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연수원의 모습을 보다
연수원을 다녀온 후 단체수련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일 규 : 원장님, 간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꿈을 꾸어도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타입인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장소는 처음 보는 곳 같았고요,
지금 기억나는 대로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비스듬한 언덕길 이었던것 같습니다.
저 말고 누군가 옆에서 같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보이지는 않더군요.
한참 내려오다 보니 눈앞에 거울같이 둥근 저수지가 나타났는데,
옆에 있던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저수지 속에 시체가 있다."며 큰 소리를 치는 겁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물속을 들여다봤더니,
정말 눈을 뜬 시체들이 위를 쳐다보고 누워 있었어요.
어림잡아 수천명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문덕 : 그래요? 이젠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선몽까지 하시는군요.
그 저수지는 다름 아니라 현재 연수원이 있는 자리입니다.
일 규 : 앗, 그렇습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조문덕 : 혹시 연수원 자리가 예전에 어떤 곳이었는지 들은 적 있습니까?
일 규 : 저야 잘 모르죠,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하긴 동네 이름이 저수지에 관련된 이름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조문덕 : 수맥이 심할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곳이 원래 큰 물이 있던 곳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런 곳에는 혼령들이 많이 모여든다는 사실을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그런데 ...수맥도 수맥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 중에 억울한 죽임을 당한 존재들이 그곳에 묻혀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걸 일규 회원이 보게 된 것이고요,
이번에 히란야를 묻기로 결정을 하고 나니
이미 기운작용이 일어나 숨겨져 있던 비밀이 드러나고 있군요.
정말 장한 일을 해내셨습니다.
일 규 : 아, 그렇게 된 겁니까. 제가 웬만해서는 꿈을 안 꿉니다.
생전 꿈을 안꾸던 사람이 처음으로 꿈을 꿨다는 게 저로서는 안 믿겨질 정도입니다.
그 모습들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저에겐 절대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시체의 모습이 그렇게 또렷할 수가 없었어요. 물도 그렇게 깊지 않았고요.
그럼, 제 옆에 있던 사람이 보호령 입니까?
조문덕 : 그건 아니고요, 가족들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일규 회원의 결단으로 인해 그곳에 갇혀 있던
억울한 혼령들을 구원할 수 있늣 천도의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제 두고 보십시오,
연수원은 어느 명당자리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가드한 자리, 진짜 명당자리로 바뀔 것입니다.
그곳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은 축복을 받았다고 할까요?
하늘의 기운을 받으면서 교육을 받게 되니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로부터 한 달 정도의 공사가 끝나갈 무렵 일규 회원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일 규 : 원장님,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였습니다.
연수원이 서기 전에 큰 저수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에 죽임을 당한 시신들을 그곳에 던져 넣고 메워 버렸답니다.
조문덕 : 그랬군요. 며칠 내로 연수원에 있었던 영가들을 천도할 예정입니다.
그러고 나면 두 번 다시 혼령이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