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HyhSAfAoTqQ
영화명: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Midnight Express, 1978)
◈ 감 독 : 알란 파커
◈ 출 연 : 브래드 데이비스, 아이린 미라클, 보 홉킨스, 파올로 보나첼리
◈ 제 작 : 영국, 미국
◈ 시 간 : 121 분
1970년 10월 6일, 터키 이스탄불(Istanbul, Turkey). 애인 수잔(Susan: 아이렌스 미라클 분)과 여행 중이던 21살의 미국 청년 빌리 헤이즈(Billy Hayes: 브래드 데이비스 분)는 겁없이 마약 밀매를 시도하다가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서 체포당한다. 터키 경찰의 끝없는 회유와 협박이 이어지고, 마약을 건네준 택시 운전사를 만나러 가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쳐보기도 하지만 결국 붙잡혀 국제 범죄자들만을 수감하는 특수 교도소 ‘사그말실라’에 갇힌다.
추위를 피해 담요를 훔치던 그는 고문실로 끌려가 잔인한 간수장 히미두(Hamidou: 폴 스미스 분)에 의해 발바닥을 구타당하고, 며칠 후 겨우 정신을 수습하지만 걷기조차 힘들다. 같은 미국인 지미 부스(Jimmy Booth: 랜디 퀘이드 분)와 맥스(Max: 존 허트 분)의 도움으로 겨우 걸음을 걷기 시작하면서, 빌리는 그 둘의 친구가 된다.
한편, 공작새를 개 대신 기르는 리프키(Rifki: 파올로 보나셀리 분)는 마약, 담요 등을 팔아 돈을 모으는 악덕 밀고자다. 지미는 회교 사원에서 촛대 두 개를 훔치고 수감되었고, 에리크(Erich: 노버트 웨이서 분)는 마약 소지로 12년을 선고받았으며, 맥스는 수감된 지 7년이 돼가는 최고참이다.
얼마 후 아버지(Mr. Hayes: 마이크 켈린 분)의 면회를 받고, 곧 재판이 열지지만, 검사(Prosecutor: 케보크 말리콴 분)는 터키를 경유하는 마약 운반이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빌리에게 종신형 선고를 주장하는데, 그의 변호를 맡은 부도덕한 변호사 예실(Yesil: 프란코 디오제느 분)에 타협에 의해 결국 4년형이 선고된다.
한편, 맥스는 빌리에게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 ‘탈옥’(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을 제안하지만, 빌리는 20개월 남았다며 거절한다. 결국 혼자 지붕으로 탈출을 시도하던 지미는 붙잡혀 매를 맞아 탈장에 고환까지 잃고 수개월간 요양소에 있다 돌아온다. 빌리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터키말 ‘슬라블라’를 배운다.
아들이 보는 앞에서 소년 강간범들의 발바닥을 몽둥이로 때리는 히미두, 동성애가 성행하여 하루에 수천 건의 칼부림이 생기는 터키의 감옥 생활, 교도소 내의 고독, 온갖 폭력과 비참함을 삭히며 가족과 연인에게 편지를 띄우는 빌리. 드디어 53일 남았을 때 대사관으로부터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온다. 밀수 사건의 표본으로 삼으려는 검사가 판결에 불복, 앙카라 대법원에 상고하여 어쩌면 종신형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재판은 다시 열리고, 분노한 빌리는 재판장과 모든 터키인들을 향해 ‘돼지새끼들’이라고 외친다. 터키인들에게 ‘돼지’는 가장 모욕적인 동물, 재판장은 그에게 30년형을 언도한다.
마침내 맥스, 지미와 함께 탈출을 결심한 빌리는 지하 통로의 벽 입구를 발견하지만, 밀고자 리프키에게 들켜 지미가 잡혀간다. 이에 맥스와 빌리는 그가 목숨과도 같은 돈이 라디오 뒷면에 숨겨져 있는 것을 알고 돈을 모두 못 쓰게 만들어 보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시검문에서 리프키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마약을 맥스에게서 샀다는 거짓말을 해 맥스가 잡혀가게 한다.
분노한 빌리는 리프키를 무참히 폭행, 정신이상 죄수 감옥에 수감된다. 1975년 1월, 폐인이 되어가던 빌리는 뜻밖에 애인 수잔의 면회를 받는다. 그녀에게서 받은 가족사진 앨범에는 돈이 숨겨져 있었다. 이미 폐인이 되어 말도 못하는 맥스에게 “구하러 오겠으니 살아 있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빌리는 마지막 탈옥을 결행한다.
