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더위와 열대야가 엄습할 줄 모르고 너무 일찍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 혹은 길 위에서 차 속에서 시간 낭비하고 바가지 요금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 일부러 안 떠나신 분들이라면 올여름 최고의 피서지를 가까이 두고 무얼 망설이시는가. 우리에겐 한강이 있다.
수영장, 물놀이장, 캠핑장, 유람선, 수상스포츠 시설, 공연장, 전시장, 전망쉼터까지 다양한 놀이문화와 즐길거리로 가득 찬 한강.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드는 밤이 두려운 분들도 집에서 입던 차림 그대로 슬리퍼 끌고 돗자리 챙겨 한강으로 간다. 한강변에서 잠자는 이들이 이상하다고? 아니다. 강물이 증발하면서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강변의 온도를 낮춰주는 도시열섬의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도심에 비해 2~3도 이상 온도가 낮고 시원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벌써 7월에만 여의도한강공원 180만, 뚝섬 90만, 난지 50만, 반포 35만 명을 비롯해 600만 명의 시민들이 한강공원을 다녀갔다. 그 대열에 뒤늦게라도 합류해보자. 한강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익히 들어본 곳, 가본 곳도 있지만, '이런 곳도 있었나?' 싶은「한강 피서지 8선」을 소개한다. 한강사업본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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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① 여의도ㆍ뚝섬 수영장 … 워터파크 같은 시설+착한 가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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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와 근교 수영장을 아무리 검색하고 비교해봐도 역시 가격 대비 시설로 이만한 곳이 없다. 어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 물놀이장은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원이고 6세까지는 무료다. 전통적인 한강 수영장인 광나루, 잠실, 잠원, 망원 수영장도 괜찮지만, 특히 리모델링한 뚝섬(☎ 452-5955)과 여의도 수영장(☎ 785-0478)은 인기 만점이다. 뚝섬의 ‘놀이분수’와 ‘에어 바운스(공기 미끄럼틀)’, 여의도의 ‘아쿠아링’ 등의 시설물은 아이들 웃음소리 끊이지 않고 그 앞에서 부모들이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눌러대는 최고 인기 시설물로 꼽힌다.
아이들과 부모들뿐이랴. 특히 지난 7월 31일부터 개장한 150명 이용 규모의 '뚝섬 선탠장'에는 비키니와 트렁크 차림의 '태닝족'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햇볕이 강렬한 오전 시간엔 수영장에서, 오후 2시 이후는 선탠장에서 즐긴다. 해변의 소금기가 없어 산뜻한 느낌을 주고, 역시 착한 가격이 매력. 서비스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틀에 1회씩 정기 수질검사, 매 주말엔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또 8월 중 임시주차장을 증설하고 교통ㆍ안전요원도 증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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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② 난지캠핑장 … 먼저들 가 있어, 캠핑장으로 퇴근할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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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모르겠는가. 캠핑장은 요즘 7080들에게 또 하나의 '로망'이 아니던가. 미처 피서지로 떠나지 못한 가장들에게도 가족들에게 집 떠난 기분 한 번 제대로 맛보게 해줄 곳이 한강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아니나 다를까 요즘에는 업무가 끝나고 난지캠핑장으로 퇴근해 하룻밤 캠핑을 즐긴 뒤, 이튿날 오전 직장으로 출근하는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7월 23일부터 난지한강공원 버스정류소가 생겼기 때문. 다만 주말에는 예약(☎ 304-0061~3, http://www.nanjicamping.co.kr)이 꽉 차 있다는 게 난제다. 이미 올해 5월부터 주말과 공휴일 예약률이 100%를 이어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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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③ 전망쉼터 … 프로포즈나 생일파티 장소로 뜨고 있다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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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쉼터는 해질 무렵부터 차기 시작해 저녁 8시~11시가 가장 만원이다. 공원을 거닐다 들른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지만,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생일파티나 프로포즈 등 특별 이벤트의 장소로도 뜨고 있기 때문. 한강대교 노들카페와 리오카페, 잠실대교 리버뷰봄, 양화대교 아리따움 양화와 선유, 동작대교 노을카페와 구름카페, 한남대교 카페 레인보우, 광진교 리버뷰8번가 등 한강 전망쉼터는 총 9개다. 굳이 인기 순위를 따지자면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교각 하부 전망카페인 ‘광진교 리버뷰8번가(☎476-0722)’가 으뜸. 전시ㆍ문화공연과 함께 유리 바닥으로 한강을 바라보는 특별한 체험, 아슬아슬한 스릴을 선사해 9개 전망카페 중에서도 다시 방문하는 시민들이 특히 많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져 대만, 일본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뵨사마'의 흔적을 찾아 셔터를 눌러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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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④ 플로팅스테이지 … 무더운 여름에 겨울 영화 한 편? 