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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창회): (차안에서) 이런 씨부랄. 버르장머리없는 새끼 봐라.
여전히 길 한가운데를 걷는 해식. 차에서 흰머리의 체구가 작은 중늙은이(창회)와
커다란 덩치의 사내(황)가 튀어나온다.
사내(창회): 싸가지야, 낯짝 좀 보라.
해식: (뒤돌아보며 이를 딱딱 부딪치며) 촌놈들아, 내 기분 좇같에 건드리지 말고 그냥가.
해식의 행동이 너무나 표독스럽고 강하자, 창회와 황이 잠시 머뭇거리는데.
사내(종두): (차안에서 얼굴을 내밀며) 이게 누구야? 이해철. 너 이해철 아냐?
해식: (혹시 잘못 들었나해서) 뭐?
차에서 내린 종두가 해식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킬킬 웃는다.
푹 숙인 얼굴을 슬쩍 드러낼 때마다 시퍼런 눈빛이 매섭다.
종두는 바닥을 향한 시선에서 힐끔힐끔 아주 기분 나쁘게 해식을 치켜보며 킬킬거린다.
이곳에 와서 계속 이런 식으로 자기를(아니, 해철을) 대하는 사내들에게 해식은 은근히 열이 받는지.
해식: 한 겨울에 왠 똥파리들이냐- 그냥 가라. 나도 갈길 갈꺼니까.
종두는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떨구고 바닥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자기 앞을 가로막은 창회를 밀치고 제 갈 길을 가는 해식.
고개를 숙이고 있던 종두가 해식의 뒷모습을 힐끔 보더니 차 운전석의 부하(봉구)에게 깔아뭉개라는 손짓을 한다.
머뭇거리던 봉구가 종두의 무서운 얼굴에 시동을 걸고.
알바 아니란 듯 당당하게 걷는 해식의 등을 향해 급발진을 하는 종두의 차.
차소리에 뒤돌아보는 해식. 갑자기 차가 덮치자 해식은 피하려고 차 위로 올라타지만
곧 중심을 잃고 차 지붕을 타고 넘어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진다.
종두: (쓰러진 해식에게 소리 없이 웃으며) 멍청한 새끼, 여긴 왜 왔어-
나하고 다시 만나는 날, 넌 죽음이라 그랬지.
길바닥을 뒹구는 유골이 든 가방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기어가는 해식.
종두가 해식의 손보다 빨리 가방을 집고는 치켜올려 못 잡게 약올리다가
창회에게 던져주고는 가방을 잡으려 손을 내젓는 해식의 얼굴을 발로 찬다.
픽. 꼬꾸라지는 해식.
37. 얼음 공장 공터. (오후)
해식의 얼굴에 쏟아지는 물줄기.
사내들의 두 다리, 가랑이 사이에서 쏟아진다. 오줌이다.
해식의 머리와 어깨에서 김이 솟아오르지만 몸은 추위로 오들오들 떨고 있다.
종두: (소리) 야 몇 년 만이냐? 정말 오랜만이다. 그렇지 응?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정말 반갑다.
바늘처럼 날카로운 햇살이 내리 쏟아져, 공터 주위에 쌓여있는 얼음에 반사되어 눈이 부신.
백주의 공장 마당 한가운데 해식이 놓여 있다.
해식은 입으로 들어오는 오줌 줄기를 내뱉으며 분에 못 이겨 몸부림을 치지만 꼼짝 못하게 묶여있다.
해식: (오들오들 떨며) 너희 뭐하는 새끼들이야? 똑똑히 봐. 난 이해철이 아냐.
종두: 실망스럽다. 너 왜 이렇게 변했냐?
(갑자기 소리를 낮추며) 너하고 난 청춘을 청주에서 뽀개버린 감방 동기에다 고한, 사북 바닥을 주먹으로 쓸고 다니던 친구 아니었냐?
반가우면 이럴 수도 있지. 안면을 까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종두가 손짓을 하자 황이 물이 든 양동이를 해식의 머리 위에 쏟아 붓는다.
무릎을 꿇고 앉은 해식이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른다.
오들오들 떠는 해식의 입에서 하얀 입김과 물방울이 토해진다.
종두: (웃으며) 똥오줌 못가리는구만- 너희 씨팔년들 대신에 4년을 콩밥 먹었다. 4년.
하긴- 그 덕에 여기서 빨리 컸지.
해식: (추위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그만, 그만해! 너희들 사람 잘못 봤어.
