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만남조차 필사적으로 피하더니 독대를 허하는 쪽으로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율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폭로가 이어지자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나겠다’ 싶은가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독대로 백척간두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겠습니까? 독대의 주제는 ‘김건희 리스크’라는데, 그러면 윤 대통령의 ‘배후자’ 김건희씨 자리도 마련해 삼자대면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 혹시 한 대표도 윤 대통령처럼 ‘그 분’께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처지가 아닌 겁니까?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대표에게 권합니다. 비록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소수여당 대표라고는 하나 명색이 정당의 대표인데, 뭔가 중요한 얘기는 자신의 입으로 분명하게 하길 바랍니다. 오늘 여러 언론은 한 대표가 김건희씨의 대외활동 자제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대표의 실제 발언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기자들이 한 대표에게 ‘당 일각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고 묻자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그게(김 여사의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게 전부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는데, “그게 필요하다”는 말은 뭡니까? 그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한 대표는 “김건희씨의 대외활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말을 명토 박아 하지도 못합니까? 그렇게 용기가 없어서 대표는 어떻게 합니까? 그나마 에둘러 김씨 문제를 거론한 것이 다행이긴 합니다. 부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입장을 번복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 뒤에, 혹은 형식은 독대이나 사실상 삼자대면 뒤에 언론을 향해 “제가 김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는데요?” 할까봐 미리 ‘박제’해 둡니다.
2024년 10월 10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