말 되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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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산책 나가서 그냥 돌아오기에는 아쉽다 싶은 분들 혹은 낭만의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분들은 여기 가시면 된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여의도 한강공원의 수상무대 '플로팅스테이지'. 이번 주말 '클래식 인 러브스토리'를 시작으로 8월 동안 매 주말마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게다가 8월중 매주 화ㆍ목요일 저녁에는 무료 영화상영도 예정돼 있다. 그것도 8월 셋째 주까지 ‘겨울’을 배경으로 한 6편의 영화를 준비했다고 하니 제법 낭만적이지 않은가. 그러나 공연이 없는 날이라도 플로팅스테이지의 음악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공원 곳곳에 트럼펫, 통기타를 연주하는 가객들과 악기 소리에 모여든 시민들에 앵콜 공연까지 아낌없이 제공하는 즉석 콘서트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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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⑤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 전시 좋고, 유리창밖 전망은 더 좋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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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한강공원 야외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한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는 요즘 수영장에 갔다가 애니메이션 전시를 구경하기 위해 들른 어린이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8월 31일까지 개최될 ‘한강 애니메이션 페스티벌展’이 한창이기에 그렇다. 이름만큼 아이들의 호기심을 당기는 독특한 외관으로 들어가면 그보다 더 환상적인 3Dㆍ4D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펼쳐진다. 해질녘에라도 갔다면 자벌레의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한강의 아름다운 모습에 빠져 나도 모르게 그곳에 머물게 될 것이다. 자벌레 2, 3층에는 음료ㆍ한식ㆍ양식 등 다양한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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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⑦ 수상레포츠, 유람선, 수상택시 … 아예 한강 물 위에서 즐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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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서만 놀 수 있나? 한강도 강이니 물 위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여름철이 최고의 시즌인 한강유람선(☎ 3271-6900)은 총 6대가 매일 30차례 이상 한강을 오가고 있으며, 특히 지난 4월 새롭게 취항한 유럽식 오픈테라스형 유람선 ‘S-mania’가 기존에 인기를 구가하던 ‘블루밍크루즈’를 누르고 주목받고 있다고 하니 한 번 승선해보자. 한편 평소 출퇴근 손님이 대부분이었던 수상택시(☎ 1588-3960)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말 관광 이용객이 늘었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수상택시를 타면 딱 20분. 특히 서울을 찾아온 내ㆍ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애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말 7일과 8일 양일간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사랑레포츠페스티벌’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상스포츠를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니 구경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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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피서지 ⑧ 달빛무지개분수 등 분수들 …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세계적 명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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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N타워의 아성에 도전하며 서울의 또 다른 대표 이미지가 되어가고 있는 달빛무지개분수. 2008년 세계 최장 교량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서인지 요즘에는 오직 이 분수를 보기 위해서 한강을 찾는 관광객들도 있다. 분수 가동 시간을 행여 모르고 갔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분수가 물줄기를 뿜어낼 즈음이면 이보다 앞서 강 위에서는 유람선이, 공원에서는 야외무대와 잔디밭, 잠수교 보행광장 등 곳곳에 많은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어 금세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기념으로 선유도 부근에 만든 ‘월드컵분수’ 또한 높이 202m의 웅장한 규모를 뽐내며 사랑받는 한강의 대표적 분수다. 한편 후발주자로 등장한 여의도 ‘물빛광장 분수’는 물줄기 사이를 오가는 어린이들에게 수영장 못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밤이 되면 영롱한 빛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가족 나들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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