난 경찰이란 말이야!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해식의 얼굴에 광기가 번득이고,
종두 가까이 다가가 해식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다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종두: 전과2범 이해철이가 경찰이 되어서 옛친구를 찾아 왔다고?
(창회를 가리키며) 니가 경찰이면 젠 야쿠자다.
해철아- 배신자들이 죽어서 가는데 가 어딘 줄 알아? 지옥의 제일 밑바닥, 얼음 지옥이야.
대가리만 얼음 구덩이에서 간신히 내밀고- (이를 달달 떠는 해식의 턱을 잡으며) 너 이러다가 얼어죽겠다- 죽는다는 거. 그거 좇나리 슬픈거더구만, 죽음 앞에서 비굴한 건 잘못된 게 아냐.
니가 비겁하고, 배신 때리고 도망친 건 챙피한 게 아냐.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건다) 번개한테 살려 달라 그래.
신호가 떨어지고.
종두: (마치 술먹자고 전화하는 것처럼) 번개형이야? 해철이하고 낮술 때리고 있어.
빨리 튀어와. 시팔, 이렇게 셋이 모여서 놀아본게 언제야? 형, 빨리와.
해철이 새끼가 형보고 싶데- 해철이 바꿔 줄게.
핸드폰을 해식의 입에 갖다대는 종두. 핸드폰 속에서는 아무 말이 없고.
추위에 덜덜 떠는 해식의 거칠은 숨소리만 핸드폰 속으로 들어간다.
38. 얼음 공장 공터. (오후)
고개를 쳐박고 쓰러진 해식의 눈에 사내의 모습이 들어온다.
목욕탕에서 보았던 그 사내. 번개이다.
거의 실신을 해서 추위에 몸을 오들오들 떨며 쓰러져 있는 해식에게 다가가
자기가 입었던 파카를 벗어서 입혀주는 번개.
종두: 번개형, 해철이 얼마에 살래?
번개: --
종두: 사람 몸값이란 게 너무 똥값이면 자존심 상하고- 그렇다고 너무 비싸면 속는 것 같고-
참 어려워- 회센타 들어가려고 모아 놓은 돈 있잖아.
그 돈 가져와. 해철이 풀어줄게-
번개: --
종두: 빨리 결정 해. 해철이? 회센타? 번개형 대가리 뽀개지겠다-
아니면 내가 좀 더 데리고 놀구.
종두와 해식을 번갈아 보는 번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고.
창회가 해식에게로 다가가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돈을 지불한다는 각서에
지장을 찍어 번개에게 가져다준다. 번개도 지장을 찍어주고-
각서를 받아들며 웃는 종두.
종두: 번개형. 정말 보기 좋다. 둘이 구멍 동서 사이잖아.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는 번개를 보고 웃으며) 동생이 어려우면 형이 돕고.
역시 남자는 의리야. 형. 훌륭해. 형은 잘될 꺼야.
내일 아침 은행 문 열자마자 내 구좌에 돈 집어넣어. 알지? 안 가져오면 해철이 신장 꺼낼 꺼야.
종두는 각서를 고이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고 사무실로 들어간다.
번개는 쓰러진 해식과 창회가 주고 간 종두의 구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해식을 일으켜 세운다.
39. 거리 구멍가게 앞. (오후)
겨울바람이 매섭게 상처 입은 해식의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번개의 90cc 고물 오토바이의 짐 싣는 노란 바구니 속에 몸을 잔뜩 움츠리고 떨고 있는 해식.
가게문을 열고 번개가 나와 해식에게 소주병을 건네준다.
덜덜 떠는 손으로 소주병을 나발 부는 해식.
번개는 기다렸다가 카스텔라를 반 뚝 떼어서 해식의 입에 넣어준다.
우물우물 소주와 함께 씹어 삼키는 해식.
번개도 남은 반쪽 카스텔라와 소주를 삼키고 빈 병을 벽에 던져 박살 내고
백미러에 걸어 놓았던 털모자를 헬멧 쓰듯이 쓰고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번개: (시동을 걸며 큰 소리로) 아, 씨팔 존나리 춥다!
부르릉, 해식을 뒤에 태우고 위태롭게 달려 골목을 빠져나가는 오토바이.
40. 번개 횟집 방안. (저녁)
식탁과 방석들이 방 한쪽 구석에 쌓여있는 어두운 방안.