히미두에게 뇌물 100불을 주면서 요양원으로 오게 된다. 이때 자신을 폭행하려는 히미두를 밀치는 과정에서 그는 벽에 걸린 옷걸이에 머리가 찍혀 즉사한다. 유유히 히미두의 옷을 갈아입은 빌리, 처음 마약을 소지하고 세관 검사를 받을 때의 심장 박동을 느끼며, 감옥 밖으로 걸어 나간다. 그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밝은 태양을 만끽하면서. 다시 자유를 되찾은 것이다.
1975년 10월 4일, 빌리 헤이스는 그리스 국경을 넘는 데 성공한다. 3주 후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그는 아버지와 수잔, 그리고 가족과 뜨거운 상봉을 하게 된다.
* 아래는 웬 네티즌의 리뷰
국가간 범죄인 조약이 없었던 시절 한 미국인이 마약 밀매로 터키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탈출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끌어내었는데 더욱이 교도소 간수의 여러 가지 극악무도한 행동을 리얼하게 그려나간 관계로 해당 국가인 터키에 반감을 사게 되고 급기야 터키 내에서 상영 금지 조치까지 내려지는 결과를 가져온 시대의 문제작.
이제는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 관계로 클래식이 되어버렸지만 그 마음의 울림은 여전하다. 아마도 <쇼생크 탈출>보다 10배는 강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진정한 역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 빌리 헤이즈(브래드 데이비스)의 연기와 전체적인 리얼리티는 그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내고 있는데 보는 내내 안타깝고 슬프고 우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던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며 인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진하게 일깨워주는 드라마이다.
한편 이 영화가 관심을 모았던 것 중 하나는 영화 음악의 거장인 조르지오 모르더의 음악 때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사실적이며 동시에 우울한 이미지를 조르지오 모르더는 그의 신디사이저 음으로 애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명연기를 보여준 젊은 배우이자 주인공인 브래드 데이비스는 그 후 에이즈로 사망했다는 소식. 정말 감동적이고 슬프고도 기쁜 영화.
* 아래는 배우 박상민이 쓴 글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제목만 보면 액션영화 같다. 하지만 탈옥영화다. 1970년 10월에 발생한 ‘실화’를 소재로 했다. 제목은 감방 은어로 ‘탈옥’을 뜻한다.
주인공은 스물한 살의 미국 청년 빌리다. 그는 터키 이스탄불공항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된다. 4년형을 선고받는다. 그런데 출소 53일을 앞두고 철퇴를 맞는다. 미국과 터키 간의 외교 갈등으로 촉발된, 뒤늦게 열린 상고심에서 30년형을 선고받는다. 영화는 빌리가 탈옥에 성공하기까지 5년간의 삶을 다뤘다.
교도소 내부는 동물의 움막이나 다름없다. 간수들의 횡포에 시달리는 죄수들은 인간 이하의 삶을 연명한다. 난무하는 폭력, 초점 잃은 눈동자, 축 처진 어깨, 느릿느릿한 걸음……, 넝마 같은 옷, 꾀죄죄한 잡동사니, 흙먼지 자욱한 토굴……. 카메라는 이와 같은 빌리 일행의 현주소를 다양한 앵글로 보여준다.
이 가운데 빌리와 연인 수잔의 면회 장면이 눈에 선하다. 빌리의 간청으로 수잔이 옷을 벗자 빌리는 자위를 한다. 유리에 닿은 가슴과 손에 입을 맞춘다. 수잔이 울부짖는 데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까지 숱한 영화를 봤지만 연인들의 모습 가운데 이보다 강렬한 장면은 보지 못했다.
우리네 삶은 한 순간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을 맞기도 한다.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의 빌리처럼.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는 미국적 시각이 지나치다는 단점을 지녔지만 기본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높이 살 만하다.
데뷔 이후 매년 정초에는 임권택 감독님을 찾아뵙는다. 희비가 엇갈렸던 지난 삶을 돌아보곤 한다. 예쁜 아내와 신혼의 단꿈을 꾸면서,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에 열정을 쏟으면서,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는 요즘 생활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