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목 채수정 판소리 발표회-흥보가완창
공연일시 2006 10 28 (토) 3시
공연장소 국립 국악원 우면당
공연내용 박녹주제 박송희류 흥보가 완창
공연문의 및 예매 악당樂黨 02-745-6112 | 인터파크 1544-1555 | 티켓링크 1588-7890
채수정이 부르는 흥보가
몸이 악기인 소리꾼에게 있어 선천적으로 어떠한 신체 조선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점이 무척 중요하다. 채수정은 이런 점에서 무척 복 받은 소리꾼이라 할만하다. 성량이 우람하고 판소리하기에 좋은 목인 수리성을 타고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쭉쭉 소리를 뻗어내어 정직하게 성음 구사하는 것을 중시하는 그녀의 자세는 삶을 대하는 자세와 그대로 닮았다.
<흥보가>는 본래부터 동편 계열에 속하는 명창들이 잘 불렀던 소리이다. 박송희 명창에게서 오랜 기간 동안 소리 학습을 해온 소리꾼 채수정이 부를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로 이어지는 동편 계열의 바디에 해당한다.
<흥보가>는 가난과 심성의 문제를 제기한 작품으로, 전승 5가 가운데 재담적 성격이 가장 강하다. 특히 다양한 하층 예인 집단 등 온갖 인물군상들이 등장하여 놀보를 패망시키는 “놀보 박타는 대목”은 <흥보가> 중에서도 가장 재담적인 요소가 강한 대목이다. 그런데 재담소리는 격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흥보가>는 전승이 중단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박송희 명창이 “놀보 박타는 대목”을 넣어 완판을 이루었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 요즘 청중들은 알아듣기 쉽고 재미있는 재담대목에 오히려 더욱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때 전승이 위축되었던 <흥보가>가 오늘날에는 다른 어떤 바디보다도 인기가 있다. 타고난 성음에 통성을 위주로 한 정직한 소리를 추구하는 채수정이 부르는 흥보가 완창. 이번 공연에서 그녀의 장기가 또 한번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김기형 (고려대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