창 가까이에 해식이 이불을 덮고 누워 있고 그 옆에 번개가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문이 열리고 검은 그림자가 올라오자, 번개가 벌떡 일어나 어둠 속으로 들어가 마주선다.
영란: 저 사람 어쩌려고 데려 왔어요?
번개: 잔말 말고 어서 통장이나 내놔.
영란: 통장 준다고 종두가 저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둘 것 같아요?
그 돈도 빚으로 얻은 건데- 그 돈 없어지면 횟센타는 무슨 수로 들어가고, 원금은 어떻게 갚아요.
차라리 경찰에 신고해요.
번개: 경찰?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어떻게 넌 경찰밖에 모르냐?
그래 경찰에 신고해서 뭘 어떻게 하자고? 또 옛날처럼 만들자고?
영란: --
번개: 그만 하자. 다 죄값 치르는 거야-
영란: 난 저 사람도 그 때 일도 다 잊었어요. 빨리 보내버려요.
번개: 잊었다고? 흥-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징징거리지 말고.
해철이 올려보내게 차비 좀 줘봐.
어둠 속에서 작음 속삭임이지만 감정이 뒤섞인 부부의 대화.
이불 속의 해식. 자는 척하며 그들의 대화를 듣는다.
41. 터미널. (저녁)
터미널 앞의 버스 운행 시간표를 보는 번개.
해식은 불편한 걸음걸이로 의자에 겨우 몸을 기댄다.
번개: (매표구로 가서) 야, 서울행 몇 시에 떠나냐.
매표원아가씨: (시큰둥하게) 시간표 보세요.
(번개의 인상을 보고는) 20분 뒤에 있어요.
번개: 그거 줘라.
표를 받아서 주머니에 쓸어 넣고 해식 옆에 앉는 번개.
번개: 좇같이 생긴 년이 딱딱거리긴-
(해식에게 표를 주며) 그깟 돈하고 가방 잊어버리고. 일단 내 말대로 서울로 가.
해식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이 없다.
번개는 뭐라고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뭔가 찔리는 데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차표를 해식 옆에 놓는다.
신음을 내며 번개의 파카를 벗어 주려는 해식.
번개: 됐어. 너 가져.
뒤도 안 돌아보고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번개.
해식은 얇은 옷에 떨면서 구부정하게 걸어가는 번개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뒷축이 다 닳아 밑창 가까이 까지 아슬아슬한 낡은 구두를 질질 끌며 가는 번개.
힘없는 그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해식은 몸을 일으키다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마주친다.
거울 속의 자신을 노려보는 해식.
거울 속의 자신에게 덤비라는 듯 손을 들어오라고 하고는 이를 딱딱 부딪치는 해식.
거울 속의 얼굴이 죽은 해철이기라도 한 듯.
갑자기 거울 속으로 흰머리의 사내 창회가 들어온다.
창회: 우리 형님이 아까는 실례를 했다고 좀 뵙자는 데요.
42. 시장 골목 차안. (밤)
종두와 나란히 앉은 해식. 종두는 아까의 행동과는 딴판으로 공손하게 변해있다.
종두: 이경장님. 우리같이 불쌍한 촌놈 건달들이 뭘 알겠습니까.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해철이한테 쌍둥이 경찰형이 있으리라고 어떻게 상상을 했겠습니까? 오래 살고 볼일입니다.
경찰에 있는 우리 식구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사업상 자주 통화를 합니다.
해식: (아무 말 않고 종두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
종두: 저야 어떤 놈인지 다 아셨을 테고- 제가 동생 분하고 악연이 있습니다.
감정 털어 버리시고 오늘 접대할 기회를 주십시오. 멋지게 쏘겠습니다.
해식은 종두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안하고 종두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며
뭔가를 달라고 손을 내민다. 종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같이 맞받아 미소를 짓는 순간.
해식의 내밀었던 손이 주먹이 되어 종두를 향해 날아간다.
종두의 코에서 피가 흐르고 독사처럼 빳빳이 고개를 들고 해식의 주먹을 받던 종두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해식의 주먹을 손으로 잡는다.
다른 한 손으로 종두의 얼굴을 때리는 해식.
다시 주먹이 날아오자 다른 한 손도 잡는다.
두 주먹을 종두에게 잡힌 해식은 거친 숨을 내쉬며 종두를 노려본다.
두 사람의 팽팽한 눈싸움.
지나가는 차의 불빛이 두 사람의 표독스런 눈을 훑고 지나간다.
앞자리의 창회가 해식에게 덤비려 하자, 눈으로 제압하는 종두.
