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피카소의 고향 해변 도시 말라가(Malaga)
로마극장과 알카사바 성채 / 피카소 미술관 입구 / 히브랄파로 성곽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 피카소(Pablo Picasso)의 출생지인 남부 항구도시 말라가(Malaga)는 기원전 13세기 페니키아인들이 건설했다고 하는 고대도시인데 현재는 인구 60만 정도로 스페인에서도 제법 큰 도시에 속한다.
말라가(Malaga)에는 피카소 미술관, 대성당, 고대 로마 원형극장, 알카사바 요새 등이 유명하고 기후도 온화하며, 인근의 말라게따(Malagueta) 해변은 여름철 휴양지로 이름이 나서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휴양도시이다.
피카소 미술관은 그의 가족이 살던 집터로 피카소는 이곳에서 10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2003년 10월, 피카소가 죽은 후 그의 어릴 적 꿈이었다는 생가(生家)를 고쳐 미술관으로 개관한다.
피카소는 너무나 유명한 화가(畫家)로 전 세계를 통틀어 첫 번째로 꼽히는 예술가지만 생전 그의 사생활(私生活)은 너무도 난잡(亂雜??)하여 거론하기가 좀 거북하다.
일곱 명의 여자와 뒤엉켜 살았고, 그중 40세 연하의 여인도 있었다. 자식들도 이 여인, 저 여인에서 출생하고....
그러나 그의 예술혼과 작품은 너무도 탁월하여 사생활(私生活) 언급은 생략한다.
그의 출생지인 이곳 말라가(Malaga)의 피카소 미술관은 그의 며느리 크리스티네(Christine Ruiz- Picasso)가 133점, 손자 베르나르드(Bernard Ruiz-Picasso)가 22점을 기증하여 총 155점의 피카소 작품을 전시한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소장 작품들은 주로 1901~1972년 사이의 작품으로 말년에 그린 소품들과 미완성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지만, 나는 관람하는 동안 감동을 억제하기 어려웠다.
로마극장 유적 / 말라게따 해변 / 말라가 대성당
말라가 대성당(Catedral de Málaga)은 1528년에 짓기 시작하여 1782년에야 완공된 성당이라니 완성되기까지 실로 250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 성당이다. 건축양식은 르네상스형식인데 안달루시아지역에 남아있는 건축물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1528년에 실로에(Diego de Siloé)가 처음 설계할 당시에는 남쪽과 북쪽에 두 개의 탑을 세우기로 계획했으나 자금 부족으로 북쪽의 탑만 세우고 중단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서 양쪽에 균형을 잡고 있어야 할 탑이 하나밖에 없어 ‘외팔이 여인(La Manquita)’이란 별명을 얻었다고 하며 이 탑은 안달루시아지역 성당들 탑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탑이라고 한다.
말라가 대성당은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 양식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고, 성가대석과 조각상, 부속건물들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다. 말라가의 또 하나의 자랑꺼리는 알카사바 성채(Alcázaba de Málaga)와 히브랄파로(Gibralfaro)성, 그리고 로마 반원형 극장유적(Teatro Romano)이다.
언덕 위에 견고하게 축조된 알카사바 성채는 너무도 웅장하고 멋질뿐더러 그 성벽 아래 축조된 로마시대의 극장 유적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알카사바 성채는 11세기 중반 이슬람에 의해서 지어졌다는데 이미 2세기에 지어진 로마시대의 반원형 극장유적을 허물지 않고 그 뒤편에 성채를 지었다고 한다. 알카사바 성채에서 언덕 위를 한참 오르면 히브랄파로성까지 볼 수 있는데 외관도 무척 인상적이고 아름답지만, 성(城)안의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이 요새는 스페인이 통일되기 전인 1487년, 이사벨 1세(Isabel I)와 남편인 페르난도 2세(Fernando II)의 군대를 맞아 말라가 무어(Moor)족 시민들이 결사 항전을 벌였던 장소로 유명하단다.
말라가 시민들은 3개월 동안이나 포위되어 배고픔에 지친 나머지 결국 항복했고 요새는 기독교도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이후 이사벨 1세는 한동안 이 요새에서 살았는데 육중한 돌로 쌓은 튼튼한 성벽은 요새까지 오르는 지그재그 형태의 가파른 산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히브랄파로 성은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기원전에 세웠던 요새가 있었는데 그 무너진 자리에 14세기 초엽 새롭게 세운 대규모 요새로, 높이 131m의 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그라나다(Granada) 왕국을 통치하던 이슬람 군주 유수프 1세(Yusuf I)가 건설, 이곳을 ‘히브랄파로’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빛나는 바위’라는 뜻의 고대 페니키아어 히벨파로(jbel-far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정상부근에 전망대가 있는데 말라가 항구를 포함한 시내 전경과 드넓은 지중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장소이다.
무어인들의 성(城)이었던 알카사바는 훗날 대대적인 보수를 하고 다시 쌓아 박물관과 정원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히브랄파로 성채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