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갇혀 있다. 시를 닫았다. 오대산 상원사 정멸보궁을 구경가면서 돌계단을 다 올라가는데 힘이 빠져서 기진맥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해우소였다. 사실 그대로 적은 거다. (조르바)
-겨울 연가 같다. 가끔은 생각 없이 쑥 쓴 시도 굉장히 좋은 시가 될 수 있다. 그대가 누군가? 그대와 같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그대가 행복이었음을 그대가 눈물이었음을~ 조금은 감상적이다. <땅에 닿던 소리처럼> 여기에 한 문단이 건조한 쪽으로 더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겨울 연가답게 차가운 따뜻함이랄까 들어온다면 어떨까. 1연은 시작으로 좋다. (서강)
-내 맘 속에 있는 그대였다. 그대가 안 나타난다. 적멸보궁에 갔을 때는 없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은 그대와 같이 안 갔다는 말이다. 그러면 <함께 오른>은 거짓말이 들켰나. (조르바)
-1연이 제일 좋다. 3연은 느닷없이 나왔다. 2연에서 3연이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디)
-교수님: 2연과 3연 사이에 거리가 좀 생겨서 논리적으로 연결하기가 조금 애매한 느낌이다. 간 곳은 적멸보궁.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니까 거룩한 성, 거룩한 곳이다. 거기서 해우소를 찾으니까, 해우소는 근심 걱정을 내려 놓다, 해결하고 해방되는 느낌이다. 함께 오른은 누구와 함께 올랐나. <함께> 없어도 좋다. 3연에 툭, 땅에 닿던 소리처럼, 그대가 행복이었음을 그대가 눈물이었음을~ 그 소리가 어째서 행복하고 눈물이 연결되었을까.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네요> → <하산 길에 비로소 알게 되네요> 로 하면 좀 낫지 않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4연에서 어떻게 후회가 되는가. 후회란 말과 기쁨이라는 말이 충돌하는 느낌이다. 어둠과 흰 눈이 충돌하는 것 같다. 그래서 4연을 이렇게 고쳐보았다. <때늦게 떠올리는 기쁨/ 어둠 속에 묻으니/ 어둠은 더욱 맛이 들고/ 발목까지 쌓인 흰 눈/ 포근한 감촉으로 그대 덮을 수밖에요> 쉽게 오는 것 같다. 의미만 생각할 때.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시의 느낌이 참 좋았다. 생각 없이 자동기술로 썼다고 했는데, 정말로 인상적인 작가라면 받아쓰는 것이다. 마치 계시록을 쓴 선지자들처럼. 자기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을 받
첫댓글 침묵 21-02-10 03:16
겨울 연가/ 남금희
-내 안에 갇혀 있다. 시를 닫았다.
오대산 상원사 정멸보궁을 구경가면서 돌계단을 다 올라가는데 힘이 빠져서 기진맥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해우소였다.
사실 그대로 적은 거다. (조르바)
-겨울 연가 같다. 가끔은 생각 없이 쑥 쓴 시도 굉장히 좋은 시가 될 수 있다.
그대가 누군가? 그대와 같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그대가 행복이었음을 그대가 눈물이었음을~ 조금은 감상적이다.
<땅에 닿던 소리처럼> 여기에 한 문단이 건조한 쪽으로 더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겨울 연가답게 차가운 따뜻함이랄까 들어온다면 어떨까. 1연은 시작으로 좋다. (서강)
-내 맘 속에 있는 그대였다. 그대가 안 나타난다.
적멸보궁에 갔을 때는 없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은 그대와 같이 안 갔다는 말이다.
그러면 <함께 오른>은 거짓말이 들켰나. (조르바)
-1연이 제일 좋다. 3연은 느닷없이 나왔다. 2연에서 3연이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디)
-교수님:
2연과 3연 사이에 거리가 좀 생겨서 논리적으로 연결하기가 조금 애매한 느낌이다.
간 곳은 적멸보궁.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니까 거룩한 성, 거룩한 곳이다.
거기서 해우소를 찾으니까, 해우소는 근심 걱정을 내려 놓다, 해결하고 해방되는 느낌이다.
함께 오른은 누구와 함께 올랐나. <함께> 없어도 좋다.
3연에 툭, 땅에 닿던 소리처럼, 그대가 행복이었음을 그대가 눈물이었음을~
그 소리가 어째서 행복하고 눈물이 연결되었을까.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네요> → <하산 길에 비로소 알게 되네요> 로 하면 좀 낫지 않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4연에서 어떻게 후회가 되는가. 후회란 말과 기쁨이라는 말이 충돌하는 느낌이다.
어둠과 흰 눈이 충돌하는 것 같다.
그래서 4연을 이렇게 고쳐보았다.
<때늦게 떠올리는 기쁨/ 어둠 속에 묻으니/ 어둠은 더욱 맛이 들고/ 발목까지 쌓인 흰 눈/ 포근한 감촉으로 그대 덮을 수밖에요>
쉽게 오는 것 같다. 의미만 생각할 때.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시의 느낌이 참 좋았다.
생각 없이 자동기술로 썼다고 했는데, 정말로 인상적인 작가라면 받아쓰는 것이다.
마치 계시록을 쓴 선지자들처럼. 자기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을 받
아쓰는 경지가 최고의 경지다.
최고의 경지이긴 하나 시가 언어고 언어가 논리니까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나.
릴케가 최고의 작품 ‘비가’를 쓸 때~ 생략
-3연 그대가 행복이었음을 눈물이었음을~ 추상 동사를 그대로 써도 괜찮은지 (조르바)
-괜찮을 것 같다. (교수님)
* 토론 내용을 제가 제대로 옮겨 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고쳐 주시거나 저에게 알려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