해식의 주먹에서 힘이 풀리자 종두도 손을 놓고 흐르는 코피를 닦는다.
해식: 내 가방 어딨어?
종두: 너 오래 살고 싶으면 빨리 주문진 떠라.
해식: 내 가방 어딨어?
창회: (기어드는 소리로) 누가 달라 그래서 줬는데요-
종두는 해식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두사람의 서슬에 얼어붙어 있던 창회를 툭 친다.
창회 어쩔 줄을 몰라하며 해식과 종두를 번갈아 보는데.
종두: 차문 열어라. 이경장님 가신다.
종두를 노려보며 제 손으로 차문을 열고 나가는 해식.
43. 공중전화 박스. (밤)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해식.
박스 안에는 중학생 정도의 계집애가 추운 겨울날씨에고 아랑곳하지 않는 짧은치마에다
반팔 스웨터를 입고 토끼얼굴 모양의 분홍 장갑을 끼고 전화를 하고 있다.
좀처럼 끊을 기색이 없는 계집애.
박스 안의 계집애가 깔깔거리다가 해식과 눈이 마주치고는 고개를 돌려 전화를 끊는다.
전화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해식.
박스 밖의 계집애는 용건이 남았는지 반팔 아래로 나온 소름 돋힌 팔을 감싸쥐고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 해식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해식: (종두의 명함을 보며) 박경장? 잘 있었냐? 뭐좀 빨리 알아봐. 여러말 말고.
아주 갈아 마실 새끼가 있는데. 윤종두라고 이해철이하고 감방 동기라는데.
응, 그래. 내가 경찰 일 말고 아는 게 뭐 있냐? 반장한테 안부 전해.
내가 쓰던 책상 다시 갖다 놓으라고. 응 그래. 부탁해.
밖에 서 있는 계집아이는 추위에 입술이 새파래져서 발을 구르고 있다가 두 번째 통화를 하는
해식과 눈이 마주치자 입술을 삐죽 내밀며 고개를 돌린다.
전화의 음성메시지: 아빠. 나 미경이야. 아빠 텔레토비 있잖아, 나나를 샀는데,
제일 예쁘다. 근데, 나나 옷도 갖고 싶은데- 아빠 언제 올 꺼야?
난 새아빠보다 아빠를 더 사랑해.
혜식이 전화를 끊고 나오자 계집애는 후다닥 전화박스 안으로 들어간다.
계집아이는 차가워진 손을 호호 불며 수화기를 들고 지껄이기 시작한다.
카드도 꽂지 않고. 번호도 누르지 않고.
계집아이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해식.
계집아이는 해식이 자기를 바라보는 줄도 모르고 낄낄 웃기까지 하며 지껄인다.
44. 거리. (밤)
하룻 동안에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다.
어제밤 해철의 유골을 잃어버린 그 골목길을 걷는 해식.
엉거주춤 잔뜩 움추리고 걷는데, 어제와는 달리 길 한편으로 비켜서서 걷는다.
해식 앞으로 미키마우스 보자기에 커피보온병을 담은 아가씨(미스김)가 지나가다가
방긋 웃으며 아는 체 한다.
미스김: (지나치며) 아저씨 안녕?
아가씨의 뒷모습을 멍청하게 보다가는 헛웃음을 짓고 번개가 사준 버스 표를 찢어 날려버리는 해식.
45. 번개의 횟집 앞. (밤)
아무리 비수기의 횟집이지만 도대체 이 집이 장사를 하는 집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저분한 횟집.
어항에는 힘없는 광어 몇 마리가 잔뜩 낀 이끼 속에서 힘들게 호흡을 하고.
어두침침한 횟집 안에는 앵돌아앉은 아줌마를 앞에 두고 어색하게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는 젊은 사내가 보인다.
아마도 손님인 모양인데 그 외엔 홀이 텅 비어 있고 번개가 멀찍이 떨어져 앉아 냉장고 위에
올려져 있는 테레비를 멍청하게 보고 있다.
창문을 톡톡 두드리는 해식. 고개를 돌린 번개의 표정이 해식을 보고는 환하게 밝아진다.
46. 군부대 사격장 근처. (아침)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워커를 신은 퇴역 김중사가 무엇인가를 음미하듯,
눈을 감고 서 있다.
어디선가 돼지가 꿀꿀대는 소리만 신경을 거슬릴 뿐 조용하다.
