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멀리 사모아와 통아에서 비롯된 태풍 영향으로 뉴질랜드의 여름이 계속내리는 비와 습습한 더위로 얼룩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자칫하면 기분이 내려앉기 쉬운 날씨이지만 음악을 찾아 모여든 화요음악회 여러분들의 모습은 밝기만 했습니다. 올림픽 이야기 그리고 오늘 이곳 제1당의 대표가 선선히 정계사퇴를 발표한 참 부럽고도 존경스런 깨끗한 정치가의 이야기 등등 정담을 나누고 자리를 옮겨 '백조의 호수'를 감상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 발레 음악 白鳥의 湖水 (Swan Lake)
러시아 발레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백조의 호수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 이외에도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잠자는 미녀’도 작곡하여 3곡 모두가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걸작인 3대 발레 조곡이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곡이 백조의 호수입니다. 이 위대한 걸작도 1877년 초연 때에는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그 때까지 발레 음악이라 하면 무용가들의 템포나 잡아주는 반주용 음악으로 생각했던 관객들에게 교향악적 수법을 도입한 백조의 호수가 너무 생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세상을 떠나고 2년이 지난 1895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의 재상연이 대성발레와 대성공을 거둔 후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세계도처에서 가장 상연 회수가 많은 발레의 레파토리로 남아있습니다. 이 곡은 음악 그 자체만으로 감상해도 좋지만 발레와 더불어 보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유명한 공연들이 너무 많지만 오늘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의 하나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키로프 발레단(마린스키 발레단)의 연주로 감상합니다. 또 다른 발레단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발레단입니다.
키로프 발레단(The Kirov Ballet)은 볼쇼이 발레단 보다 훨씬 긴 역사를 자랑하며 또한 러시아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2차 대전시 상트 페테르부르그 도시가 포위 당하여 장장 900일 동안 시민들이 굶어 죽고 총에 맞아 죽고 하는 동안에도 키로프 발레의 공연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은 마린스키 극장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백조의 호수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젊은 지그프리드 왕자가 성년식 하루 전날 사냥을 나갔다가 호수를 건너는 백조를 잡으려고 활을 겨누자 백조는 아름다운 처녀로 변신하며 슬픈 과거를 호소합니다. 자기의 이름은 오데트이고 원래 다른 나라의 공주인데 마법사 로트바르트의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밤엔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순결한 젊은이의 사랑으로만 마법이 풀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눈에 그녀에게 반한 왕자는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할 것을 맹세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엿들은 로트바르트는 자신의 딸 오딜을 변장시켜 무도회에 데리고 오고 왕자는 로트바르트의 딸이 오데트 공주라 착각하고 결혼을 악속합니다. (오데트 공주는 흰 백조, 오딜은 까만 백조)
왕자는 자신이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데트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오데트는 그런 왕자를 용서해주지만 왕자는 이미 순결을 잃었기에 오데트는 영원히 백조로 살아가야 합니다 절망한 오데트는 호수에 몸을 던지고 왕자도 그 뒤를 따릅니다. 이승에서 사랑을 맺지 못한 그들의 넋은 진주 조개를 타고 영원한 나라를 향해 떠납니다.
이상이 원래의 이야기이지만 공연마다 약간의 변화가 있기도 합니다. 특히 오늘 감상할 키로프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에서는 마지막이 해피 엔딩으로 끝납니다. 왕자가 마법사 로트바르트를 물리치고 새벽에 오데트 공주와 다시 만남으로 끝이 납니다. 이제 이러한 사전 지식을 염두에 두고 전편을 감상하겠습니다.
차이코프스키 : 白鳥의 湖水 (Swan Lake)
장소 : Kirov Theatre
음악 : Kirov Theatre Orchestra conducted by Viktor Fedotov
예술감독: Oleg Vinogradov
발레: The Kirov Ballet
Odette 공주 : Yulia Makalina Sigfried 왕자: : Igor Zelensky
동영상 https://youtu.be/9rJoB7y6Ncs (백조의 호수)
모두 아름다운 음악과 춤에 감동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전편을 감상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좋은 발레 음악을 영상과 더불어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 음악을 감상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김동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