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과 재해 예방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양치기 소년이라는 이솝우화를 읽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크게 외치면 마을 주민들은 양을 보호하려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즉시 달려온다. 두 번째까지 소년은 재미 삼아 장난을 했고, 모두 속아 넘어간다. 실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 주민은 소년의 경고를 무시했고, 늑대는 모든 양을 죽인다는 이야기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중요한 교훈이 있지만, 양치기 소년의 이솝우화를 조금 엉뚱한 시야로 접근해 보려 한다.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로 마을 어른들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늑대가 실제로 나타났을 때처럼 대비한 훈련이라면 어땠을까? 라고 말이다.
재난 유형은 자연과 사회재난으로 나뉜다. 자연재난은 태풍, 호우, 홍수, 강풍, 폭염, 한파, 가뭄, 지진 등 자연현상으로 발생한다. 사회재난은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환경오염사고, 감염병, 가축전염병 확산 등 국가기반체계를 순식간에 마비시킨다. 특히, 자연재난은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따라 풍수해에 대한 피해 예측을 단정하기가 어렵고, 특정 지역에 한정되면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0세기 중반 이후 기후변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지구촌 전체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은 0.75℃ 상승했다. 한반도 평균기온은 1.8℃, 평균해수면은 19㎝가 각각 올랐고, 북극 해빙 면적은 지난 10년간 3.5 ~ 4.1%가 감소했다. 이대로 2050년까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추세가 유지된다면 평균 온도는 2.3℃ 올라가고, 강수량은 지역 편차가 심화되고 집중 강우를 포함해 3.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수면은 33.7㎝ 상승되고 폭염‧호우‧가뭄 빈도와 강도는 강해진다고 한다.
2018년 장마는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았으며(장마일수 14~21일, 지난 30년 평균은 32일), 폭염일수는 31.4일(평년 9.8일), 열대야 일수17.7일(평년 5.1일)로 관측 이래 모두 최고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39.6℃가 관측되어 111년(1907.10.1.) 만의 극값을 기록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사망 48명)으로 2011년 이래 최다 발생했고, 최대 전력 수요는 92,478MW(7.24일)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였다.
작년 10월 초에는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상륙하면서 많은 비를 내려 전국 강수량(164.2㎜)은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 경상도 동해안 일대가 침수되어 2명의 인명 피해와 549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집중호우 침수(8.26.∼9.1.)로 414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에서는 지난 4일에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해 13개 협업부서, 유관기관 간 간담회를 개최함으로서 부서별 임무와 역할을 명백하고 확실하게 했다. 그리고 25일은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22개 시‧군과 유관기관이 참석해 한발 빠른(One Step Ahead) 여름철 자연재난 대응에 최선을 목표로 ‘2019년 여름철 자연재난 사전대비 교육’을 실시했다. 다가오는 여름철 기상이변에 대비하려고 5월 15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했으며, 10월 15일까지 여름철 재해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완벽한 풍수해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게는 폭염을 대비해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전남에 무더위 쉼터 6,253개소를 지정해 운영하고, 폭염이 심각해질 수 있어 주말 및 휴일개방 확대하고, 평일에도 운영 시간을 18시에서 24시로 늘려 이용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태풍과 집중호우 등의 재해로 하천 수위 상승으로 지난 5년(2013~2017년) 동안 차량 435대가 침수되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IT 기술을 결합해 차량침수 징후가 포착되면 차주에게 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 및 관련 장비를 설치한다. 현재 전국 10개소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중에 있고, 우리 전남에서도 선도적으로 나주 영산강 둔치주차장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를 목표로 20대 국정전략으로 발표했고, 민선 7기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019년 신년사에서 안전한 전남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가 안전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잘 보여준다. 자연재난으로부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범국민 차원의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양치기 소년 이솝우화에서 거짓을 하면 안 된다는 불변의 진리도 있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상기후 변화 상황에서는 다양한 재난재해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차원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재난 대비는 개개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첫댓글 아 우화를 그렇게도 읽을 수 있네요. 기후 변화 문제는 누구나 관심있게 지켜보고 변화를 줄이는 쪽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