갑자기 푸른 하늘을 뒤흔드는 총소리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하나 둘, 터지다가 한꺼번에 콩볶아대듯이 하늘을 뒤흔든다.
인근 군부대의 사격 연습장에서 들려오는 총소리다.
김중사는 기다렸던 것이 만족스럽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절름발이 사내(전도사)가 해철의 유골함이 들어있는 가방을 안고 서 있다.
전도사: (소리) 얌마! 그깟 총소리가 그렇게 좋으냐?
김중사는 아쉽다는 듯 총소리가 들렸던 산너머를 힐끗 보고는 절름발이 사내(전도사)에게서
해식의 가방을 받아들고는 가방 안의 내용물을 훌훌 털어 버린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해철의 유골함과 약봉지들이 땅에 떨어진다.
중사: (엄청난 양의 약봉지를 보고) 뭐야? 이거
전도사: 이거 어디서 주워 왔어? 자살하려던 사람 거 아냐?
중사: 창회형이 버릴 거라 그래서 가져왔는데, 에라 모르겠다.
해석의 잡동사니와 유골함을 발로 차서 수풀 속으로 밀어 넣는 김중사
가방을 들고 수풀 속으로 간다.
구덩이 속에 기름 종이로 싼 물건들이 비닐 봉지에 담겨 있다.
전도사: (이게 뭐냐는) -
김중사: 내 보물이다!
옛날 수색대 시절에 한 건 올린 거 아니냐- 너 드보크라고 알아?
전도사: 몰라? 그게 뭔데
김중사: 니가 예수 말고 아는 게 뭐가 있냐?
김중사는 콧방귀를 뀌며 기름종이에 싼 물건을 해식의 가방에 쓸어 담는다.
분해 된 시꺼먼 총신과 나무 개머리판이 기름종이 사이로 슬쩍 보인다.
전도사: 너 죽을 라고 환장했어?
김중사: 입닥쳐. 너 입다물지 않으면 주둥이를 도려낸다.
씨발. 내가 강제로 전역 당하면서, 하도 억울해서 꼬불친 거다.
이게 얼마나 하는지 아냐?
48. 할머니 집 방안. (오전)
아랫목 이불 속에 정물처럼 누워 있는 할머니
까맣게 염색을 한 머리에 곱게 쪽진 머리가 반듯하게 베게 위에 올려져 있다.
누워 있는 할머니 곁에 해식이 쪼그리고 앉아 있다.
할머니는 눈을 살짝 뜨고 해식을 곁눈질하고는 가늘게 숨을 내쉬며 해식에게 앙상한 손을 내민다.
할머니의 손을 잡는 해식.
순진한 동물의 눈처럼 물길을 잔뜩 머금은 눈으로 해식을 바라다보는 할머니.
할머니 해철이 왔냐?
해식 아니오. 해식이예요.
할머니 해철아. 니형은 잘 있지? 이 할미가 죽을 때가 다 된 모양이다.
해식은 할머니가 혼자 중얼거리게 두고 담배를 피워 문다.
콜록거리는 할머니, 힐끔 보고도 계속 피우는 해식
해식: 할머니, 어머니 산소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할머니가 못 알아듣자 큰소리로) 할머니. 내말 못 알아들어요?
할머니에게서 반응이 없자, 방에서 나와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해식
아줌마가 부엌에서 싸구려 티가 나는 찻잔에 커피를 들고 나온다.
그녀는 해식의 모든 행동이 못마땅한 듯 하다.
아줌마: (커피를 해식 옆에 놓으며) 여기 오래 계실거유?
해식: 뭐 봐서 --
아줌마: 생활비를 지난달부터 안 보내셨던데--
(담장 쪽, 소리나는 곳을 보고는) 에그머니나.
담장 너머로 사람의 머리가 빠꼼하게 나온다. 번개다.
손을 들어 나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담장 아래로 사라져버리는 번개의 머리.
해식이 일어서서 대문을 열고 나간다.
49. 해변도로 (오전)
해식이 대문을 열고 나오면 푸른 하늘과 검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하얀 백사장이 눈부시다.
백사장 끄트머리 도로에 낡은 겔로퍼가 한 대 서 있고,
워커에 군복바지를 입고 검은 가죽 쟈켓을 걸친 사내가 겔로퍼의 지붕 위에 올라앉아
똥누는 자세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도로에는 양복에 바바리 코트의 사내 창회
그리고 그들 보다 두어 걸음 앞 선 곳에 번개가 고개를 외로 꼬고 해식을 보며
웃고 서 있다가는 해식을 자기 품에 안을 듯 양팔을 번쩍 벌린다.
