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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현중학교 총 동문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달빛(10회)
또 다시 새벽잠 반납. 5시에 깨웁니다. 후다닥~~~ 밥을 퍼 넣고 45분에 다시 산을 올라야한다네요.
저녘풍경 곱던 호수는 아침도 근사할텐데 그만 놓쳐야 합니다.
중간쯤 오르고 돌아보니 간 밤의 안개는 다 걷히고 청명한 아침 호수가 보입니다. 린자니 정상에 구름 한 자락 걸렸네요.
햇살이 뒤 따라옵니다. 저 따가운 빛을 피해 도망가듯 올라야 좀 수월하다네요.
튼튼한 등산화와 가벼운 배낭으로도 힘든 산길 오름을 발가락 끼는 슬리퍼로 무거운 짐을 어께에 걸치고도 나 보다 훨씬 빨리 오르는 포터들이 신기합니다.
부지런히 기어올라 또 다른 꼭대기에 서니 그만 햇살이 따라왔네요. 내 얼굴은 어제새벽 바람에 퉁퉁 붓고 햇살에 폭~~익고 말았어요. 화산속 호수안에 또 다른 화산이 멀리...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4시간.
짐 든 포터도 딸내미도, 모아 산악회 회원들도 잘잘 미끄러지는 화산재를 스키타듯 하는데, 나는 그렇지가 못해요. 십 수년을 함께 한 대장이 선배대접하느라고 현지 가이드 하나를 전담으로 붙여 줬는데, 이 녀석이 왕초보라서 내가 가이드를 해야 하지 모예요?
오름길에서 삐끗~~~하더니 울상이 되었습니다. 제딴엔 미안하기도 했고-- 어쩝니까... 산에서 배운것인데- 나는 그 애의 가이드가 됩니다.
내 발가락도 내려와서 보니 피범벅이 되었더군요. 안 미끄러지려고 용을 쓰다 그리되었는지...... 산행증명을 떼어주는 신고처에 고운 꽃이 피었습니다. 향기는 없어요.
그날밤의 달은, 호텔 창 앞 야자수에 열려서 처연했지요. 바닷가에 마련된 저녘식사자리에서 맥주 한 병을 다 비웠더니 달이 그만 흔~~들 했네요.
다음날 아침-
등산화 대신 고무신. 슬리퍼로 바다로 갑니다. 발리섬은 사람이 붐빈다고 맞은편 칠린가 하는 자그마한 휴양지인데, 발리보다 물이 다섯배는 맑다네요.
뱃전에서 바라보니...
동양사람들은 안보입니다. 털이 부성부성한 사람들만...
한가로운 해변이예요.
드 넓은 모래 해안에 동양인은 달랑 우리들만... 아들 아니고 딸 맞져? 머리 긴것 보셩.
물속에 들어가면 반은 열대어더라구요.
휴양지를 벗어나서 오는길에 들린곳- 예쁜 해안입니다.
수평선에 저렇게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바다가 좋아요. 근사해요. 야자수 숲도 그 너머의 뜨거운 햇살도... 다 근사하네요.
나도 근사하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나좀 근사하게 안 맹글어 주나요? 으잉~~~~~~~ 못 생긴 발이라꼬 발도 잘라버리고 찍네요 멋 들어진 바다 대신 쓰레기 더미앞에다 놓고......
내도.......... 약 올라서 공항패션의 발만...콕~~~
5박 6일의 인도네시아 린자니 였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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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경 잘 했습니다.
6월에 30회 모임 한 번 주최하셔야지요?
그럽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