잔해지고 풍차는 느리게 돌았어요.
“오늘 밤에도 풍차에 올라갈 거야?”
고양이 한 마리가 지코에게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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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바람의 언덕>에서 풍차를 타고 노는 지코에 대해 몰랐어요.
풍차가 바람의 힘으로 돌고 있는 지 발전기에 의해 돌고 있는지 관심 없었어요.
<바람의 언덕>에 올라와서
사진을 찍고 멋진 바다를 보고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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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밤마다 쓰레기를 치우는 고양이들이 불렀어요.
“쓰레기가 많아!”
화장실 옆으로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너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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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치워야 해.”
바람이 불면 바다로 날아갈 쓰레기였어요.
<바람의 언덕>에 사는 모든 고양이들이 모였어요.
그리고 화장실 옆에 버리고 간 쓰레기를 밤 새 치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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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은 거제도의 관광명소가 되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바다는 조금씩 더러워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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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로 사냥 할 필요가 없었어요.
바다에서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는 물고기를 잡을 필요도 없었어요.
바람 부는 날이나 밤이 되면 풍차 도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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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에 사는 생물들은
지코가 풍차에 올라 멋진 쇼를 하면 즐거워했어요.
하지만 바람이 불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 꼼짝도 하지 않고 지냈어요.
다만, 지코만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또 앞으로는 풍차를 타는 위험한 짓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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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는 풍차 덕분에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