번개: 해철아
갤로퍼 위에서 똥폼을 잡고 있던 사내가 뛰어내려와 해식에게로 다가온다.
번개: 인사해라. 여기는 그 옛날 이개철이라고 날리던 이해철. 내 친구다.
여기 이 친구는 김혁수인데 퇴역중사야. 인사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퇴역중사 김혁수와 중사를 소개하는 번개를 무시하고 곧바로
창회를 향해 다가가는 해식. 중사는 인상이 구겨지며 손을 거둬들인다.
바바리 차림의 사내 창회가 해식이 앞으로 다가서자,
해식과 자기사장과의 싸움을 본 후라, 아는 체를 해야 하는지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번개가 막아선다.
해식: (창회에게 눈을 부라리며) 니들 사장 잘 있냐?
번개: (해식을 막으며) 이쪽은 알아봐야 민폐만 늘고 --
조창회: (해식 눈치를 보며 번개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번개: 이게 어딜 기어오를라구? 종두 밑에 있다고 양아치새끼가 봉 된 줄 아냐?
조창회: 일이나 잘해서 빚 같아. 우리 오야지 앞에선 오줌을 질질 싸는 게--
번개: 뭐? 오야지? 그 앤 옛날에 내 꼬마였다. 임마
김중사: (둘 사이를 막으며) 아이-- 형님들 왜 이러십니까.
만나기만 하면 싸워요. 우린 한편이예요. 한편
번개: 해철아 내가 이렇게 산다.
천하의 번개가 촌구석에서 양아치 새끼들하고 어울리기나 하고. 해철아. 가자
해식은 계속 자기 눈치를 보는 창회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다정하게 걷기 시작한다.
해식: 내 가방 안 가져 올 꺼야?
창회: (중사를 가리키며) 제가 가방이 필요하다고 해서 줬어 --
해식, 창회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이빨을 딱딱 부딪치며 살벌하게 웃어 보이며
아무 말 말라는 듯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댄다.
얼어붙은 창회 고개를 끄덕이자, 갑자기 다리 걸어 넘어뜨리고는 번개 옆에 서서 간다.
졸지에 당한 창회, 모래를 털고 투덜거리며 일어나 뒤따라간다.
50. 차안 (오전)
차창을 바라보는 해식
앞자리에서 번개가 지껄이는 소리가 들린다.
번개: (소리) 해철이가 이 바닥에서 뭐로 통했는지 아냐?
움직이면 쏜다야. 그게 뭔 줄 알아? 저보다 높은 놈이 까불면 그대로 받아버려
옛날에 경상도 애들이 여길 먹겠다고 왔을 때. 부산 딱부리라나 뭐라나
해철이가 옥수수를 쏙 뽑아 버렸지. 해철아 생각나냐?
해식은 고개를 돌리고 창밖만 본다. 창회는 뭔가를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다가
자기를 노려보는 해식의 무서운 얼굴을 보고는 창밖으로 고개를 쳐박는다.
번개는 해식을 돌아보다가 반응이 없자, 억지로 호탕하게 웃는다.
번개: 저 새끼 저거, 누가 지 말만하면 수줍어해요. 짜식
중사: 번개 형님은 그때 어땠어요?
번개: 나? 내 예긴 책 한 권이다. 야, 해철아 말해 줘라.
해식은 고개를 돌리고 꿈쩍도 안 한다.
단세포인 창회가 그새 킬킬거리며 비웃는다.
번개: (무안함을 감추려고) 젠 원래 말이 없어.
여전히 창밖만 쳐다보는 해식을 아니꼽다는 듯 백미러로 보는 중사
51. 밭 사이 도로. (낮)
밭 사이로 난, 경운기가 한 대 겨우 다닐만한 도로
할머니들이 추위 속에서 쇠스랑과 삽을 든 손을 호호 불며 쪼그려 앉아 있다.
어쩌다 할아버지가 한 둘 있고 모두 할머니들이다.
할머니들 앞쪽으로 카메라가 움직이면, 번개와 중사, 조창회가 “기도원 설립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할머니들 앞에서 서서 도로의 반대쪽을 주시하고 있다.
해식은 번개에게서 떨어진, 할머니들 뒤쪽에 서 있다.
번개: 야 전도사, 너 거기 왜 있어? 너 우리편 아니냐?
도로의 반대편.
열댓 명의 양복을 입은 교인 남자들과 여인들이 “오직 예수” “축복 기도원 설립”
“사탄아 물러가라”라 적힌 피켓을 들고 있고, 목사가 그들 앞에 뒤돌아 서서
두팔을 하늘을 향해 들고 기도를 올리고 있다.
목사 옆에 바바리 코트의 “오직 예수” 띠를 두른 전도사가 얼굴이 씨뻘개져서
번개 쪽을 향해 그만 하라는 손짓을 한다.
번개: (킬킬거리며) 얌마! 술처먹고, 노름하는 놈이 무슨 예수쟁이냐!
넌 원래 우리편이다. 이쪽으로 와라!
전도사에게 눈치를 주는 교인들. 전도사는 더욱 안절부절이다.
전도사: (질겁을 하며 큰 소리로) 사탄아 물러가라.
번개: 뭐라고? 안 들려. 크게 말해 임마
전도사: (헛기침하는 목사의 눈치를 보고 더 크게) 사탄아 물러가라!
번개: 얌마. 마을에 노인네뿐이라서 돈 받고 왔다. 너 배신 때리냐?
전도사: (교인들의 눈치를 보며) 배신이라니?
직업상 서로 적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잖아.
번개는 전도사에게 주먹밥을 먹이고 킬킬거린다.
창회와 중사도 따라서 킬킬대고, 전도사는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뒤에 서 있던 해식은 애들 장난 같은 번개들의 짓거리에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는 아예 멀찍이 떨어져서 담배를 피워 물고 먼 산을 바라본다.
전도사: (해식을 발견하고) 해철이형!
해식: (그래 알았다. 나 해철이다 라는 표정으로 건성의 손짓) -
장난을 치는 번개의 뒤에서 요란한 경운기 소리가 다가온다.
번개들 옆으로서는 경운기
허리가 잔뜩 꼬부리진 할머니가 힘들게 한숨을 몰아쉬며 경운기에서 내린다.
번개: 할머니 그러나 다쳐. 우리가 알아서 해결 할 게
할머니: (번개를 무시하며) 깡패새끼들 --
할머니는 번개에게 작대기를 휘두른다. 똥을 푸는 똥바가지다.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서면서 욕을 하는 번개
경운기 뒤에는 빠께스에 죽처럼 멀건 똥물이 가득 담겨 있다.
할머니는 끙끙거리며 장대에 하이바를 단 작대기로 똥물을 가득 퍼낸다.
번개: (피하며) 어-어, 할망구야, 우린 같은 편이잖아.
할머니는 번개 일행을 무시하고 교인들 쪽으로 달려간다.
순간, 교인들이 술렁이고, 교인들 쪽을 향해 두눈을 감고 순교자처럼 처연하게
두 손을 올리고 기도를 올리는 목사는 아무 것도 모르고 기도에만 열중한다.
종종걸음으로 달려오는 할머니가 점점 가까워지고, 교인들이 뒷걸음질을 하며 피하는데,
등뒤가 이상해진 목사가 뒤돌아보는 순간.
할머니는 있는 힘을 다해 목사를 향해 똥물을 뿌린다.
똥물을 그대로 맞는 목사
52. 밭길 (오후)
이랑 사이에 눈이 새하얗게 뒤덮힌 밭
멀리 밭 둔턱 끝에 서 있는 낡은 겔로퍼를 향해 밭이랑 사이를 달려가는 중사와 전도사.
중사가 전도사의 발등을 밟는다. 그러자 전도사도 지지 않고 중사에게 달려들어
중사의 눈치를 봐가며 살짝 발등을 밟는다.
중사가 다시 전도사의 발등을 세게 밟고 킬킬거리자
전도사가 중사의 발등을 밟았는데, 너무 세게 밟았다.
중사가 험악한 얼굴을 하고 전도사의 엉덩이를 발로 걷어차 버린다.
전도사는 맞은 곳이 아프기도 하고 중사가 화를 내니 겁이 나기도 한,
종잡을 수 없는 비굴한 웃음으로 중사에게 사과 비슷한 것을 한다.
그러자 중사가 그 틈을 타서 전도사의 발등을 세게 밟고 달아나 버린다.
고함을 지르며 중사의 뒤를 쫓아가는 전도사
그들 뒤에서 번개와 나란히 걷던 해식이 어린애 장난 같은 그들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는다.
해식: 낸 몸값 때문에 이런 일 하는 거요?
번개: 내가 누구냐? 그 따위 새끼 신경이나 쓰겠냐? 다 재미로 하는 거야.
이 나이 되니까 평화로운 일만 하고 싶다. 그나저나 너 그 동안 어떻게 살았냐?
해식: --
번개: 말하기 싫으냐? 넌 내가 왜 안 떠나고 여기 있는지 안 궁금하냐?
(댓구를 안 하는 해식) 그래-- 어차피, 우린 약한 놈들이야-- 저능아들이라고
종두처럼 못 살어. 그 새끼 출소 한지 세 달만에 회센타를 먹었어.
말이야 그 양아치 새끼라고 욕하지만, 사실 우리가 양아치들이잖아.
뒤에서 헐레벌떡 달려오는 창회
창회: (돈 다발을 높이 치켜들면서) 일당 받아라.
장난을 치던 중사와 전도사가 돈을 보고 달려오고
번개: (창회에게) 이리줘봐
창회: 왜? 내가 나눠 줄 꺼야.
번개: 알았어. 잠깐만 줘봐.
조창회가 마지못해 번개에게 돈을 건네준다. 번개는 기다렸다는 듯 돈을 세어 자기 주머니에 넣고,
해식에게, 중사에게 나눠준다.
조창회: 내 그럴 줄 알았어. 하여튼 상종하면 안 되는데 또 속았어.
종두 사장님이 나한테 일임한 알이고, 돈을 주는 것도 종두 형님이니까
돈을 내가 나눠줘야지. 왜 니가 나눠 줘. 니가 우리 오야붕이냐
해식: (돈을 조창회에게 던지며) 그 새끼 되게 짹짹거리네. 알았어 니가 나눠!
창회의 얼굴에 돈이 뿌려진다. 창회, 해식과 종두의 사이가 어떻다는 것을 알고
해식의 행동이 자기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자 당황하여 말을 못한다.
그 때 번개도 창회의 얼굴에 돈을 던져 버린다.
번개: 좇같은 새끼. 너 내 앞에 나타나지마
창회: (해식에게) 왜들이래?
해식: 니가 나눠준다며? 빨리 나눠
번개: 잔챙이 새끼. 더러워서 안 가져
번개가 실실 웃으며 해식을 끌어당겨 가고, 전도사도 뒤를 쫓는다.
그 자리에서 씩씩거리며 서 있는 조창회. 중사가 조창회의 발아래 떨어진 돈들을 줍는다.
번개: 야! 김중사 빨리 차 시동 걸어!
중사는 돈을 주워서 조창회의 호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어주고는 번개 쪽으로 달려간다.
밭이랑 끝에 서 있는 겔로퍼로 가는 번개와 해식, 전도가.
조창회를 두고 번개들 뒤를 따라는 중사
53. 차안 (오후)
번개, 기분이 좋은지, 엉덩이를 들썩이며 해식을 돌아보면서 킬킬거린다.
번개: 아, 지금 나 건드리지마. 내 기분 하이다. 하이1
중사: 형 왜 오버 해?
번개: 시팔년아. 해철이가 왔잖냐! (중사의 머리를 때리며) 너 돈 챙겨 왔어?
중사: 아- 머리 때리지마. 뚜껑 열린다. 받지 말라며?
번개: (다시 머리를 때리며) 이런 좇만세가. 지금까지 공짜로 일 했단 말이야?
중사: 아, 미치겠네. 더럽다고 받지 말라며!
번개: 넌 그 눈치로 큰일하겠냐? 다 필요 없어. 해철이만 있으면 돼!
중사는 삐져서 씩씩거리고 해식은 뒷자리에 앉아 번개가 하는 꼴을 보는데,
갑자기 번개가 중사의 머리에 대고 총쏘는 시늉을 하고 창문을 급하게 연다.
그러자 모두들 코를 틀어막으면서 창문을 여는데, 해식만 무슨 짓들을 하는지 몰라서 멀뚱거리다가,
방귀 냄새에 코를 싸쥔다.
해식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전도사
전도사: 해철이형 맞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변했어 -- 좀 싸나워졌어.
해식: (전도사를 무시하고 중사의 머리를 때리며) 너 가방 하나 주웠지?
끽! 열받은 중사 차를 급정거시키자,
번개가 앞으로 쏠리며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비명을 지른다.
54. 사격장 근처의 숲 속. (오후)
번개와 중사가 수풀 더미를 헤치면서 무엇인가를 찾는다.
중사: 없네. 없어. 어디다 버